BP, 주주가 만든 기후공시 없앤다… ISS 전례 없는 조치” 반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BP의 기후 공시 철회를 둘러싸고 주주권 충돌이 확대되고 있다. / 출처 = Unsplash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가 영국 BP(LSE: BP)의 이사회 측 결정에 반대하고 나섰다.
로이터는 4일(현지시각) ISS 주주총회를 앞두고 BP 이사회가 상정한 기후 공시 의무 폐기 안건에 반대표를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ISS가 대형 상장사 이사회 결정에 반대표를 권고하는 경우는 드물다.
ISS 영국에서 전례 없어 … 이사회 결정, 주주권 논란으로 확산
이번 논쟁의 핵심은 공시 자체가 아니라 주주 결의의 구속력이다. 해당 조항은 주주가 요구해 도입된 추가 공시로, 당시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ISS는 이사회가 이를 철회하려 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폐기에는 75% 이상의 주주 동의가 필요하다.
BP는 해당 결의가 TCFD(기후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 중심의 표준 공시 체계와 중복돼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BP 측은 대형 투자자들과의 협의를 거쳐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ISS는 표준 공시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주주가 요구한 공시를 폐기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ISS는 온라인 전용 주주총회를 허용하는 정관 변경안에도 반대를 권고했다. BP는 참여 확대와 비용 절감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ISS는 이를 포함한 일련의 조치를 주주 대응 기조의 변화로 해석했다. 공시 철회 시도, 주주행동주의단체 팔로우디스(Follow This) 결의안 상정 거부, 온라인 총회 추진을 종합하면 공시 축소와 함께 주주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생에너지 후퇴, 화석연료 회귀… 전략 전환과 맞물린 공시 축소
BP의 이번 결정은 전략 전환과 맞물려 있다.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 재생에너지 투자 이후, BP는 석유·가스 중심으로 방향을 다시 잡았다. 이번 주 취임한 메그 오닐(Meg O Neill)은 2023년 이후 네 번째 최고경영자(CEO)다.
다만 투자 축소와 공시 축소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전략 후퇴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임원 보수와 기후 성과 연계 조항까지 함께 폐기될 경우, 기후 전략에 대한 내부 책임 구조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유럽 투자자 결집… 법적 대응 검토”
BP를 둘러싼 투자자 압박은 ISS 권고 이전부터 확대되고 있었다. 네덜란드 활동주주 단체 팔로우디스가 이끄는 투자자 연합은 약 9000억유로(약 1,600조원) 규모 자금을 기반으로 공시 폐기 반대와 별도 주주 결의 상정을 요구했다. BP가 이를 거부하자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됐다.
팔로우디스 측은 장기 전략 공개를 요구하는 결의안 상정을 요청했지만, BP는 이를 이번 주총 안건에서 제외했다. 반면 ISS는 팔로우디스 측이 서면 결의 제출 요건을 충족했다며, 이를 거부한 BP의 주주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ISS는 호주 기반 행동주의 투자 단체 ACCR이 제출한 별도 결의안에 대해서는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ACCR는 결의안에서 BP의 투자 전략 전환이 주주가치를 높이는지 추가 입증을 요구했으나, ISS는 기존 공시로 충분하다는 이유로 반대 권고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