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상관세 무효 판결…태양광·BESS 부담 완화, EV·풍력은 제외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관세가 미국 정부의 산업 정책으로 굳어지고 있다. / 출처 = 픽사베이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비상권한 관세를 무효화하면서 태양광과 배터리 수입 비용 구조가 다시 바뀌고 있다.
블룸버그는 25일(현지시각) 판결로 일부 청정에너지 품목의 관세가 낮아졌지만, 전기차와 풍력 장비는 기존 관세가 유지됐다고 보도했다.
20일(현지시각) 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광범위한 관세 부과가 권한을 넘었다고 판단했다.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활용해 10% 글로벌 관세를 재부과했고, 향후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법적 근거는 바뀌었지만 관세 기조는 유지된 셈이다.
태양광 숨통, 풍력·EV는 그대로
이번 판결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분야는 태양광이다. 미국은 설치 물량의 상당 부분을 해외 부품에 의존한다. 추가 관세가 빠지면 곧바로 프로젝트 원가에 반영되는 구조다. 실제로 20일(현지시각) 판결 당일 퍼스트솔라(NASDAQ: FSLR)는 종가 241.88달러(약 34만원)로 마감해 전일 대비 3.6% 상승했다. 같은 날 S&P500과 나스닥 지수 상승률보다 큰 폭이다.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도 관세 변수에 놓였다. 미국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BESS 설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수입 규모도 크다. 2025년 1~7월 유틸리티 스케일 리튬이온 배터리 수입액은 100억달러(약 14조원)에 달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글로벌 추가 관세가 제거되면 향후 도입되는 물량의 비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블룸버그NEF 매튜 헤일스 애널리스트는 에너지저장용 배터리를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이 모든 청정에너지 품목에 적용된 것은 아니다. 풍력 장비와 전기차, 그리고 그 구성품인 배터리는 기존 관세 체계가 유지된다. 국가안보 관세와 대중국 관세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BESS와 전기차용 배터리의 부담이 갈린 배경이다. 같은 배터리라도 용도에 따라 적용 관세가 달라진 것이다.
태양광도 완전히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미 상무부는 판결 직후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태양광 수출에 대해 정부 보조금 수혜 여부를 문제 삼아 반보조금 관세 예비 판정을 내렸다. 기본 관세 부담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국가별 규제가 더해지면 비용은 다시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은 단기 수혜, 한국·일본은 조건부
공급망 재편 측면에서는 중국이 단기 수혜로 거론된다. 블룸버그NEF 매튜 헤일스 애널리스트는 관세율이 15%까지 올라가더라도 중국 배터리 공급업체들은 판결 이전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일본 기업은 10% 관세 환경에서는 중국 업체 대비 상대적 우위를 확보하지만, 관세가 15%로 오르면 그 격차는 줄어들 수 있다.
헤일스는 미국 내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경쟁에 훨씬 더 많이 노출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추가 관세가 빠지면 수입 배터리의 가격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해외 제품을 자유롭게 조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외국우려단체(FEOC) 규정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산 부품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조건이다. 관세가 낮아져도 공급망 전략이 단순해지지 않는 이유다.
이 같은 변화는 확대되는 에너지 저장 시장과 맞물린다. 미국은 2025년 13.3GW의 신규 배터리저장 용량을 설치했다. 전년보다 약 10% 늘어난 수준이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재생에너지 확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관세 구조 변화는 가격 경쟁과 공급망 전략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완화는 단기, 불확실성은 구조화
블룸버그는 이번 판결이 일정 부분 비용 부담을 낮추지만 그 효과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5% 글로벌 관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고, 대규모 배터리 등을 대상으로 한 국가안보 관세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용 법률은 달라졌지만 관세를 유지하려는 방향은 유지되고 있다.
환급 문제도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급 절차가 수년간의 소송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급이 확실하지 않으면 기업은 이미 낸 관세를 돌려받지 못한다고 보고 사업 계획을 다시 짠다. 관세 부담이 향후 프로젝트 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이번 판결이 즉각적인 완화로 보일 수 있지만, 정책 불확실성 자체는 해소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