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테라파워, 美 첫 상업용 SMR 건설 허가… SK이노, 한수원 수혜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이 본격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다.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SMR 기업 테라파워(TerraPower)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상업용 첨단 원자로 건설 허가를 받았다.
NRC가 SMR을 미국 내에서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이 가능한 SMR 시대가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KRX: 096770)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한국 기업들도 투자 및 공급망 참여를 통해 수혜가 기대된다.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SMR 기업 테라파워(TerraPower)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상업용 첨단 원자로 건설 허가를 받았다. / 출처 = 테라파워
NRC, 10년 만의 상업용 원전 건설 허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원자력위는 4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케머러(Kemmerer)에 건설될 테라파워의 나트륨 냉각방식 원자로 프로젝트, 즉 SMR 1호기에 대한 건설 허가를 승인했다. 이는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상업용 원자로 건설이 승인된 첫 사례다.
호 니에 NRC 위원장은 성명에서 이번 승인은 미국 첨단 원자력 에너지의 역사적인 진전 이라며 엄격하고 독립적인 안전성 심사를 거쳐 적기에 예측 가능한 규제 결정을 내리겠다는 NRC의 원칙이 반영됐다 고 밝혔다. 크리스 르베스크 테라파워 CEO도 미국 원전산업의 역사적인 날 이라며 이달 안에 원전 건설을 시작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테라파워는 이미 2024년부터 와이오밍 현장에서 비원자력 부품 착공에 들어간 상태였으며, 이번 허가로 핵심 원자로 건설까지 본격화하게 됐다. 회사는 와이오밍 발전소가 2031년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크리스 르베크 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10번째 프로젝트의 건설 비용이 첫 번째 프로젝트의 절반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목표”라며 2035년까지 최소 10기 이상의 원자로를 국제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 원전의 3분의 1 크기… 액체 나트륨 냉각·ESS 결합이 강점
일반적으로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설비를 모듈 형태로 제작해 공장에서 생산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차세대 원자력 발전 방식이다. 건설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원전 기술로 주목받는다.
테라파워의 SMR은 기존 원전과 여러 면에서 다르다. 용량은 345메가와트(㎿)로 일반 상업용 원전(약 1000㎿)의 약 3분의 1 수준이지만, 전력 수요가 급증할 때는 최대 500㎿까지 출력을 높일 수 있다. 미국 기준으로 약 3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냉각 방식도 다르다. 기존 원전이 물로 열을 식히는 반면, 테라파워는 끓는점이 880도에 달하는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쓴다. 더 높은 온도에서 많은 열을 흡수해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사고 확률도 대형 원전 대비 1만분의 1 수준으로 낮다고 알려졌다.
특히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해 전력 수요에 따라 발전량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출력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와의 시너지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메타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과 아직 건설하기도 전에 선 전력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다른 첨단 원자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카이로스 파워(Kairos Power)는 테네시주에서 50MW 규모 실증 원자로를 건설 중이며, 이 전력은 알파벳(NASDAQ: GOOGL)의 데이터센터 운영에 활용될 예정이다. 텍사스에서는 나투라 리소스(Natura Resources)가 애빌린 크리스천 대학교에 1MW 연구용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원전 건설 가속화를 공개 지지하고 있다. 그가 지난 5월 서명한 행정명령은 NRC에 신규 원자로 건설·운영 허가를 18개월 내에 처리하도록 기한을 못 박았다.
SK이노·한수원 투자사 수혜… 두산·HD현대重 부품 공급 채비
테라파워의 상업화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직접적인 수혜로 이어질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KRX: 096770)은 SK㈜(KRX: 034730)와 함께 2022년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약 3600억원)를 투자해 지분 약 10%를 확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올해 1월 SK이노베이션 보유 지분 일부를 4000만달러(약 590억원)에 인수했다.
SK는 AI·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첨단산업 분야에서 SMR을 통한 안정적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에너지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기자재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의 참여가 가시화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KRX: 034020)와 HD현대중공업(KRX: 329180)은 원자로 지지 구조물과 원자로 용기 등 주요 부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경남 창원에 SMR 전용 공장을 짓고 있으며, 연간 생산 능력을 현재 12기에서 20기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디테크엑스에 따르면, 글로벌 SMR 시장은 2033년 724억 달러(약 103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