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폐식용유 항공연료 지원 축소 논의…SAF 정책 전환 신호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노르웨이안 에어 셔틀 항공기. 덴마크 아알보르~코펜하겐 노선에서 폐식용유 기반 지속가능항공연료(SAF) 40% 혼합 연료 운항이 시작됐다. / 출처 = 노르웨이안 에어 셔틀
유럽 항공 탈탄소 정책에서 폐기물 기반 연료 중심 구조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각) 유럽 교통·환경 연합 T&E(Transport & Environment)는 오는 7월 예정된 EU 배출권거래제(ETS) 개편 과정에서 폐식용유 기반 SAF 지원 비중을 줄이고 합성연료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 SAF 보조금 구조 개편 논의…합성연료 중심 전환 압박
유럽 항공 연료 정책이 방향 전환 압박을 받고 있다. T&E는 EU ETS 개편 과정에서 SAF 인센티브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제도는 항공사가 SAF를 사용할 경우 배출권 할당을 통해 기존 항공유와의 가격 차이를 일부 보전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지원의 상당 부분이 폐식용유 기반 연료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T&E는 SAF 지원 물량의 절반을 합성항공연료(e-SAF)에 우선 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SAF는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생산한 수소와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결합해 만드는 합성연료다.
이 연료는 아직 생산 비용이 높지만 장기적으로 항공 탈탄소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T&E 분석에 따르면 지원 구조를 개편할 경우 e-SAF 공급 물량은 현행 제도를 단순 연장할 때보다 최대 다섯 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단기 연료에 집중된 정책이 장기 기술 투자 유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논의는 현재 항공업계가 실제로 사용하는 SAF의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유럽 항공사들, 폐식용유 SAF 확대…덴마크 노선이 대표 사례
현재 항공사가 사용하는 지속가능항공연료(SAF)의 대부분은 폐식용유 기반 연료다. 최근 덴마크에서 운항을 시작한 SAF 항공편도 같은 유형이다.
노르웨이안 에어 셔틀은 지난 1일(현지시각) 덴마크 아알보르와 코펜하겐을 잇는 국내 노선에 SAF 40% 혼합 연료를 투입해 정기 운항을 시작했다. 덴마크 항공당국은 SAF 혼합 비율 40% 이상을 적용한 유럽 최초의 상업 정기 노선으로 해당 항공편을 규정했다.
사용된 연료는 폐식용유를 원료로 하는 HEFA 공정으로 생산된다. 폐기된 식용유를 수소 처리해 항공유 성분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기존 항공기 엔진과 공항 연료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현재 상업적으로 공급되는 SAF의 대부분이 이 방식으로 생산된다.
EU 집행위원회는 덴마크 정부가 추진한 SAF 보조금 프로그램도 승인했다. 지원 규모는 3600만유로다. 기존 항공 인프라를 변경하지 않고도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단기 감축 수단으로 평가된다.
폐식용유 SAF 공급 한계…정책 전환 압력 커져
다만 폐식용유 기반 SAF가 항공 탈탄소의 장기 해법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 쟁점은 구조적인 공급 한계다. 원료 자체가 폐기물에 의존하기 때문에 생산량 확대가 제한적이다.
실제로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는 유럽에서 지속가능한 원료만을 활용할 경우 SAF 생산량이 2030년에도 항공 연료 수요의 약 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 전망도 비슷하다. 글로벌 SAF 생산업체 스카이엔알지(SkyNRG)는 보고서에서 현재 SAF 생산 능력의 약 80%가 폐식용유 기반 HEFA 공정에 의존하고 있으며 원료 공급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공급 구조 자체가 폐기물 원료에 묶여 있는 만큼 항공 탈탄소를 대규모로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EU 규제 방향 역시 산업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T&E는 ETS 적용 범위를 현재 유럽 역내 항공편에서 EU 출발 항공편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약 8000만톤의 배출량이 추가로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추산된다.
T&E는 브리핑에서 현재 SAF 지원 구조는 합성연료 생산에 필요한 장기 투자 신호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며 정책 재설계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