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로그인   회원가입   초대장  
페이지투미   페이지투미 플러스
페이지투미 홈   서비스 소개   아카이브   이야기   이용 안내
페이지투미는 사회혁신 분야의 새로운 정보를 모아 일주일에 3번, 메일로 발송해드립니다.

link 세부 정보

정보 바로가기 : 파병 불가피 현실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일부 언론

파병 불가피 현실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일부 언론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트럼프가 한국 정부에 호르무즈에 한국군의 군함을 파견하라는 요구를 한 것에 대한 한국 일부 언론의 보도를 보노라면 이미 파병은 기정사실화돼 있는 듯하다.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영향을 받는 나라들은 군함을 보내게 될 것 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듯 했다. 그러나 일부 한국 언론의 보도는 이같은 트럼프의 일방적인 요구를 순응 복종해야 할 선포와 명령으로 받아들인다. 특히 이른바 보수 진영의 신문들은 함선 파견을 사실상 상수(常數) 로 전제하는 양상이다. 그 안에서 어떻게 하면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할지, 중동 국가들과의 마찰을 줄일 것인가라는 지엽적인 문제들을 따질 뿐이다. 조선일보 17일자 1면 머릿기사는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해 한국은 호르무즈 안전에 협력해야 한다”고 마치 한국 정부에 주문하듯 했다. 이 기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언론에 이르면 이번 주 내 호르무즈 해상 호위 연합을 띄운다는 구상을 흘리며 주요국의 동참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주요 동맹국들이 파병 거부나 부정적 기류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영국 총리가 더 큰 전쟁에 휘말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나 프랑스 당국자들이 이란 전쟁이 중단된 후에야 작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는 등 동맹국들의 함선 파견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움직임은 거의 보지이 않는다. 미국의 보수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조차도 전하고 있듯이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의 그린란드 병합 추진 이후 미국의 ‘일방주의’에 경계심을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조선일보의 17일자 1면 머릿기사(위)와 한겨레의 16일자 사설.  트럼프가 직접 거명하지 않은 국가들도 선제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일축하고 나서는 것도 이 같은 기류를 보여준다. 독일의 국방장관은 트럼프의 요청에 대해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 우리가 시작한 전쟁도 아니다”고 했다. AP통신도 유가가 급등하고 중동이 폭력 사태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들이 트럼프의 요구에 따르려는 분위기는 거의 없다”고 쓰고 있다. 그럼에도 함선 파견이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조선일보의 이 기사는 한국과 미국의 국무-외교 장관이 심도 있는 협의 를 위해 조만간 만나기로 했다면서 마치 파병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위해 만남을 갖는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한국의 외교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필요성에 대해 원론적 입장을 표한 것을 마치 파병에 대해 한국이 이미 동의라도 한 듯한 뉘앙스로 갖다 쓰고 있다. 이 신문은 3면의 관련 기사에서 동맹들이 파병에 불참할 땐 나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트럼프의 위협성 발언을 제목으로 뽑고 있다. 그러나 이 기사가 쓰고 있듯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이 기사 자체다. 나쁜 영향 을 받게 될 것이라는 트럼프의 경고에도 확성기를 달아 한국 정부에 함선 파견 결정을 압박이라도 하려는 듯하다. 중앙일보는 16일자 사설을 통해 미국의 의중을 파악 하고 정교한 외교력이 절실하다 고 강조했다. 이 글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미국이 던진 문제에 한국은 그 문제에 답을 내야 하는 처지일 뿐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 이전에 한국의 입장을 정하는 게 우선이고, 그 입장을 정하는 데 언론이 역할을 할 것이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은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는 애초에 호르무즈 군함 파견을 개인 소셜미디어에서 언급했을 뿐, 공식 외교 채널로 동맹국들에 요구하지 않은 상태였다. 청와대는 (요청이 오면) 신중하게 검토해봐야 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동맹 관리’가 중요한 청와대 입장에선 즉각 거부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문제는 언론이 정부가 처한 어려운 현실 을 단순히 보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현실을 절대 뒤집을 수 없는 불가피한 것 으로 고착화한다는 사실이다. 언론이 어쩔 수 없다 고 반복적으로 얘기하는 순간, 주권 국가로서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외교적 선택지는 좁혀지고 만다. 이같은 현실 의 강조는 보수 계열의 신문들뿐만 아니라 이른바 진보로 분류되는 언론에서도 적잖게 보인다. 한겨레는 17일자 사설 에서 파병 불가 입장을 분명히했다. 미국의 보복이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명분 없는 전쟁’에 함부로 젊은이들을 내보내 피를 흘리게 할 순 없는 일이라며 ‘우리만의 확고한 원칙’을 가지라”고 했다. 또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꺾이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이동하는 도중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2026.3.15. [AP=연합뉴스] 이 사설은 ‘정상적인 국가’라면 미국이 어떤 말로 위협한다 해도 순순히 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정상적인 국가 에 주문하는 한국 언론으로서의 ‘정상적인 판단’이랄 수 있다. 그러나 전날 이 신문의 사설은 이 같은 정상적인 판단 에서 매우 미흡해 보였다. 16일자 사설 는 확전 위험이 있는 군함을 보내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 방안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우리 군과 국가 전체를 새로운 위험에 노출시킨다는 점에서 ‘섣불리 고려해선 안 될 선택지’라고 했다. 군함 파견을 선택지 의 하나로 전제하고는 국회 동의 절차를 통해 국민의 뜻을 묻는 게 정도(正道)라고 했다. 사설의 제목에서는 안 된다고 해 놓고서 본문에서는 국회가 동의하면 갈 수도 있다는, 다소 엇갈린 논지를 펴고 있는 것이다. 이 사설의 주장대로라면 만약 국회가 다수결로 파병을 결의할 경우 호르무즈 파병은 문제가 없는 정당한 파병이 된다. 언론이 한국이 처한 현실 을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은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그 현실이 고정불변의 것이어선 곤란하다. 언론이 정부의 어려움을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어려움을 불변의 현실로 만들어 버리는 순간, 그 현실은 그야말로 절대적인 현실이 돼버린다. 주어진 현실에 갇히지 않고 그 현실의 가능성을 더욱 넓히는 것이라야 한다. 정부가 외교적 압박에 시달릴 때, 언론이 그 압박의 부당함을 분명히하고 사안의 본질을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린다면 그것이 정부에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현실’이 된다. 이번 호르무즈 파병 요구 사태가 한국 언론에 던지는 시험이 바로 이것이다. 언론은 한미동맹의 현실, 미국이라는 초강대국과의 관계를 ‘현실’로서 얘기한다. 그러나 그 불가피한 현실은 또한 언론들이 만들어내고, 더욱 굳히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의 언론은 불가피한 현실을 조금이라도 덜 불가피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에 대한 자문이 필요하다. 정당성이 결여된 이번 전쟁에 대해 상당수 언론들이 취하고 있는 태도, 이른바 ‘힘의 논리’에만 입각한 보도가 그 같은 ‘불가피한 현실’을 언론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


최근 3주간 링크를 확인한 사용자 수

검색 키워드


주소 : (12096) 경기도 남양주시 순화궁로 418 현대그리너리캠퍼스 B-02-19호
전화: +82-70-8692-0392
Email: help@treeple.net

© 2016~2026. TreepleN Co.,Ltd. All Right Reserved. / System Updated

회사소개 / 서비스소개 / 문의하기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