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한 의류업계, 과잉생산·반품 줄이는 ‘조용한 혁신’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의류 산업이 인공지능(AI)을 실질적인 방식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AI가 로봇 재봉사 같은 화려한 외형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수요 예측, 적정사이즈 추천 도구, 내부 워크플로우 자동화 등 실질적인 운영 효율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AI가 패션 산업의 구조적 낭비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기술보다 경영 문화가 더 큰 문제라는 진단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각) 지속가능성 전문미디어 트렐리스(Trellis)에 따르면, 로버트 안토샤크(Robert Antoshak)는 그레이매터컨셉츠(Grey Matter Concepts) 부사장은 최근 기고를 통해 AI가 의류 산업의 잘못된 결정 을 줄이는 핵심 도구가 되고 있다 고 분석했다. 안토샤크는 섬유·의류 업계에서 3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의류산업에 AI가 실질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AI가 로봇 재봉사 같은 화려한 외형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수요 예측, 적정사이즈 추천 도구, 내부 워크플로우 자동화 등 실질적인 운영 효율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챗GPT 생성이미지
AI의 진짜 역할은 예측”…과잉생산 구조 흔든다
의류 산업은 구조적 낭비를 피할 수 없는 현실로 취급해 온 오랜 관성을 갖고 있다. 패션 브랜드들은 잘못된 색상, 잘못된 사이즈 조합, 시즌에 맞지 않는 상품을 대량으로 과잉 구매하고, 소매업체들은 판매량을 쫓다가 수개월에 걸쳐 할인으로 재고를 털어낸다. 공급업체들은 고객의 뒤늦은 주문 변경을 고스란히 떠안는다. 재고 폐기물이 쌓이면 업계는 이를 피할 수 없는 관행 탓으로 돌려왔다.
하지만 최근 도입된 AI 시스템은 판매 데이터와 고객 행동, 재고 패턴을 분석해 제품 기획 단계부터 정교한 예측을 지원한다. 현재 AI가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영역은 크게 세 가지다. 수요 예측, 핏 도구, 내부 생산성 향상이다.
‘핏(사이즈 적합성)’ 문제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의류 산업에서 반품은 가장 큰 비용 요인 중 하나다. 단순히 고객 불만에 그치지 않고, 물류·재포장·재판매 과정에서 추가 비용과 탄소 배출을 유발한다. AI 기반 추천 시스템은 고객이 처음부터 맞는 사이즈를 선택하도록 도와 반품률을 낮춘다. 이는 비용 절감뿐 아니라 환경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수요 계획 측면에서도 AI는 기획팀보다 빠르게 판매 데이터, 고객 행동, 재고 패턴을 처리할 수 있다. 안토샤크는 패션을 정확한 과학으로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만성적 과잉구매가 일상화된 업계에서 소박한 개선도 의미가 있다 고 평가했다. 할인 처분 채널로 향하는 재고 더미 하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제조 현장에서의 AI 적용도 확산되고 있으나, 현재 대부분의 AI는 설비 모니터링, 고장 진단, 유지보수 지원, 생산성 분석에 활용되는 수준이라고 한다. 일부 공장에서 생산성 향상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업계의 핵심 문제인 과잉생산이나 공급망 불균형을 해결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속도 vs. 지속가능성…AI가 풀지 못한 경영 문제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AI가 가속화하는 공정 속에서 발생하는 단점을 누가 짊어지는지, 그리고 이 기술이 단순한 통제 강화가 아닌 공정의 안정성과 폐기물 감소로 이어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로버트 안토샤크는 AI는 데이터 기반의 반복 작업에는 탁월하지만, 판단보다 속도를, 규율보다 양을 우선시하는 의류 업계의 근본적인 경영 문제를 저절로 해결해주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안토샤크는 AI의 한계를 ‘기술’이 아닌 ‘경영’에서 찾는다. 즉, AI가 아무리 효율성을 높여도 기업이 과잉생산과 할인 중심 전략을 유지한다면, 낭비 구조는 그대로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버트 안토샤크(Robert Antoshak)는 AI는 반복적이고 데이터 중심 작업에서는 강력하지만, 산업의 근본 문제는 여전히 경영 판단에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AI가 기존의 과잉 생산과 할인 경쟁이라는 악순환을 단지 ‘더 빠르게’ 만드는 도구로만 쓰인다면, 결과는 과거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제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