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로그인   회원가입   초대장  
모니터링&뉴스레터   페투미X사회혁신
페투미X사회혁신   서비스 소개   아카이브   이야기   이용 안내
페이지투미는 사회혁신분야의 새로운 정보를 일주일에 3번, 메일로 발송해드립니다.

link 세부 정보

정보 바로가기 : 룰라의 기적같은 역전승은 어떻게 가능했나

룰라의 기적같은 역전승은 어떻게 가능했나
[뉴스]
브라질 대선 결선 투표에서 룰라와 노동자당(PT)이 아슬아슬하고도 통쾌한 대역전승을 이루었다. 이번 선거의 승부를 가른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극우 자유당 후보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르는 소년 시절 프레스기에 손가락이 잘린 산재 노동자 출신 룰라를 향해 9 손가락 이라 부르며 저열한 조롱의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룰라는 침착하면서도 날카로운 태도로 대응했고 이런 글도 올렸다. 17세에, 나는 밤늦게 일하다 손가락 하나를 잃었다. 그때 나는 미성년자였고, 굶지 않기 위해 일해야 했다... 이러한 과정을 모욕하는 것은 수백만 노동자들의 투쟁, 존엄을 모독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개인적 항변에 그치지 않았다. 기득권 세력에게 멸시받고 착취당해 온 브라질 노동자 전체를 대변한 목소리였다. 그리고 며칠 뒤 결선 투표에서, 바로 그 9개의 손가락으로 브라질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온 룰라가 기적 같은 역전승을 완성해 냈다. 이 승리는 브라질을 넘어 전 세계 노동자와 민중, 진보좌파, 반인종주의, 반파시즘, 그리고 이스라엘과 맞서 팔레스타인 민중과 연대해 온 국제 연대 세력 모두의 승리다.    마지막 TV토론 이후 노동자당은 룰라의 네손가락을 이용해 선거 홍보물을 만들었다.  반대로 보우소나르의 승리를 열망하며 우파 결집을 부추겼던 도널드 트럼프, 글로벌 신극우 카르텔, 그리고 일론 머스크로 대표되는 테크노파시스트들에게는 치명적이고 쓰라린 패배를 안겨준 사건이다. 이 불가능해 보이던 기적적 역전승을 가능하게 만든 동력은 세 갈래의 거대한 삼각파도 였다. 첫째, 매일같이 수십 수백만 명의 대중이 자발적으로 거리에 쏟아져 나와 룰라를 지지하고 파시즘 반대를 외친 거리의 목소리였다. 둘째, 그동안 룰라의 약점이었던 소셜 미디어 선거전을 완전히 재구성한 혁신이었다. 왓츠앱에서 1천만 팔로워를 달성한 룰라의 군대 네트워크는 극우의 가짜뉴스들을 실시간으로 무력화하며 진보적 의제들을 광범위하게 확산시켰다. 셋째, 서민의 팍팍한 삶을 직시하고 제시한 정책과 공약의 선명한 좌향좌 였다. 임금 삭감 없는 주 40시간 노동제 도입과 주말 대중교통 무상화 정책 등이 유권자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이 강력한 삼각파도 앞에, 1차 투표에서 보우소나르의 승리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강력한 치안 확립 과 부패한 노동자당 이라는 우파의 핵심 프레임과 카드는 효력을 잃어갔다. 처벌 강화와 더 많은 교도소로는 범죄와 치안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진짜 부패한 세력은 막대한 재산과 특권을 누려온 보우소나르 일가와 그 뒤에 도사린 극우-자본 카르텔이라는 사실을 은폐하기도 어려웠다. 이러한 밑으로부터의 표심의 변화는 결선 투표의 수치적 결과로 입증된다. 1차 투표에 비해 결선 투표에서는 전체 투표율이 유의미하게 상승했고 무효표와 기권표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새로 유입되거나 마음을 바꾼 표의 압도적 다수가 룰라에게로 이동했다. 1차 투표에서 제3의 중도우파 후보들에게 표를 던졌던 유권자들도 극우를 막기 위해 결선에서는 보우소나르가 아닌 룰라에게 표를 몰아주었다. 후보들 자신은 대부분 보우소나르를 지지했는데 말이다.    1차 투표에서 패배 이후에 룰라 지지자들은 매일같이 수십수백만이 모이는 거리 시위를 벌였다 - 출처: 트위타(X) 결과적으로 보우소나르는 1차 투표 대비 약 370여만 표를 더 얻는 데 그쳤으나, 룰라는 무려 1천만 표 이상을 추가 획득하며 대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승리는 결코 쉽게 얻어진 결과가 아니다. 메타(Meta)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의 알고리즘을 조작하여 룰라 관련 게시물을 감추고 보우소나르의 선동 게시물을 더 많이 노출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또한 상파울루를 비롯한 지방 권력자들은 룰라의 주요 지지층인 저소득층 노동자들의 투표 참여를 방해하기 위해 투표소로 향하는 무료 버스 운행을 중단시켰다. 그러나 저들의 공작은 성공하지 못했고 룰라는 승리했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표차가 크지 않고, 브라질의 극우 세력 또한 전 세계의 극우들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의 광신도들이기 때문이다. 군부, 대자본, 거대 언론, 사법기구, 복음주의 개신교 세력, 그리고 트럼프 진영과 긴밀히 연결된 이들 극우 카르텔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그리 쉽게 포기할 리 없다. 보우소나르의 아버지 자이르 보우소나르도 대선 패배 후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쿠데타를 시도했던 전력이 있고, 그 아들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르 역시 패배를 부정하며 부정선거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장기적으로도 룰라 정부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1차 투표와 함께 진행된 연방 상·하원 및 주지사 선거에서 보우소나르의 자유당과 우파 동맹은 과반에 달하는 의석을 얻었다. 반면 노동자당과 진보 동맹은 여전히 소수파다. 따라서 룰라는 자신이 약속한 정책과 공약을 통과시키기 힘든 구조이다. 극우와 동맹자들은 끊임없이 공세를 펼치며 또다시 의회·사법 쿠데타 를 시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구나 룰라와 노동자당도 보수 우파와 거듭 타협해 온 역사적 한계가 있다. 정책을 후퇴시키고 장관 자리를 양보해 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룰라의 러닝메이트이자 부통령 후보는 대표적인 신자유주의 친기업 정치인인 제랄두 알크민이었다. 보수 우파 출신으로 노동 유연화와 재정 긴축 정책을 옹호해 온 그가 차기 정부의 재무장관에 유력한 상황이다.     25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노동자당(PT)의 대통령 재선 후보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중앙)이 대선 결선투표 초반 결과가 발표된 후 부인 로장젤라 다 시우바 여사(좌) 및 제랄두 알크민 부통령(우측 두 번째) 옆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 10. 25 [AFP=연합뉴스] 이처럼 기득권 정치 세력과 타협하고 거래하는 과정에서 룰라와 노동자당에는 부패한 기득권 엘리트 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졌고, 그 결과 극우 세력이 그것을 강력한 프레임으로 만들고, 스스로를 기성체제에 맞선 분노의 대변자 로 포장하며 세력을 확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던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일각에서 룰라와 노동자당의 승리를 일면적으로만 평가하며 장밋빛으로 과장하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일부 사람들은 해외의 진보 정치에 대해서는 오직 긍정적인 측면만을 주목하고, 한국의 진보·개혁 세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측면만을 부각하는 특징과 습관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해외의 진보 세력이 전진할 때는 온통 긍정적 평가를 내리다가, 정작 그 세력이 집권 후 한계를 드러내거나 실패하면 침묵하며 모른 척하기 일쑤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직시해야 할 사실은 룰라와 노동자당이 초기 노선에서 벗어나 오랫동안 제도권 주류 정당으로 안착하면서, 한국의 민주당과 크게 다르지 않은 중도 개혁적 정치 세력으로 변모했다는 점이다. 실패한 쿠데타로 분열하고 몰락한 줄 알았던 극우 세력이 4년 만에 부활하여 의회를 장악하고 대선 승리 턱밑까지 갔었다는 엄혹한 현실은 사라지지 않았다. 한편, 룰라를 향해 배신자 라며 비판에만 치중하던 일부 좌파 세력은 이번 대선과 총선에서 존재감이 사라져 버렸다. 그나마 이번 선거에서 룰라를 비판하면서도 극우 저지를 위해 연대하고 함께 선거운동을 펼친 급진 좌파 사회주의해방당(PSOL) 이 4년 전보다 조금 나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그것도 과장하기는 힘들다. 현재 사회주의해방당이 연방 의회에서 차지하는 의석 비중은 3% 정도다. 이 정도의 힘으로 노동자당을 왼쪽으로 압박하고 견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1차 투표 이후 브라질 의회에서 임금 삭감 없는 주 5일제(주 40시간 노동제) 입법안이 통과된 과정은 진보 정치가 나아갈 수 있는 희망적인 길을 보여줬다. 의회 내에서 룰라와 노동자당이 소수파였지만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대중적 요구가 워낙 압도적이었기에 보우소나르의 자유당조차 감히 반대표를 던지지 못하고 안건을 통과시켜야 했다. 뒤늦게나마 진보 정권의 필요성과 정책적 효능감을 입증해 낸 이 입법 성과는 결선 투표에서 룰라의 역전을 이끌어낸 결정적인 신의 한 수 가 되었다.    사회주의해방당 소속의 흑인 트랜스젠더 여성 하원의원 에리카 힐톤 - 출처: 트위터(X) 특히 주목할 점은 이 법안을 제안하고 대중 여론을 주도한 중심 인물 중 하나가 흑인 트랜스젠더 여성 연방 하원의원인 에리카 힐톤이라는 사실이다. 사회주의해방당 소속인 그녀는 이번 총선에서 브라질 역사상 여성 연방 하원의원 후보 중 최다 득표라는 기록을 세우며 재선에 성공했다. 이는 극우의 반동 속에서도 인종적·젠더적 소수자와 노동자를 대변하는 급진적 좌파가 대중적 지지 기반을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사회주의해방당은 대중적 개혁 과제에서는 노동자당과 적극 협력했고, 이번 주 40시간 노동제 법안은 바로 그러한 접근이 빚어낸 결실이었다. 이는 급진 좌파가 대중적 운동과 여론의 힘으로 진보 정부를 압박하는 동시에 협력하면서 의미 있는 개혁을 성취하고, 나아가 새로운 정치적 대안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한다. 결론적으로 룰라 정부는 여전히 구조적 악조건 속에서 그동안의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실질적인 개혁의 성과를 이루어내는 한편, 81세의 룰라 이후를 책임질 정치적 대안도 건설해야 하는 대단히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번 결선 투표를 앞두고 폭발했던 거리의 대중적 활력을 지속 가능한 사회운동의 동력으로 전환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이것은 브라질과 유사한 정치적 구도 속에서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는 한국 정치에도 거의 그대로 적용되는 교훈이다. 그러나 이번 브라질 대선에서 거둔 기적의 역전승이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트럼프의 참패로 이어지면서, 라틴아메리카를 넘어 전 세계 곳곳에서 극우와 파시즘에 맞선 대대적인 반격의 가능성을 열어젖혔다는 사실만큼은 명백하다. 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misotolenin@gmail.com


최근 3주간 링크를 확인한 사용자 수

검색 키워드


주소 : (12096) 경기도 남양주시 순화궁로 418 현대그리너리캠퍼스 B-02-19호
전화: +82-70-8692-0392
Email: help@treeple.net

© 2016~2026. TreepleN Co.,Ltd. All Right Reserved. / System Updated

회사소개 / 서비스소개 / 문의하기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