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앤트로픽 IPO, 전력 확보가 기업가치 가른다 [start-up]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이 기업공개(IPO)에 나설 경우 데이터센터의 전력 확보 능력과 화석연료 의존도가 투자자들의 주요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전력 가격과 전력망 접속,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비가 AI 사업의 성장 속도와 수익성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앤트로픽은 최첨단 AI 모델 하나를 학습하는 데 필요한 전력이 조만간 기가와트(GW)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AI 산업 전체로는 향후 수년간 최소 50GW의 추가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 부족하면 고객 못 받는다…AI 상장사들은 이미 재무 리스크로 공시
전력리스크가 오픈AI, 앤트로픽 등 AI 기업 가치평가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ChatGPT 생성 이미지
미국 상장 데이터센터 기업들은 이미 전력 확보 문제를 주요 경영 위험으로 공시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어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은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전력 가격 상승이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필요한 전력을 적정 가격에 확보하지 못하면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에서 기대한 수익을 거두기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력 부족이 운영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명시했다. 데이터센터에 여유 공간이 남아 있더라도 충분한 전력을 공급하지 못하면 신규 고객을 받을 수 없고, 전력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 운영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력 확보가 사업 확대의 전제 조건이 되면서 AI 기업들은 필요한 전력망 비용까지 직접 부담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례로, 앤트로픽은 지난 2월 데이터센터로 인해 지역 소비자의 전기요금이 오를 경우 관련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송전선과 변전소 신설·증설에 드는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전력 확보가 자금 집행 좌우…IPO 공시에도 반영
AI 인프라 투자시장에서는 전력 확보 여부가 실제 자금 집행을 가르는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로펌 빈슨앤엘킨스(Vinson & Elkins)가 인프라 개발자와 사모자본 투자자 200명을 조사한 결과, 투자자들은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심사할 때 확보된 전력과 장기 오프테이크 계약, 사업자의 재무건전성을 주요 조건으로 꼽았다. 자금이 있어도 전력을 확보하지 못한 사업은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전력 부족은 사업 입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개발자의 96%는 전력 제약이 향후 데이터센터 입지를 바꿀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80% 이상은 마이크로그리드와 현장 발전 등 전력망 밖에서 전기를 확보하는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데이터센터 투자자들의 인식도 비슷하다. 글로벌 부동산 기업 CBRE의 2026년 북미 데이터센터 투자자 조사에서도 전력 가용성이 3년 연속 데이터센터 업계의 최대 과제로 꼽혔다.
이 같은 전력 리스크는 실제 IPO 공시에도 반영되고 있다.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CoreWeave)는 상장을 앞두고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전력 확보와 전력 인프라 투자를 주요 위험요인으로 제시했다. AI 인프라 투자 단계에서 전력 확보가 자금 집행의 조건으로 작용하는 데 이어, 상장 과정에서도 전력 리스크가 기업가치를 판단하는 검증 항목으로 다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파이낸셜타임(FT)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이 향후 상장에 나설 경우, 대규모 데이터센터 확장을 뒷받침할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했는지와 그 비용을 투자자에게 얼마나 명확히 보여주느냐가 기업가치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