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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표적 살해 뒤 기자의 탈을 쓴 하마스 대원” 주장

표적 살해 뒤 기자의 탈을 쓴 하마스 대원” 주장
[사회혁신]
2023년 11월 18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진 팔레스타인 알쿠드스 뉴스 편집국장 사리 만수르(Sari Mansour)와 카메라 기자 하소나 살림(Hassouna Salim)의 장례식. ⒸAnadolu Agency 지난 2년 반 동안 중동에서 이스라엘이 저질러온 전쟁범죄는 지구촌 평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그야말로 극한의 종말론적 양상을 보입니다. 민간인 주거지역을 마구 폭격해 ‘석기시대’로 돌려놓았고, 식량과 물을 무기 삼아 난민들을 굶주림과 타는 목마름의 고통 속에 몰아넣었습니다. 도움을 청하는 이들을 마구잡이 총질로 죽였고,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 요원들을 공격해 쫓아냈습니다. 또한 학교와 병원, 문화유산들을 파괴하는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이런 틈을 타 서안지구의 유대인 정착민들은 선주민들을 죽이고 땅을 빼앗고 있습니다. 전쟁 중 팔레스타인의 인권 상황은 심각합니다. 1만 명이 갇힌 이스라엘 감옥은 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전범국가 이스라엘에 천문학적 규모의 군사원조를 해온 미국의 공범 관계도 그냥 넘기기 어렵습니다. 21세기를 ‘야만의 시대’로 되돌린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는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이런 사정으로, 또한 중동평화를 바라는 독자분들의 관심에 힘 입어, ‘이스라엘 전쟁범죄’ 연재가 처음 잡았던 10회 일정보다 더 늘어나게 됐음을 알립니다. (편집자 주)   2023년 10월 7일(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날)부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취재기자를 비롯한 미디어 노동자들에게 매우 위험한 일터가 됐다. 21세기 들어와 벌어진 아프간전쟁, 이라크전쟁, 우크라이나전쟁을 비롯한 그 어느 전쟁에 견주어도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임에도) 훨씬 많은 언론인들이 숨졌다. 그렇기에 가자지구는 ‘기자들의 무덤’이란 악명을 얻었다(연재 9 참조). 1980년대 들어 국제분쟁과 내전이 격화되면서 많은 기자들이 현장에서 숨졌다. 소련의 아프간 침공과 이란-이라크전쟁이 터진 다음 해(1981)에 출범한 언론인 보호위원회(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 CPJ, 본부는 미국 뉴욕)는 발칸반도에서 내전의 불길이 커지던 1992년부터 전세계 언론인들의 피해상황을 집계해 왔다. CPJ는 최근 가장 뜨거운 지역인 중동지역의 피해상황도 빼놓지 않고 업데이트 중이다. 죽은 기자 259명 가운데 75명 ’표적 살해‘ 2026년 6월 25일 CPJ는 부분적으로 새로 고친 통계자료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2023년 10월 7일부터 지난 2년 반 사이에 중동지역(이스라엘-팔레스타인, 레바논, 이란, 예멘)에서 이스라엘군에게 살해된 언론인(취재기자 및 미디어 종사자)는 모두 259명이다. 이 가운데 절대다수인 207명의 기자가 가자지구에서 살해당했다(이스라엘 감옥에서 죽은 팔레스타인 기자 2명을 더하면 모두 209명). 중동지역으로 범위를 넓히면, 예멘인 기자 31명, 레바논인 기자 16명, 이란 기자 3명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 부상을 입은 기자는 174명, 실종 신고된 기자는 2명, 이스라엘에 붙잡혀 간 기자는 108명으로 집계됐다. (https://cpj.org/2023/10/journalist-casualties-in-the-israel-gaza-war/#:~:text=Clarifications%20and%20corrections%3A) 가자지구에서 기자들이 숨지게 한 가장 큰 요인은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이다. 대부분의 기자들이 난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취재하다가 느닷없이 날아온 포탄이나 총알에 맞아 숨졌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스라엘의 제거 대상 목록에 올라 ‘표적 사살’(targeted killing)되는 경우다. CPJ에 따르면, 2023년 10월 7일부터 지금껏 적어도 중동지역에서 75명의 언론인이 이스라엘군의 치밀하고 의도적인 표적 공격을 받아 숨졌다. 그 대부분의 희생자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활동했던 이들이다. 이스라엘은 ‘기자의 탈을 쓴 하마스(Hamas) 대원’ 카메라를 든 하마스 요원‘이라는 이유를 내세우며 표적 살해를 정당화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언론인 단체, 인권단체, 유엔의 인권기구들은 이스라엘군의 행위를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CPJ는 ”이스라엘이 그들의 언론 활동에 대한 보복 행위로 (그들을) 제거했다 고 못 박았다.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지금으로선 증거 수집이 어렵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선 이스라엘이 저지른 표적 살해 건수가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날 전망이다. CPJ의 최근 자료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언론인 사망자‘ 명단에서 8명을 뺐다는 점이다. 사망 당시엔 언론인으로 알려졌지만, 나중에 무장조직(이스라엘의 용어를 빌리자면, ’테러조직‘)에 깊이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 8명의 ‘하마스 관련성’이 드러났다고 해서 이스라엘 쪽이 지금껏 해오던 판박이 주장이 모두 옳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언론단체들이나 인권단체들은 ‘표적 살해‘에 희생된 절대다수의 기자들은 하마스와는 아무 관련 없다고 여긴다. 사망자 60%가 기자로 위장한 테러분자” 이스라엘 정부와 군부는 가자지구에서 언론인이 학살될 때마다 하마스나 팔레스타인 이슬람지하드(PIJ) 소속의 무장 대원이 기자의 탈을 쓴 것 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해 왔다. PIJ는 하마스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같은 이슬람근본주의(Islamic fundametalism) 성향을 지닌 반이스라엘 정치군사조직이다. 기자의 죽음이 논란이 될 때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첩보기관인 신베트(Shin Bet, 국내)와 모사드(Mossad, 국외)의 도움을 받아 만든, 제법 그럴듯해 보이는 문서나 사진 등을 ‘증거 자료’라고 내놓곤 한다. 전투복을 입고 있었다거나 수당을 받아 챙겼다는 걸 보여준다는 수상쩍은 영수증 따위다. ‘아미트 정보 및 테러 정보 센터(ITIC)’는 2001년에 설립된 이스라엘의 정보 관련 연구기관이다. ITIC 홈페이지의 소개란을 보면, 전세계 테러리즘에 관한 정보(첩보)를 수집, 처리 및 배포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고 밝힌다. ITIC는 사실상 신베트와 모사드의 외곽 자매기관으로 여겨진다. 2023년 10월 전쟁 이래로 ITIC의 관심사는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PIJ)를 비롯한 이른바 ‘반이스라엘 테러 조직’에 쏠려 있다. 2025년 12월 16일 ITIC는 가자지구 전쟁에서 사망한 ‘언론인’ 및 기타 언론 관계자 가운데 60%는 하마스와 기타 테러 조직 소속원”이라 주장하는 130쪽 분량의 보고서를 펴냈다. 그 주요 내용을 보자. [ITIC에서 검토한 정보에 따르면, 살해된 언론인으로 정의된 266명(2025년 11월 30일 기준)의 이름을 조사한 결과, 그중 최소 157명(약 60%)이 테러 조직들의 요원이거나 이들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104명이 하마스 관련자로 확인되었고, 이 가운데 적어도 47명은 하마스 대원이거나 군사 요원이었다. 45명은 PIJ와 연관됐으며, 이 가운데 적어도 18명은 PIJ 대원이거나 군사 요원이었다.] (https://www.terrorism-info.org.il/app/uploads/2025/12/172_25_E.pdf) ITIC는 살해된 언론인 가운데는 하마스와 PIJ 말고도 파타(Fatah,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이끄는 온건파 정치세력), 또는 파타의 군사 조직인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PFLP), 팔레스타인 해방민주전선(PFLP의 분파) 소속 요원들이라 주장한다. ITIC 시각에서 보자면, 살해된 언론인 266명 가운데 94명만이 ‘순수한’ 전업 언론인이다. 나머지 대부분은 ‘기자로 위장한 테러 관련자’로서 군사요원과 언론인이라는 이중 역할을 맡았다고 본다(이런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구체적인 근거자료라고 제시된 증거물들은 신뢰도가 의심스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5년 8월 11일 가자시티 알시파병원에서 열린 알자지라 기자들의 장례식. 8월 10일 병원 정문 근처에 설치된 언론인 텐트를 겨냥한 공습으로 아나스 알샤리프(Anas al-Sharif)를 비롯해 알자지라 기자 4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Jehad Alshrafi/AP 알자지라 기자 잇달아 공격 받아 이스라엘 정부는 오래 전부터 중동권의 주요 보도전문 채널인 알자지라와 하마스 사이의 협력관계를 의심스런 눈초리로 바라봤다. 하마스의 정치군사 지도부가 성명 발표와 이스라엘에 대한 심리전에 중요한 도구로 알자지라를 활용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의 ITIC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노획 또는 발견한 문서는 하마스와 알자지라 사이에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협력’과 ‘미디어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ITIC는 하마스가 알자지라 경영진에게 자신들과 관련된 문제를 어떻게 보도해야 하는지 지시했다”고도 했다. 이스라엘이 알자지라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분위기는 폭력적인 형태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의회는 2024년 4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외국 언론사의 취재와 보도를 막으려는 법안(이른바 ‘알자지라법’)을 통과시켰고, 다음달인 5월엔 서안지구 라말라의 알자지라 사무실 문을 강제로 닫았다. 또한 알자지라 기자들을 겨냥한 ‘표적 살해’를 잇달아 저질렀다. 앞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살해된 207명의 언론인 가운데 알자지라 소속은 알려진 인원만 꼽아도 13명에 이른다. 단일 언론사로는 가자지구에서 많은 현장 전문인력을 잃었다. 더구나 이들 대부분이 살해 의도를 지닌 ‘정밀 표적 사살’로 숨졌다. 목록을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2023년 12월 15일: 가자지구 칸유니스에서 폭격 피해를 입은 학교를 취재 중이던 카메라기자 사메르 아부 다카(Samer Abu Daqqa)가 드론 공습을 받아 과다 출혈로 숨지고, 동행한 와엘 알다두흐(Wael al-Dahdouh) 지국장이 파편에 맞아 다침. ▲2024년 1월 7일: 알다두흐 지국장의 큰아들이자 알자지라 기자인 함자 알다흐두(Hamza al-Dahdouh)가 칸유니스에서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이스라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숨짐. ▲2024년 7월 31일: 가자지구 알샤티 난민캠프에서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생가를 취재하고 이동하던 이스마일 알굴(Ismail al-Ghoul) 기자와 카메라기자가 무인기(드론) 공습을 받고 두 사람 모두 차 안에서 숨짐. ▲2024년 12월 15일: 팔레스타인 민방위대원들이 가자지구 중부 누세라트 난민수용소 건물 잔해 속에서 민간인을 구출하는 상황을 취재중이던 아흐메드 알루흐(Ahmed al-Louh) 기자가 공습으로 숨짐. ▲2025년 3월 24일: 가자지구 북구 베이트 라히아 인근에서 호삼 샤바트(Hossam Shabat) 기자가 차량으로 이동 중에 공습으로 숨짐. ▲2025년 8월 10일: 가자시티 알시파병원 정문 근처에 설치된 언론인 텐트를 겨냥한 공습으로 아나스 알샤리프(Anas al-Sharif) 기자를 비롯해 알자지라 기자 4명이 현장에서 숨짐. ▲2025년 8월 25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 공습 당시 알자지라 소속 모하메드 살라마(Mohammed Salama) 기자 등 현지 언론인들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침. ▲2026년 4월 8일: 가자시티 서쪽 해안도로에서 차를 몰고가던 모하메드 와샤(Mohammed Washah) 기자가 드론 공격을 받아 숨짐. ▲2026년 6월 20일: 가자지구 중부 부레이즈 난민캠프 주택에서 사진기자 아흐메드 와샤(Ahmed Washah, 앞서 사망한 모하메드 와샤의 친동생)가 공습으로 숨짐. 이렇듯 알자지라 기자들이 살해될 때마다 이스라엘은 테러 조직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해 왔다. 이를테면, 2025년 8월 10일 가자시티 알시파병원의 언론인 텐트를 겨눈 공습으로 알자지라 소속 기자 4명이 한꺼번에 숨졌을 때도 그랬다(운전기사를 포함하면 모두 5명).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아나스 알샤리프 기자 1명을 겨눈 정밀 타격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알샤리프가 받는 혐의를 뒷받침하는 것은 매우 허술한 ‘문서’였다. 조작 의심조차 받았다. CPJ는 이스라엘은 알샤리프가 테러분자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제대로 된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언론의 자유를 노린 또 하나의 노골적이고 계획적인 공격일뿐”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서 한 가지 물음이 떠오른다. 알샤리프 기자가 ‘테러분자’라고 그와 함께 있던 나머지 4명의 귀한 목숨을 덩달아 앗아가도 되는 것일까. 미 중부군사령부는 지난날 아프가니스탄(2001)이나 이라크(2003) 침공 뒤 오폭 또는 과잉폭격으로 마을 주민들을 죽이고는 ‘부수적인 피해(collateral damage)’라고 슬쩍 넘어가곤 했다. 미군의 시각에선 제거 목표였던 알카에다나 탈레반 조직원 곁에 있던 다른 민간인들의 생명이 ‘부수적’일지 모르지만, 피해 당사자나 유족들에게 생명이란 귀하고 ‘대체 불가능한’ 핵심 가치다. 표적 사격 뒤 부상자 긴급구호도 막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기자들을 공격한 뒤 누군가가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경우 그런 사실을 알고도 구조를 방해하곤 했다. 2023년 12월 15일에 숨진 알자지라 카메라기자 사메르 아부 다크가 바로 그랬다. 이른바 ‘골든 타임’을 넘기지 않고 곧바로 구조가 이뤄져 병원으로 실어 갔다면 살릴 수도 있는 목숨이었다. 이스라엘군은 피를 흘리며 신음하는 다크 기자 구조를 허용해 달라”는 요청을 여러 차례 받았다. 하지만 구조대원들의 접근을 몇 시간 동안 막았고, 끝내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다. 전후 사정을 좀 더 들여다보자. 2023년 12월 15일 낮,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중남부 칸 유니스의 한 학교를 공습해 큰 폭발음을 일으켰다. 알자지라의 가자지구 책임자인 와엘 알다두흐 지국장과 카메라기자 사메르 아부 다카는 그곳 폭격의 피해상황을 필름에 담았다. 바로 그 무렵 아무런 경고도 없이 폭탄이 날아왔고, 구조작업을 펴던 민방위 대원 3명이 숨졌다. 카메라기자 다카는 중상을 입고 땅에 쓰러져 고통스럽게 신음했다. 지국장 알다두흐도 부상을 입긴 했지만, 어렵사리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머물던 구급차로 걸어가 인근 나세르 병원으로 옮겨졌다. 알자지라에 비상이 걸렸다. 지국장 알다두흐로부터 카메라기자 아부 다카가 중상을 입고 피를 흘리며 누워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은 상황에서 알자지라 본사는 이스라엘군에게 구조대 접근을 허가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그 사이에 알자지라 방송은 다카가 부상을 입은 시각과 그 뒤 흐른 시간을 분 단위로 보여주는 도표를 실시간 화면으로 내보냈다. 나세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알다두흐 지국장의 모습이 담긴 영상에는 그가 침대에 누운 채로 아부 다카를 구해달라”고 호소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스라엘군은 현장에 띄운 드론을 통해 알자지라 기자가 부상을 당해 긴급한 의료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구조대의 안전 통행을 허락하지 않았다. 구급차들이 현장에 다가가려 하자 위협사격을 했고, 그 바람에 차를 급히 되돌려야 했다. 병원에서 겨우 2km 떨어진 곳에서 다카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지만, 이스라엘 군은 4시간 넘게 구조대의 접근을 막았다. 마침내 허가가 떨어져 구조대가 가보니, 다카는 과다 출혈로 이미 숨진 뒤였다.   2023년 12월 15일 이스라엘군의 드론 공습을 받아 숨진 알자지라 카메라기자 사메르 아부 다카(Samer Abu Daqqa)의 장례식. 함께 취재 현장에 있었던 지국장 와엘 알다두흐(Wael al-Dahdouh, 왼쪽 손에 붕대를 감은 인물)는 부상을 입었다. ⒸForbidden Stories ”드론의 고성능 카메라로 지켜보다 사살 그렇다면 이스라엘군은 이들을 잘 못 공격한 것일까. 사정을 알고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살해 의도를 가진 ’표적 사살‘이나 다름없었다. 그날 알자지라 취재진은 PRESS라는 글자가 새겨진 헬멧과 방탄조끼를 입었고, 구급대원 유니폼을 입은 팔레스타인 민방위대원들과 함께 구급차를 타고 공습 피해 현장인 학교로 향했다. 더구나 팔레스타인 적신월사(PRCS)를 통해 이스라엘군과 출동 협의를 하고 현장에 가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었다. 학교로 가는 길은 공습으로 쌓인 잔해로 막혀 차량 통행이 어려웠다. 결국 알자지라 기자들과 민방위대원들은 남은 거리를 걸어서 학교까지 갔다. 알자지라 취재진은 두 시간 반 동안 학교 부근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그 시간 내내 이스라엘군 드론의 윙윙거리는 소리가 하늘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드론에 달린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이스라엘군 기지에서는 이들 취재진이 무슨 일을 하는지 죽 지켜봤을 것이다. 하지만 오후 2시 30분 무렵, 취재진이 구급차로 돌아가던 길에 포탄이 쏟아졌다. 알자지라는 다카 기자가 안전한 곳으로 기어가려 애쓰는 동안에도 잇달아 포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알자지라 가자지국장 알다두흐는 사진기자 다카가 이스라엘의 표적 사살에 희생된 것으로 굳게 믿는다. 그의 증언을 들어보자. 그 지역에는 우리밖에 없었다. 크고 작은 드론들이 그 지역 상공에 떠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스라엘 군이 실수를 할 여지가 없었다. 그들은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고 있었고, 우리가 돌아오는 길에 표적이 되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모든 일은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 언론인들을 압박하고 처벌하기 위한 맥락에서 벌어졌다. (https://theintercept.com/2024/01/12/al-jazeera-journalist-israel-gaza/) 다카 기자의 장례식은 중동 지역의 일반적인 장례 절차에 따라 사망 바로 다음 날 열렸다. 가자지구 칸 유니스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지국장 와엘 알다두흐는 손에 붕대를 감은 채 참석했다. 그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언론인들이 겪는 고통을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전쟁 초기인 2023년 10월 25일 가자지구 중부 누세라트 난민캠프의 대피소가 이스라엘군 공습을 받으면서 그곳에 머물던 아내와 아들(15세), 딸(7세), 손자(생후 18개월)를 잃었다. 또한 그의 장남이자 알자지라 기자였던 함자 알다두흐는 2024년 1월 7일 AFP통신의 프리랜서 기자인 무스타파 투라야(Mustafa Thuraya)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칸 유니스에서 공습을 받고 숨졌다. 함자 알다흐두와 무스타파 투라야, 두 기자의 죽음이 알려지자 국제사회의 비난이 높아졌다. 그러자 이스라엘군은 이들이 ‘기자의 탈을 쓴 하마스 요원’이라면서 노획 문서 를 증거로 내놓았다. 가자지구 안의 하마스 기지에서 찾아냈다는 문서에는 함자 알다두흐가 하마스의 ‘전자전 부대’ 소속임을 보여주는 조직도가 그려져 있었다. 또 다른 문서엔 무스타파 투라야가 하마스의 ‘가자 시티 여단’의 대대 부지휘관으로 수당을 받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사실이라면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와 알자지라 방송이 공동으로 검증해보니, 이스라엘군이 제시한 문서를 그대로 믿기는 어려웠다. 하마스의 대대 부지휘관으로 수당을 받았다는 무스타파 투라야는 실제로는 하마스와는 관계없는 독립 프리랜서 드론 촬영가였다. 그가 하마스 하부 부대원들과 연락을 주고받긴 했다. 가자지구 안에서 드론을 띄워 동영상을 찍으려면 가자지구의 ‘사실상 행정 당국’인 하마스의 허가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단순한 접촉을 ‘군사적 테러’ 관련 증거로 왜곡했다 고 지적했다.    2024년 10월 23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노획했다는 문서를 바탕으로 알자지라 기자 6명을 ‘테러 단체 구성원’이라고 공개 발표했다. ⒸIDF 알자지라 기자 6명이 테러 조직원” 심지어 이스라엘군은 알자지라 기자 6명이 ‘테러단체 요원’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2024년 10월 23일 가자지구에서 알자지라 소속 기자 6명이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PIJ) 조직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문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작전 중에 노획했다는 문서라면서 인사 기록, 훈련 과정 목록, 급여 명세서 등을 내놓았다. ▲아나스 알샤리프 (Anas al-Sharif): 하마스의 동부 자발리아 대대에서 로켓 발사대 팀장이자 가자 북부 여단 누크바 부대 소속 요원. ▲알라 살라메 (Alaa Salameh): PIJ 가자 북부 여단 샤부라 대대 선전부 부대장. ▲호삼 샤바트 (Hossam Shabat): 하마스 베이트 하눈 여단 소속 대전차 저격수. ▲아슈라프 알사라지 (Ashraf al-Sarraj): PIJ 가자 북부 여단 부레이지 대대 소속 방공 요원. ▲이스마일 아부 오마르 (Ismail Abu Omar): 하마스 칸 유니스 대대 훈련 중대장(2023년 10월 7일 기습 공격 당시 가자 지구 인근 키부츠 내에서 중계방송을 진행). ▲탈랄 알아루키 (Talal al-Arrouqi): 하마스의 가자 중앙여단 누세이라트 대대의 팀장.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 주는 것은 현직 알자지라 기자 6명의 이름과 ‘테러 단체’에서의 역할(직책)을 이스라엘 언론에 공개했다는 점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언젠가는 ‘표적 사살’로 제거해야 할 ‘살생부(殺生簿)’나 마찬가지로 비쳐졌다. 당사자들은 한마디로 조작된 혐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알자지라 본사도 이스라엘군이 날조된 엉터리 구실을 댄다”고 맞섰다. 가자지구의 언론인들을 침묵시키고 아울러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가리려는 노골적인 시도”라는 비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한 대로, 이들 알자지라 기자 6명은 이스라엘군의 ‘표적 사살’ 목록에 올랐다. 호삼 샤바트와 아나스 알샤리프, 이 2명의 기자는 (위 알자지라 기자 사망명단에 나오듯) 2025년 3월과 8월 각각 이스라엘군의 ‘표적 살해’ 공습으로 숨졌다. 카메라기자인 탈랄 알아루키는 2024년 11월 28일 가자지구 중부의 누세이라트 난민수용소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을 받았으나 부상만 입고 살아남았다(옆에 있던 민간인 1명 사망). ‘하마스 칸 유니스 대대의 훈련 중대장’ 혐의를 받은 이스마일 아부 오마르는 2024년 2월 12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취재활동을 하다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 중상을 입은 오마르는 병원에서 오른쪽 다리를 자르는 수술을 받았다. 그가 드론 공격을 받은 시점은 이스라엘군이 그를 포함한 6명의 알자지라 기자가 ‘테러 조직원’이라고 주장했던 시점보다 8개월이나 앞선다. 이스라엘군이 오래 전부터 그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른 2명은 다행히도 아직 큰 사고 소식이 없지만, 늘 긴장 속에 지내고 있으리라 짐작된다. 소속 기자들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숨질 때마다 알자지라 본사는 매우 격앙된 반응을 보여왔다. 언론인을 표적으로 삼아 진실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려는 의도적인 살인 행위”라는 요지의 비판 성명을 내곤 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기자회(RSF, 1985년 출범)를 비롯한 국제 언론단체들도 한목소리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 행위를 비판했다. 김재명 국제분쟁 전문기자(정치학 박사) 전범국가 이스라엘은 그런 지적들에 귀를 막고 언론인 표적 살해를 이어오는 중이다. 21세기를 ‘야만의 시대’로 되돌린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는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이다. 자사의 기자들이 잇달아 살해당한 알자지라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관련 군부대 지휘관들을 전쟁범죄 혐의로 제소하고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계속)  김재명 국제분쟁 전문기자 kimsphot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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