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특위 소위,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 의결…2040년 감축목표 69~80% [환경] 2031년 이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2035년부터 2045년까지의 중장기 감축목표를 범위 형태로 법률에 규정했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탄소중립기본법심사소위원회는 22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기후특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다음 달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김정호 위원장 SNS
감축 목표는 범위로 설정...배출권 규제는 하한선 적용
개정안은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5년 단위로 설정하고, 상한과 하한을 둔 범위 형태로 법률에 명시하도록 했다. 2018년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기준으로 2035년 감축목표는 53~61%, 2040년은 69~80%, 2045년은 84~90%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각 목표의 하한은 2050년 탄소중립까지 일정한 속도로 배출량을 줄이는 선형 감축경로를 기준으로 삼았다. 상한은 파리협정의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 1.5도 제한 목표를 반영한 감축경로다.
배출권거래제 등 관련 규제에는 감축목표의 하한을 적용하도록 했다. 정부는 기후위기 취약계층에 미치는 영향과 과학적 사실, 국제기준, 감축수단 확보 수준과 이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게 된다.
2031년 이후 법적 공백 해소…상·하한 절충안 마련
이번 개정안은 헌법재판소가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감축목표가 법률에 규정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후속 입법이다. 헌재는 2024년 8월 현행 탄소중립기본법이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중장기 감축목표를 정량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미래세대의 환경권 보호에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여야는 지난해 4월 기후특위를 출범한 뒤 중장기 감축경로의 형태와 수준을 두고 논의를 이어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초기에 감축량을 늘리는 오목형 경로를, 국민의힘은 산업계 부담을 고려한 선형 또는 볼록형 경로를 각각 주장했다.
최종 개정안은 하한에 선형 감축경로를, 상한에 1.5도 목표에 부합하는 감축경로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양측의 입장을 절충했다. 산업계의 감축 이행을 지원하기 위한 근거도 담겼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기술의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상용화 등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중장기 감축목표를 설정할 때는 전 지구적인 감축 노력에서 한국이 부담해야 할 몫에 부합하고, 미래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도 법률에 명시했다.
김정호 기후특위 위원장은 이번 개정안은 헌법재판소가 요구한 중장기 감축목표의 법적 공백을 해소하고, 목표 설정 원칙과 산업계 지원 근거를 함께 마련한 것”이라며 기후위기 대응의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높이고 탄소중립 정책의 지속성과 실효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시민사회, 상한보다 하한이 기준될 것 지적
시민사회에서는 범위형 목표를 도입하더라도 실제 정책은 하한선을 중심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보람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상한선은 법적 구속력이 사실상 낮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하한선이 법정 기준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배출권거래제 할당 등 기존 제도가 하한선을 기준으로 연동·적용돼온 점을 근거로 들었다. 범위형 목표를 도입하더라도 정책 집행 과정에서는 하한선이 사실상의 기준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배 부소장은 탄소예산 개념을 반영하고 국립기후과학원 설립을 통해 데이터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은 유의미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탄소예산이 법률에 명시되더라도 상·하한 범위형 목표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될지는 여전히 모호하다”고 말했다.
플랜1.5도 이날 논평을 내고 선형 감축경로를 장기 목표의 하한으로 설정한 데 대해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최창민 플랜1.5 정책활동가는 헌법재판소가 감축목표는 전 지구적 감축 노력에 공정하게 기여하고, 미래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넘기지 않으며, 과학적 사실과 국제기준에 근거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며 선형 감축경로는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플랜1.5는 국회가 본회의 심사 과정에서 2035년 감축목표를 전 세계 평균 감축률인 61% 이상으로 높이고,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감축경로를 초기 감축을 강화하는 형태로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