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수사 초점 ‘노선 변경’ 아닌 ‘백지화 월권’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양평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과정에서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 등의 조사를 위해 경기도 과천시 2차 종합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2026.8.6 연합뉴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매듭 짓지 못한 사건들을 수사하는 2차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6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과 관련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달 23일 조사한 데 이어 2주 만에 다시 불렀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7월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관련해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적법한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경위를 추궁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를 향한 수사의 초점이 노선이 변경된 경위, 국토교통부나 김씨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개입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적법한 심의 절차를 밟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월권 행위에 초점이 맞춰진 것에 주목해야 한다.
앞서 노선 변경을 중점적으로 수사한 김건희 특검 팀은 노선 변경 용역을 맡은 업체와 접촉하던 실무자이며 ‘윗선’으로 향하는 연결고리로 꼽히던 김모 국토부 서기관과 한국도로공사 직원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으나 윗선 으로 지목된 원희룡 전 장관의 혐의는 규명하지 못했다.
문제의 고속도로 원안 설계안은 양평군 양서면 일대를 종점으로 해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했는데 국토부가 2023년 5월 김씨 일가 땅이 소재한 강상면을 종점 노선으로 검토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원 전 장관은 특혜 의혹이 제기되기 전까지 고속도로 사업에 어떤 관여도 하지 않았다 며 장관으로서 정상적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해 기존 절차를 중단했을 뿐 이라는 입장이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15일 압수수색을 통해 원 전 장관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원 전 장관이 휴대전화 잠금 해제를 거부하자 특검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했으며, 전자정보에 대한 선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원 전 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포렌식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원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에는 열흘의 기한이 있었다 며 원본을 반출할 경우에는 저나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은 기한을 넘긴 뒤에도 휴대전화를 돌려주지 않았고, 포렌식을 하면서도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다 며 명백한 영장 위반, 법 위반 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조사를 받으며 원 전 장관은 압수수색 영장 기한을 넘겼다며 포렌식이 위법이라고 버틸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6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원 전 장관에게 내렸던 출국금지는 출석 요청과 관련해 협의가 잘되고 있다 며 지난달 24일 해제했다.
고가 귀금속과 함께 인사·이권 청탁을 받아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씨가 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 도중 일어서 선고를 듣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2026.6.26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뉴스
앞서 민중기 특검팀은 양평 고속도로 의혹을 수사하던 중에 국도 공사 과정에 뒷돈을 받고 업체 선정을 도운 혐의로 김모 서기관을 재판에 넘겼으나 지난 6월에 공소기각이 확정됐다. 특검법상 수사 범위를 벗어난 별건 수사, 위법한 수사·기소라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 6월 24일 김모 서기관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상고심에서 공소기각을 결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그는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도로관리국장으로 있던 2023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 사이 건설업체가 국도 옹벽 공법 용역을 맡을 수 있도록 돕고 그 대가로 현금 3500만원과 골프용품 상품권 1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특검은 그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다 현금 뭉치를 찾아냈다.
1심은 특검 수사가 종료된 후인 올해 1월 공소기각 판결했다. 특검법상 수사 대상인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과 김 서기관의 개인 비리는 합리적 관련성 이 없으므로 위법한 별건 수사라는 취지다. 시기적 연관성도 없고, 뇌물을 준 업체 관계자도 양평고속도로 의혹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판단했다. 장소나 범행의 종류까지 연관성이 없다고 봤다.
특검이 가동된 뒤인 지난해 9월 국회에서 특검법이 개정돼 관련 범죄행위 규정이 신설된 데 따라 엄격한 해석의 근거가 마련돼 민중기 특검팀의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항소했으나 2심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해석과 수사 대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고 동조했다.
다만 김 서기관은 본건인 양평고속도로 의혹과 관련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지난해 12월 특검팀에 의해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용현(왼쪽부터)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종합특검은 여러 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이 수감된 교도소에서 지난 3일 체포영장을 집행해 피의자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정보사가 12·3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쌓기 위해 ‘북풍 공작 을 추진했다고 보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문 전 사령관을 일반이적 혐의로 입건했다.
특검은 정보사가 2024년 3~11월 특수임무대(HID) 요원을 동원해 잠수정과 패러글라이딩을 활용한 북파 훈련을 진행한 점을 눈여겨 보고 있다.
형법 제99조의 일반이적죄는 대한민국의 군사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제공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3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했다.
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를 앞두고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하는 합동수사본부의 2수사단을 구성하기 위해 정보사 요원들의 명단을 유출했다는 군기누설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구속된 상태다.
특검은 5일 강원 속초시에 위치한 HID 부대를 찾아 계엄 직전 패러글라이딩 관련 북파 훈련 상황을 살피는 현장 검증도 벌였다.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