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포로 언급 않고 북 1만명 러 추가 파병 준비 [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난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연설 모습. 2026.9.23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현재 러시아 영토에 북한군이 8000명 이상 있으며 추가로 1만명 규모의 병력을 더 배치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 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오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북한군과 관련된 새로운 정보라며 러시아는 북한군 파견 대가로 기술 등을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 아래 북한 영토에서 샤헤드형 공격 드론이 생산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것이 악이 확산하는 방식이며, 생명에 대한 위협이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방식 이라며 오직 함께 대응해야 극복할 수 있다 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도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과 관련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정부는 송환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해놓고 이를 어긴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를 두고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비공개 합의가 있었느냐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청와대는 전날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사전 협의는 물론 통보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도 중대한 문제지만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 는 거짓 사실을 발표한 것은 양국 정부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 이라며 우크라이나 측에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우리 외교부는 이날 안드리 베쉬킨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초치해 북한군 포로 송환 관련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북한군 러시아 주둔 규모와 추가 병력 배치 준비 발언은 북한군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경험이 한반도 평화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몇 시간 앞서 소셜미디어에 뉴스포스 인터뷰 기사를 인용해 올린 글을 통해 러시아 편에 서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을 언급하며 북한은 우리의 전쟁에서 배우며 무장하고 있다 면서 북한군의 이런 모습은 무엇보다 자국 지역에서의 적극적인 전투에 대비하기 위해서 라고 주장했다.
부다노우 실장은 아주 최근에 한국과 북한 사이 군사분계선에서 또 하나의 사건이 발생했다 며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악화하고 있다 고 했다. 이어 통제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 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사건 은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부전선을 관할하는 육군 25사단 최전방 부대에서 지난 21일 DMZ 수색 작전 중 지뢰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우리 군 간부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우리 군은 이번 폭발 사고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북한 매설 지뢰로 최종 판정되면 상응조치 를 하겠다고 밝혔다.
부다노우 실장은 또 북한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투 경험을 바탕으로 자국 무기를 개량하고 있다 며 새로운 유형의 무기들을 도입하고 있고 그중 일부는 러시아산 이라고 썼다.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의도적으로 부풀려 러시아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에 대한 지원을 더 끌어내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이재명 정부의 실정을 부각시키기 위해 혈안이 된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이 김정은 심기 달래기 몰이를 하며 대북 확성기 재가동 등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보복해야 한다고 여론을 조장하는데 우크라이나 측은 우리를 전쟁에 끌어들이기 위해 열심이다.
3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기다리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2025. 09. 03 [타스=연합뉴스]
뒤늦게 이날에야 저간의 포로 송환 갈등을 보도한 영국 BBC는 2024년 북한군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전장에 배치된 이후, 키이우는 러시아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에너지 인프라를 방어하기 위해 최첨단 대공 미사일 공급을 한국에 압박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수석고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북한이 유럽 전쟁에 적극 참여할 때, 한국은 멀리 있는 관찰자로 남을 수 없다 면서 서울에서 키이우로 방위 기술과 역량을 이전하는 것은 단순히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이 아니다; 이는 한국이 공격적인 전체주의 축의 확장을 억제함으로써 장기적인 안보 이익을 보호하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7월, 우크라이나에 1억 달러 규모의 원조 패키지를 발표했다. 헬멧, 개인 방탄복, 의료장비 등 비살상 품목으로 구성된 이전 지원을 한결 확대한 것이었다.
러시아 외교부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한다면 보복 외에는 선택지가 없을 것 이라고 경고했으나, 취할 조치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국은 오랜 동맹인 미국과 대립할 수 있는 이웃 국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추구해 왔다. 소련 붕괴 이후, 북한과 국경을 접한 러시아와의 무역 및 외교 관계를 심화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모스크바와 베이징을 평양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한국이 선뜻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확대하기 어려운 속사정을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 군 정원 상한을 1만 5500명 늘리는 내용의 법령에 서명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러시아 관보에 따르면 이번 조치에 따라 러시아군의 전체 인원 규모는 군인 155만 500명을 포함한 244만 1630명으로 정해졌다. 이는 군인 153만 5000명을 포함한 기존 총인원 242만 6130명보다 증원한 것으로, 군인 숫자만 1만 5500명을 늘린 것이다.
그간 국제사회에서는 러시아가 이달 18∼20일 치러진 총선 뒤 대규모 동원령을 통해 병력을 확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러시아는 이같은 가능성을 일축해 왔다. 특히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30만∼50만명을 새로 징집하고 북한군 최대 3만명을 추가로 파병받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송도원친선야영-2026 에 참가한 러시아와 중국의 학생소년야영단이 평양 중앙동물원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2026.7.29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한편 유럽연합(EU)이 북한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를 대러시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눈길을 끈다. EU 이사회는 이날 관보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개인 10명과 단체 17곳을 추가 제재한다고 밝혔는데, 북한 강원도 원산에 있는 송도원국제소년단야영소가 명단에 포함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EU 이사회는 관보에서 야영소가 북한 당국이 직접 설립하고 유지·통제하는 국영기관 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임시 점령지에서 북한으로 우크라이나 아동들을 이송하는 조직적인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고 제재 사유를 밝혔다. 특히 야영소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이 러시아와 연계된 행위자들과 협력해 추진됐다 며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청소년 단체와 점령 당국이 아동들의 선발과 이동, 프로그램 참여를 지원했다 고 설명했다.
아울러 겉으로는 문화 교류 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아동들에게 러시아에 우호적인 선전 활동이 이뤄지면서 강제 동화와 사상 주입, 군사화 교육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제재는 관보 게재 즉시 발효됐다. 제재 대상 기관의 EU 내 자산은 동결되고, EU 시민과 기업은 이들에게 경제적 자원을 제공할 수 없다.
앞서 영국 정부는 5월 우크라이나 아동 강제 이주와 세뇌 교육 등에 연루된 혐의가 있는 러시아 관련 단체·개인을 겨냥한 제재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북한 송도원 야영소를 명단에 포함했다. 북한은 영국의 제재 발표에 반발하면서 외교 관계 급수를 대사대리급으로 낮췄다.
송도원 야영소는 친북 국가 청소년들에게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할 목적으로 1960년 8월 개장했다. 주로 아프리카와 유럽, 남미 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7월에 열린 여름 캠프에는 러시아와 중국 국적의 학생들이 이곳에 모여 교류했다.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