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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이것저것 버무려 새로운 맛을 만든 버무리

이것저것 버무려 새로운 맛을 만든 버무리
[사회혁신]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버무리 먹거리와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알려드리다 보니 자꾸 새로운 말이 제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은 무엇을 먹었는지보다 여러 가지 재료를 한데 섞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모습과 아랑곳한 말을 만나 보려고 합니다. 바로 ‘버무리’입니다. ‘버무리’라는 말을 들으면 쑥을 넣어 만든 쑥버무리나 콩과 팥을 넣어 만든 버무리떡을 떠올리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버무리’는 떡 이름에만 머무는 말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를 한데 섞어 만든 음식 자체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를 한데 섞으면 ‘버무리’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버무리’를 ‘여러 가지를 한데 뒤섞어서 만든 음식’이라고 풀이합니다. 또 하나의 뜻으로 ‘쌀가루에 콩이나 팥 따위를 한데 버무려 찐 떡’을 들고 있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도 첫 번째 뜻을 ‘여러 가지 재료를 한데 뒤섞어 만든 음식’이라고 풀이하면서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버무리를 만들어 먹었다”라는 보기월을 싣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버무리’라는 말에는 재미있는 모습이 들어 있습니다. 무엇 하나만 따로 내놓는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한데 섞어 서로 어우러지게 합니다. 그렇게 여러 재료가 어우러져 하나의 음식이 됩니다. 그래서 ‘버무리’라는 말을 들으면 음식의 이름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가 한데 어우러지는 모습까지 함께 떠올릴 수 있습니다. 떡으로 만나는 ‘버무리’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버무리는 역시 떡입니다. 쌀가루에 콩이나 팥 따위를 넣고 한데 버무려 쪄 낸 떡을 ‘버무리’ 또는 ‘버무리떡 이라고 합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도 나는 백설기와 버무리를 맛있게 먹었다 라는 보기월이 있습니다. 백설기처럼 쌀가루만으로 곱게 쪄 내는 떡과 달리 버무리는 쌀가루 사이사이에 다른 재료가 함께 들어갑니다. 콩이 들어가기도 하고 팥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맛과 모습이 달라지니 재료의 어울림 자체가 버무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쑥을 넣으면 쑥버무리가 됩니다 버무리 가운데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 온 이름이 쑥버무리입니다. 봄에 쑥을 뜯어 깨끗이 손질한 다음 쌀가루와 한데 버무려 쪄 내면 쑥버무리가 됩니다. 쑥의 향과 쌀가루의 담백한 맛이 어우러져 봄철에 잘 어울리는 떡이지요. 콩을 넣으면 콩버무리, 팥을 넣으면 팥버무리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보면 ‘버무리’는 무엇을 넣었는지에 따라 이름을 만들어 내기도 쉬운 말입니다. 재료의 이름에 ‘버무리’를 붙이면 어떤 떡인지 금세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떡에도 ‘버무리’를 써 보면 어떨까요? 요즘 떡집에 가 보면 피자설기 나 치즈설기 처럼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과 재료를 담아 새로운 떡을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떡을 만들 때마다 꼭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버무리’라는 좋은 이름이 있습니다. 새로운 재료를 쌀가루와 한데 버무려 찐 떡이라면, 그 재료의 이름과 ‘버무리’를 이어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겠습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까닭은 단순히 떡 이름 하나를 바꾸자는 데 있지 않습니다. 새로운 먹거리가 생겨날 때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우리말을 바탕으로 이름을 지어 보는 것도 토박이말을 오늘의 삶에서 살려 쓰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버무리’에는 어울림의 모습이 있습니다 ‘버무리’라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단순히 여러 가지를 섞는다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서로 다른 재료를 한데 넣되, 어떤 재료를 얼마나 넣고 어떻게 어우르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쑥의 향도 좋고 콩의 고소함도 좋으며 팥의 달콤함도 좋습니다. 저마다 다른 맛과 빛깔을 가진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저마다의 버무리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버무리’라는 말에서 서로 다른 것이 어울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모습도 느껴집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보니 음식뿐 아니라 우리말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래된 말이 오늘의 삶과 만나 새로운 쓰임을 얻기도 하고, 익숙한 말이 새로운 모습의 먹거리를 만나 새로운 이름으로 살아나기도 합니다. 오래된 말에 오늘의 삶을 버무려 보면 먹거리는 시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재료도 달라지고 새로운 조리법도 생깁니다.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먹거리가 생길 때마다 모든 이름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말 가운데 오늘의 삶에도 잘 어울리는 말을 찾아 쓰면 됩니다. ‘버무리’는 여러 재료를 한데 섞어 새로운 음식을 만든다는 뜻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런 쓰임에 잘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박이말을 살리는 일도 거창한 데서만 시작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말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오늘의 생활에서 쓸 만한 곳을 찾아 주는 것에서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버무려 보고 싶으신가요? 쑥과 쌀가루를 버무려 쑥버무리를 만들고, 콩이나 팥을 넣어 저마다의 버무리를 만들었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새로운 재료와 우리말을 잘 어우러지게 해 보면 어떨까요? 저는 ‘버무리’라는 오래된 말이 옛날 떡 이름으로만 머물지 않고 오늘날 새롭게 만들어지는 먹거리와도 만나 오래 살아남는 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다른 재료가 한데 어우러져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내듯, 오래된 우리말도 오늘의 삶과 잘 어우러지면 새로운 쓰임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 나누기] 여러분은 ‘버무리’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음식과 어떤 맛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한 줄 생각] 서로 다른 재료가 어우러져 새로운 맛을 내듯, 오래된 우리말도 오늘의 삶과 만나면 새로운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 버무리 뜻: ① 여러 가지를 한데 뒤섞어서 만든 음식.     ② 쌀가루에 콩이나 팥 따위를 한데 버무려 찐 떡. 보기: ①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버무리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② 봄에 뜯은 쑥으로 쑥버무리를 쪄 먹었습니다. 오늘 한마디: 오래된 우리말 ‘버무리’에 오늘의 새로운 맛을 한번 버무려 보면 어떨까요?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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