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2차대전 격납고 목재로 새 사무실 짓는다... 순환 건축 모델 실험 [환경] 구글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건설된 대형 비행선 격납고 목재를 회수해 자사의 현대식 친환경 사무실 건축에 재활용한다. 이는 단순히 역사적 유물을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건설 폐기물을 기업 공급망의 핵심 자원으로 되돌리는 순환형 건설(Circular Construction)의 실험으로 주목받고 있다.
30일(현지시각) ESG뉴스에 따르면, 구글이 저탄소 개발의 원천으로 삼은 자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모펫 연방 비행장(Moffett Federal Airfield)에 위치한 3번 격납고(Hangar 3)에서 나왔다.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 연구센터의 일부인 이 거대한 구조물은 미 해군이 철강 등 군수 자재 부족을 겪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1943년에 건설한 역사적 산물이다. 길이만 약 305미터(1000피트)에 달하는 이 초대형 격납고는 당시 단 208일 만에 완공됐으며, 태평양 북서부 지역 숲에서 벌채된 최고급 더글러스 전나무(Douglas Fir)가 전량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글의 1265 보레가스의 입구. 지속가능한 대량목재 소재를 선보였다./ 구글
이 유산이 구글의 손에 들어온 것은 2014년이다. 구글의 부동산 부문 자회사인 플래니터리 벤처스(Planetary Ventures)가 모펫 비행장에 대한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하며 3번 격납고의 관리권을 인수했다. 그러나 80년 넘는 세월이 흐르며 정밀 엔지니어링 진단 결과 구조적 붕괴 위험이라는 심각한 안전 문제가 발견됐다. 구글 내부 팀들이 다각도로 보수 및 보존 방안을 검토했으나 지속적인 손상으로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일반적인 개발 방식이었다면 수백 톤의 노후 목재는 고스란히 산업 폐기물로 분류되어 매립지로 향했겠지만, 구글의 지속가능성 및 부동산 팀은 발상을 전환했다. 이들은 격납고를 철거 대상 부채가 아닌, 저탄소 자재를 품은 ‘자재 은행(Material Bank)’으로 재정의했다. 오랜 세월 동안 방부제 등 각종 화학 물질에 노출된 목재를 안전하게 회수하기 위해 일반적인 파쇄 방식 대신 고층 작업용 굴착기를 동원한 정밀 해체 공법을 도입했다. 이 공정을 통해 더글러스 전나무 약 11만9000보드피트(약 178t)를 온전히 건져내는 데 성공했다.
현대 건축 기준 뛰어넘은 80년 노령 목재의 송곳 검증
재활용 목재는 성능의 불확실성, 책임 소재, 등급 분류 오류, 유해 물질 오염 등 복잡한 규제 장벽을 넘어야 한다.
구글 프로젝트 팀은 목재 과학자, 구조 엔지니어, 글로벌 목재 제조업체들과 협력, 전례 없는 검증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작업팀은 우선 화학 물질로 오염된 목재의 바깥층을 정밀하게 깎아낸 뒤, 남은 핵심부 전나무를 대상으로 고압 구조 시험을 실시했다. 테스트 결과, 80년 전에 벌채된 목재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신규 목재와 다름없는 내구성과 강도를 보유하고 있음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이 중 엄격한 대량 목재(Mass Timber) 재가공 요건을 통과한 6만6000보드피트의 고품질 전나무는 본격적인 가공을 위해 워싱턴주 스포캔으로 이송됐다. 정제를 마친 목재들은 오리건주 더댈러스에 건설 중인 구글의 차세대 대량 목재 사무실 프로토타입 건축물에 핵심 구조재로 투입될 예정이다. 목재가 80여 년 전 벌채됐던 태평양 북서부 지역 경제권으로 다시 돌아가는 셈이다.
구글의 저탄소 건축 전략과 연결
이번 프로젝트는 구글의 기존 저탄소 건축 전략과도 연결된다. 구글은 2024년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 첫 매스팀버 건물인 ‘1265 보레가스(1265 Borregas)’를 공개했다. 구글은 매스팀버를 작은 목재 조각을 층층이 접착해 큰 보와 벽체로 만드는 공학목재 라고 설명하며, 콘크리트와 철강 중심 건축보다 내재탄소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소개했다.
구글은 이전에도 역사적 건축물을 업무공간으로 재활용한 사례를 공개해왔다. 로스앤젤레스 플라야비스타 사무실은 1943년 하워드 휴즈(Howard Hughes)가 대형 목조 비행정 ‘스프루스 구스(Spruce Goose)’를 만들기 위해 지은 격납고를 업무공간으로 전환한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