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 EU 탄소저장 의무에 국제분쟁 착수… 2030년 5000만톤 목표 불가능” [환경] 미국 에너지 대기업 엑손모빌이 유럽연합(EU)의 넷제로산업법(NZIA)이 석유·가스 생산기업에 부과한 탄소저장 의무에 반발해 국제 투자분쟁 절차에 착수했다.
카본헤럴드는 11일(현지시각) 엑손모빌의 벨기에·룩셈부르크·영국 계열사들이 에너지헌장조약(ECT)을 근거로 EU 집행위원회에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S) 통지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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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S 확대 외치던 엑손, 의무화엔 반발
EU는 2030년까지 역내에 연간 최소 5000만 톤의 탄소를 주입할 수 있는 저장능력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정하고, 주요 석유·가스 생산기업에 저장능력 확보 의무를 부과했다.
엑손모빌은 이러한 일정이 현실적인 사업 개발 기간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상업용 CCS 시설을 개발하는 데 7~10년이 소요되는 만큼, 강제적인 규제보다 유연한 정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논란도 커지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엑손모빌이 그간 유럽 각국 정부에 CCS 사업용 보조금을 요구해놓고, 정작 실제 저장 의무가 부여되자 국제 중재 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엑손모빌의 분쟁 통지를 접수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NZIA의 관련 규정이 국제법과 에너지헌장조약(ECT)의 의무를 준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영국 법인 통한 이유…EU 역내 중재 금지 우회 전략
이번 분쟁에는 엑손모빌의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계열사뿐 아니라 영국 계열사도 참여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를 EU 내부의 국제중재 제약을 우회하기 위한 치밀한 법적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EU 사법재판소는 EU 회원국 기업이 EU나 다른 회원국을 상대로 제3의 국제중재기구에 소송(ISDS·투자자-국가 분쟁해결)을 제기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려왔다. EU 역내 법인만으로 분쟁을 제기할 경우 외부 국제재판소가 아닌 EU 내부 법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따라서 엑손모빌이 벨기에나 룩셈부르크 등 EU 역내 법인만으로 소송을 낼 경우, 관할권 자체가 거부되어 재판조차 열리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영국은 브렉시트를 통해 EU에서 탈퇴한 상태다. 카본헤럴드에 따르면, 엑손모빌이 영국 계열사를 분쟁 당사자에 포함하면서 EU 역내 법인 간 분쟁이라는 법적 문제를 피하고, EU 외부 투자자라는 지위를 토대로 국제중재 관할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분쟁은 ECT의 이른바 일몰조항 을 둘러싼 논쟁과도 연결된다. 이 조항은 국가나 지역이 조약에서 탈퇴한 이후에도 일정 기간 기존 투자에 대해 투자자가 분쟁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이는 영국이 기후 정책과 충돌한다는 이유로 ECT 탈퇴를 선언했음에도, 엑손모빌이 EU의 탄소 규제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