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9개월 남은 조희대의 도발, 속셈은? [뉴스] 정권 붕괴를 바라는 국민의힘과 감옥에서 다음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내란 수괴와 그 일당이 가장 반길 일이 바로 이것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통령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거부했다. 헌법적 근거와 구체적인 사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결정은 청와대의 반려 이후 25일 만에 나왔고, 이로써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자리는 200일 넘게 공석으로 남게 됐다.
이번 재제청 거부는 단순한 인사 갈등을 넘어 정국의 긴장을 한층 끌어올렸다. 여당에서는 대법원장 탄핵론이, 야당에서는 대통령 탄핵론이 맞불처럼 제기되면서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갈등이 양측의 ‘탄핵 공방’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하필 이 시점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김건희 씨 사건을 비롯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종사죄 사건 등 굵직한 사안들의 심리를 앞두고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법관 공석, 전원합의체 판결, 그리고 탄핵이라는 정치적 언어가 동시에 맞물려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가 어떤 의도였든, 그 결과 갈등의 출구는 좁아졌다. 앞으로 나올 사법부의 판단 역시 정치적 해석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판결이 파기환송이 되든 원심이 유지되든, 누군가는 사법부의 독립을 외치고 누군가는 정치화를 주장하며 또 다른 정쟁을 벌일 것이다.
판결 자체보다 두려운 것은 판결의 의미가 법리가 아닌 정치적 유불리로 해석되는 일이다.
이러다간 정작 재판의 본질인 ‘법리’는 사라지고 서로를 향한 탄핵 공방만 남을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장면이다. 정권 붕괴를 바라는 국민의힘과 감옥에서 다음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내란 수괴와 그 일당이 가장 반길 일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내년 7월이면 조희대 대법원장의 임기가 끝난다. 이제 불과 9개월 남짓 남았다. 그런 시점에 나온 재제청 거부는 향후 정국에 너무도 도발적인 선택이다. 부디 이 결정에 다른 의도가 숨어 있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갈등을 키우는 이 선택을 거둬들이길 바란다.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