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여름밤을 부르는 가장 쉬운 말 밤더위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 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밤더위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밤더위 입니다. 그림 속에는 모기장을 친 마루에서 어르신께서 부채를 들고 뒤척이고 계십니다. 창밖에는 달빛이 비치지만 방 안에는 여전히 더운 기운이 가득합니다. 잠은 오지 않고, 창문 너머로 불어올 바람만 기다리는 여름밤입니다.
이처럼 요즘은 해가 져도 더위가 좀처럼 가시지 않습니다. 밤에도 기온이 25도를 웃도는 곳이 이어지면서 잠을 설치는 사람이 많다는 기별이 들립니다. 찬바람틀(에어컨)을 켜고도 뒤척이다가 피곤한 아침을 맞는 날도 적지 않습니다.
이럴 때 흔히 열대야 라는 말을 씁니다. 하지만 우리가 몸으로 느끼는 더위를 말할 때는 밤더위 라는 우리말이 더 쉽게 다가옵니다.
열대야 보다 먼저 떠오르는 말, 밤더위
표준국어대사전은 밤더위 를 여름밤의 더운 기운 이라고 풀이합니다. 듣는 순간 뜻이 바로 떠오릅니다. 낮의 더위 를 낮더위 라 하듯, 밤의 더위를 밤더위 라 하는 것입니다.
이에 견주면 열대야(熱帶夜) 는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상태를 가리키는 날씨갈말(기상학 용어)입니다. 날씨를 풀이할 때는 꼭 써야 할 말이지만, 아이들이나 뭇 사람들에게는 뜻을 한 번 더 풀어주어야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라고만 하기보다 밤더위가 이어지는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처럼 함께 써 준다면 훨씬 알기 쉽고 정겨울 것입니다.
어떤 이는 열대야 는 밤 에 무게가 실리는 말이고 밤더위 는 더위 에 무게가 있는 말이기에 같을 수가 없다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밤 에 무게를 둘 수 있는 더운밤 과 같은 말도 함께 써 볼 만합니다. 갈말(학술용어)은 그대로 쓰더라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우리 토박이말을 함께 곁들이는 일은 우리말을 더욱 가깝게 만드는 작은 실천이 될 수 있습니다.
밤더위도 언젠가는 지나갑니다
낮의 일이 밤까지 이어질 때가 있습니다. 몸은 쉬고 싶은데 마음은 하루를 쉽게 놓아주지 않습니다. 걱정이 길어질수록 잠도 멀어지고, 밤은 더 길게 느껴집니다. 그럴 때일수록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낸 자신에게 잠시 쉬어갈 틈을 내어 주었으면 합니다. 밤더위가 아무리 오래 이어져도 새벽 바람이 불고 아침이 찾아오듯, 마음을 짓누르던 걱정도 조금씩 옅어지는 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살짝 지나치듯 내리는 소나기 한 줄기, 창문을 스치는 작은 바람 하나에도 고마움을 느끼며, 몸과 마음 모두 시원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 나누기]
여러분은 잠 못 이루는 여름밤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밤더위를 이겨내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함께 들려주세요. 또 열대야 보다 밤더위 가 더 가깝게 느껴지는지, 아니면 더운밤 이라는 풀이가 더 자연스러운지도 함께 나누어 주시면 반갑겠습니다.
[한 줄 생각]
열대야 가 기온을 나타내는 말이라면, 밤더위 는 사람이 느끼는 여름밤을 담아낸 말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밤더위
뜻: 여름밤의 더운 기운.
보기: 밤더위가 이어져 잠을 설쳤지만, 새벽녘 불어온 선선한 바람 덕분에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