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기억식, 대통령 첫 참석… 국가 책임 다할것 [뉴스]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4주기 기억식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김혜경 여사가 추모영상을 보며 눈물을 닦고 있다. 2026.10.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 기억식이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됐다. 올해 기억식에는 역대 처음으로 대통령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모두가 안전한 나라 를 만드는 일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며 단 하나의 의문도 남지 않도록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밝혀진 진실이 재발 방지로 이어지도록 만들어가겠다 고 다짐했다. 유가족들은 진상규명은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한 종착점이 아니라 안전한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기 위한 출발점 이라며, 시민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 29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이태원 참사 4주기 기억식을 공동으로 개최했다. 기억식에는 이태원 참사 피해자, 재난참사 유가족,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조정식 국회의장 등 국회의원, 시민 등 약 1000명이 함께했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기억식에 직접 참석한 것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이다.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열린 지난해 3주기 기억식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미 정상회담 일정 등으로 참석하지 못해 영상 추모사를 보낸 바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 내외의 이번 4주기 기억식 참석에 대해 사회적 참사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태원 참사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취임 8일 만인 지난해 6월 12일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아 헌화하고 희생자를 추모했다. 이어 7월 16일엔 이태원 참사를 비롯한 사회적 참사 유가족 2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서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문책을 약속했다. 지난 28일에도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생명안전위원회 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 등을 만나 국가 책임을 강조했다.
별들의 빛으로, 진실을 향해 로 열린 이날 4주기 기억식은 희생자 160명(기존 희생자 159명에 더해 참사 당시 구조활동에 참여한 뒤 트라우마를 겪다 숨진 지역상인 백아무개 씨 1명 희생자로 공식 인정, 행정안전부 통계 기준)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해 추모사, 주제영상, 추모공연 등 순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첫 참석… 국가 부재와 방임 되풀이 않겠다
이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160개의 우주가 무너져 내린 지 어느덧 4년이 흘러, 다시 10월이 됐다 며 여전히 어제 일처럼 생생한 상실과 고통 앞에 어떤 위로도 충분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함께 한다 고 운을 뗐다.
이어 즐거웠어야 할 가을밤이 참혹한 비극의 현장으로 뒤바뀌었던 그날, 국가는 없었다 며 국가가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지켜줄 것이란 당연했던 그 믿음은 산산조각이 났다 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별을 닮은 미소로 주변을 환하게 비추던 딸, 가족들이 건넨 작은 바람도 잊지 않았던 다정한 아들, 사랑하는 사람과 새 출발을 준비했던 예비 신랑과 신부, 그들에겐 다음에 함께하자며 미뤄놓은 행복이 있었고, 아직 다 펼쳐 보이지 못한 빛나는 꿈이 있었다 며 국가가 책임을 다했더라면, 이태원의 그날은 여느 때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하루로 남았을 것 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대통령은 유가족들에 대해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가 마땅한 그 책임을 다하고 있지 못한 동안, 우리 유가족들께선 차가운 거리에서 외로운 싸움을 지난하게 이어왔다 며 때론 무관심과 오해를 견뎌야 했고, 국가가 먼저 손 내밀었어야 할 그 자리에서 오히려 국가를 향해 진실과 책임을 요구해야만 했다 고 말했다.
이어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을 딛고, 눈물로 안전 사회 의 새 길을 열어온 유가족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면서 다시는 국가의 부재와 방임으로 국민이 억울하게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고 다짐했다.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4주기 기억식에서 유가족이 눈물을 닦고 있다. 2026.10.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특히 희생자들의 존엄이 훼손당하는 일도, 애끓는 그리움을 안고 살아갈 유가족들의 상처를 국가가 두 번 세 번 헤집는 일도, 결코 되풀이돼선 안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바로 세우기 위해,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비롯해 모두가 안전한 나라 를 만드는 일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고 밝혔다.
그는 온전한 진상규명이야말로 완전한 치유의 출발이라는 신념 하에, 지난 9월에 10·29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법 을 개정했고, 특별조사위 활동 기간을 2027년 9월까지 연장했다 면서 단 하나의 의문도 남지 않도록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밝혀진 진실이 재발 방지로 이어지도록 만들어가겠다 고 했다. 10·29 이후의 대한민국은 10·29 이전의 대한민국과 달라야 한다 라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방침 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드리는 약속들이 유가족 여러분, 국민 여러분의 삶 속에서 확실한 변화로 확인될 수 있게 확실히 챙기겠다 며 아침밥 먹고 집을 나선 가족이 저녁에 무사히 돌아오는 하루, 그 당연한 일상을 지키는 것으로 국가의 책임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일부 유가족은 대통령의 추모사를 듣다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유가족 아직도 가짜 유가족 매도…성역 없는 진상규명해야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유가족을 대표해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며, 연대를 호소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유가족 인사말을 전하면서, 먼저 이태원에서 사랑하는 딸을 잃는 아비이자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진실을 찾기 위해 함께 모여 행동하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이정민 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제가 굳이 이태원에서 딸을 잃었다고 다시 강조하는 이유는 얼마 전 2차 가해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던 피의자가 진술 과정에서 저희를 가짜 유가족이라 매도했기 때문 이라며 그래서 저는 오늘 제 딸은 허구가 아닌 실제였고 진짜 존재했다는 사실을 다시금 세상에 외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억울하다 고 말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오늘 정부가 주최하고 국가원수인 대통령께서 직접 참석하신 이 기억식은 국가가 참사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 믿는다 면서 무엇보다 참사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명확히 규명하는 일에 현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진상규명을 이뤄줄 것이라 믿고 기대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진상규명은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한 종착점이 아니라 안전한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기 위한 출발점일 것 이라며 왜 그날 그곳에서 소중한 생명들이 온전히 구조되지 못했는지, 국가와 사회 시스템의 어떤 고리가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투명하게 밝혀내는 것만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의 피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유일한 길 이라고 했다.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4주기 기억식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참석한 김혜경 여사가 추모영상을 보며 눈물을 닦고 있다. 2026.10.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특히 진상규명 활동과 관련해 특조위의 소명은 무겁고도 명확하다 며 어떠한 성역도 두지 않고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는 철저한 진상규명이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다만 이 운영위원장은 특조위의 노력만으로는 온전한 진실에 도달하기 어렵다 며 특조위가 주어진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조사를 완수할 수 있도록 정부 각 부처의 적극적이고 투명한 자료 협조와 지속적인 관심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연대가 절실하다 고 했다. 정부와 관계기관의 전폭적인 협력이야말로 독립적이고 엄정한 조사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 이라고 강조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끝으로 4주기를 맞은 오늘 이 비극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국가적 약속을 더욱 단단히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대통령님께서 강조하셨던 국가의 제11 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라는 원칙의 무게가 온전히 실현돼 참사의 진상을 온전히 밝히고 유가족의 한을 풀어준 정부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면서 다시 한번 희생자분들을 깊이 기억하며 그들의 짧았던 생이 결코 허무하게 지워지지 않도록 함께 손잡아주시길 부탁드린다 고 호소했다.
프랑스 희생자 아버지 아들을 숫자로만 기억 말아달라
올해 기억식에는 정부 초청으로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들도 참석했다. 시민들은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연대의 의미를 담은 박수를 보냈다.
외국인 희생자를 대표해 프랑스 희생자 고(故) 게네고 리마무 레이 아버지 게네고 파스칼은 인사말을 통해 먼저 정부 초청에 감사를 전하며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특히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연대와 위로의 마음을 보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고 전했다.
파스칼은 아들 리마무에 대해 (아들은) 한국을 사랑했다. 한국의 창의성과 역동성, 그리고 아름다움에 매력을 느꼈다. 한국은 그에게 영감을 주는 나라였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다 면서, 그렇기에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일어난 일은 저희에게 더욱 큰 고통으로 다가온다 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를 향해 어떤 말로도 저희 아이들을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저희는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라며 저희는 이태원 참사의 모든 진실이 진지하고 독립적이며 투명한 절차를 통해 밝혀지기를 요구한다 고 말했다. 또 어떤 책임이 인정돼야 하는지도 명확히 밝혀지기를 바란다 고 했다.
이태원참사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게네고 파스칼 씨가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4주기 기억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그는 유가족들에게 이러한 질문은 추상적인 문제가 아니다. 이 질문들은 저희 아이들의 기억과 존엄성에 관한 것 이라면서 반드시 답을 얻어야 할 중요한 의문들을 남겨 둔 채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 관한 것 이라고 했다.
이어 책임을 명확히 밝히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그러한 책임 규명이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조치로 이어져야 한다 면서 저희는 관계 당국이 굳은 의지를 가지고 이 작업을 계속해 나가고, 유가족들의 질문에 답하며 진실을 밝혀 달라는 저희의 요구가 정당한 것임을 인정해 주기를 바란다 고 했다.
파스칼은 한국이 제 아들 리마무를 죽음의 경위만으로 기억하지 않기를 바란다 며 한국과 맺었던 인연들이 아들의 삶과 역사의 한 부분으로 계속 남아있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리마무를 열정과 재능을 지닌 젊은 요리 예술가, 수많은 계획과 가능성을 품고 있던 청년으로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고 했다.
그는 끝으로 조사위 활동이 용기와 투명성, 굳은 위지를 바탕으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며 우리 아이들이 결코 숫자로만 남지 않도록, 아이들의 기억이 영원히 살아 숨쉴 수 있도록 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