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 3.2%↑ …30개월만에 최대폭 상승 [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석유류 물가가 거의 4년 만에 최대 폭 상승한 때문인데, 석유류 물가는 중동전쟁 여진으로 인한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은행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생활물가도 크게 올랐다. 주지하다시피 고물가는 중산층 이하의 시민들에게 재앙과도 같은 타격을 입힌다. 한편 한국은행은 7월 물가상승률이 6월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고, 정부는 하반기 물가상승폭을 3%대에서 묶을 계획이다.
석유류 가격 24.7%폭등하며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9(2020=100)로, 1년 전보다 3.2% 올랐다. 2023년 12월(3.2%)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2월 2.0%에서 3월 2.2%, 4월 2.6%로 높아지더니 5월(3.1%)에 이어 지난달에도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렸다. 석유류 가격은 24.7% 오르며 전체 소비자물가를 0.93%포인트(p) 상승시키는 효과를 냈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반인 2022년 7월(35.2%) 이후 가장 높았다.
휘발유는 전월에 이어 23.1% 올랐고, 경유(33.7%)는 2022년 7월(47.0%) 이후 가장 크게 뛰었다. 등유(23.1%)도 2023년 2월(27.1%) 이후 최대 폭 상승하면서 석유류 제품이 두루 올랐다.
내구재 중에선 신제품 가격 인상 등으로 컴퓨터(22.2%)와 대형승용차(3.5%)의 상승 폭이 비교적 컸다.
이에 따라 공업제품 전체가 4.4%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1.47%p 끌어올렸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3.2% 오르며 전체 물가를 0.24%p 밀어 올렸다.
이 가운데 농산물 물가는 1.1% 올랐다. 농산물 물가 상승률은 2∼5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가 5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파(37.1%), 쌀(11.7%)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소비자물가추이, 자료 : 국가데이터처
돼지열병 등 각종 전염병 여파로 공급량이 줄면서 축산물 물가 상승률도 6.2%로, 올해 3월(6.2%) 이후 최고다. 국산 쇠고기(7.5%), 돼지고기(4.5%), 달걀(10.3%), 수입 쇠고기(6.8%)의 상승세가 컸다.
수산물은 3.7% 상승했다. 전월비로 볼 때 고등어가 2.4% 오르는 등 환율 상승의 영향이 소폭 있었다고 데이터처는 설명했다.
서비스 물가는 2.6%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를 1.44%p 상승시켰다. 개인 서비스가 3.4% 상승했고, 공공서비스는 1.6% 올랐다. 공공서비스 중에선 국제항공료가 28.2%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유류 할증료 인상 여파로 국내항공료는 25.1% 올랐고, 국내 단체여행비(10.1%), 해외 단체여행비(24.3%)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인 서비스 중 외식은 2.6% 상승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석유류 물가가 거의 4년 만에 최대 폭 상승한 영향이다.2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 가격 알림판이 놓여 있다. 2026.7.2,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금리결정에 참고하는 생활물가도 치솟아
또한 자주 구매하는 품목 중심으로 구성돼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3.4% 올랐다.
생활물가는 2024년 4월(3.6%)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2월 1.8%에서 3월(2.3%), 4월(2.9%)로 확대되더니 5월(3.3%)에 이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생활물가는 금리 인상을 예고한 한국은행에서 주목하는 지표다.
‘밥상 물가’를 보여주는 신선식품지수는 0.4% 상승했다. 6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2.5% 올랐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가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류 물가가 크게 올랐고, 작황 악화로 농산물 물가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생활물가도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농축수산물 물가는 3.2% 오르며 전체 물가를 0.24%p 밀어 올렸다.사진은 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코너. 2026.7.2, 연합뉴스
이달에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 달 보다 꺾일 거라는 한은의 전망이 적중할까?
한편 한국은행은 2일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과 정부 물가안정 대책의 영향으로 6월보다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한은에서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6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폭도 커지면서 5월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총재보는 특히 생활물가 상승률도 3% 중반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취약계층의 생계비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 압력을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 확대가 상쇄하면서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원물가는 비용충격의 전이, 수요압력 확대 등으로 높은 상승률을 지속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갖고 물가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 3%방어에 사활을 건 정부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로 6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0.4%포인트(p)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고 2일 분석했다.
재경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3.2% 오른 것으로 집계된 것과 관련해 (석유) 최고가격제가 없었을 경우 물가상승률은 3.6%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은 이날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산업통상부, 국가데이터처 등 관련 부처를 모아 주재한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물가 동향을 점검하고 민생 부담 경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차관은 6월 소비자물가는 수산물 상승세가 둔화하고 가공식품도 안정적인 모습이지만 6월 초 채소 생육지연 및 출하 감소, 가축전염병 영향 등으로 인한 농축산물 상승, 석유류 상승세 지속 등으로 상승 폭이 소폭 확대했다”며 민생물가 안정 대책 과제를 신속하게 집행해 하반기 물가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하는 데 전 부처가 힘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의 정책은 차근차근 집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최근 7차 석유 최고가격을 리터당 150원 낮췄으며 최고가격 인하가 주유소 소매가에 신속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불공정행위 단속 등 시장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발표한 1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는 민생물가 안정 및 서민 부담 경감방안도 예정대로 추진한다. 이에 따라 7∼8월 중 대규모 농·축·수산물 할인행사가 열리고 신선란 2억개가 추가 수입된다.
정부는 품목별 할인 가격을 모니터링하고 할당관세의 효과 점검을 위해 농식품부·해수부·관세청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통관·유통점검을 한다.
3차 석유 최고가격제 실시 셋째 날인 12일 전국 주유소 평균 유가 상승세가 대폭 둔화한 가운데 서울 경유 가격은 전날 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윳값은 L당 1992.3원으로 전날보다 0.7원 올랐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2026. 04. 12. 연합뉴스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