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 아래 작지만 반가운 선물 솔개그늘 [사회혁신]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 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솔개그늘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솔개그늘 입니다.
한여름 뙤약볕이 도시를 달구고 있습니다.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일하던 택배 기사님과 이웃들이 택배차량이 만들어 준 작은 그늘에 모여 잠시 숨을 고릅니다. 누군가는 시원한 물을 마시고, 누군가는 손바람틀(부채)을 부쳐 주며 서로의 더위를 덜어 줍니다. 넓은 그늘은 아니지만 그 잠깐의 쉼이 다시 일어설 힘이 되어 줍니다. 이 바람빛(풍경)을 보고 있으면, 여름에는 큰 위로보다 작은 그늘 하나가 더 절실할 때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뙤약볕 아래 더욱 절실한 작은 그늘
곳에 따라 거의 날마다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건설 현장과 농촌, 택배와 배달 현장처럼 밖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온열질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도 한낮 작업을 줄이고, 충분한 물과 휴식, 그리고 그늘을 마련할 것을 거듭 당부하고 있습니다. 머리 위로 찌는 듯한 열기가 쏟아지는 여름날에는,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작은 그늘 하나가 생명을 지켜주는 무엇보다 값진 쉼터가 되곤 합니다. 이렇듯 뜨거운 여름의 한복판에서 고단한 삶의 걸음을 보듬으며, 오늘 우리가 마음 깊이 새겨볼 고운 토박이말이 바로 솔개그늘 입니다.
아주 작은 그늘도 귀했던 솔개그늘
솔개 는 소리개 의 준말입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를 가리키는 이름이지요. 솔개그늘 은 솔개가 날아가며 잠깐 드리우는 것처럼 아주 작은 그늘 을 뜻하는 고운 토박이말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솔개그늘 을 이렇게 풀이합니다.
솔개만큼 아주 작게 지는 그늘. 음력 이월 스무날에 날씨가 흐리면 풍년이 든다고 하며, 솔개의 그림자만 한 그늘만 끼어도 좋다고 한다.
옛말에 오뉴월 볕은 솔개만 지나도 낫다 라는 말도 있지요. 찌는 듯한 오뉴월 볕이 내리쬘 때에는 하늘을 스쳐 가는 솔개의 자그마한 그림자조차 몹시 귀하고 고맙다는 뜻입니다. 평소라면 눈길조차 주지 않을 작은 그늘이지만, 뙤약볕 아래서 땀 흘리는 이들에게는 그 조그마한 솔개그늘마저도 더없이 반갑고 고마운 선물이 됩니다. 그래서 솔개그늘 이라는 말은 단순히 작은 그늘을 가리키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요즘처럼 불볕더위로 숨이 턱턱 막히는 날에는 불볕더위에는 솔개그늘도 반갑고 고맙다 라는 말을 입안에 가만히 얹어 부려 써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 말에는 아무리 작은 도움이라도 절실한 사람에게는 생명을 살릴 만큼 큰 힘이 된다는 조상들의 세심한 눈길과 단단한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오늘 누군가에게 작은 그늘이 되어 준다는 것
우리도 살아가다 보면 한여름 들판 한가운데 서 있는 것 같은 날이 있습니다. 일은 끝이 없고, 마음은 뜨거운 볕에 달아오른 것처럼 지쳐 갑니다. 그럴 때 거창한 위로나 큰 도움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잠깐의 안부, 시원한 물 한 잔, 잠시 쉬었다 하세요. 라는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솔개그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시 그늘로 들어가 숨을 고르고 쉬는 시간은 게으름이 아니라 다시 걸어가기 위한 힘을 모으는 시간입니다.
[마음 나누기]
여러분은 솔개그늘 같은 작은 배려를 받아 본 적이 있으신가요? 또 올여름 불볕더위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먼저 내어줄 수 있는 작은 솔개그늘 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여러분의 경험과 생각을 함께 나누어 주세요.
[한 줄 생각]
불볕더위에는 솔개그늘도 반갑고 고맙다.
[오늘의 토박이말]
▶솔개그늘
뜻: 솔개만큼 아주 작게 지는 그늘
보기: 불볕더위에는 시원한 물 한 잔과 그늘막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솔개그늘이 되어 준다.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