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의 반격 … 중진 불출마” 압박 [사람들] 중진들에게 불출마와 선당후사를 요구할 수 있다면, 지도자 역시 당의 미래를 위해 걸림돌이 된다면 물러나겠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희생의 출발점이다.
정부·여당과 맞서 싸워도 시원찮을 판에, 연임 개헌을 도모하는 대통령과 골프를 치고 개헌을 주장하다니… 국민의힘 장동혁 당대표가 골프 회동에 참석한 중진 의원들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6·3 지방선거 이후 책임론과 지도부 교체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장 대표는 반성과 거취 표명 대신 오히려 ‘당 기강’과 ‘인적 쇄신’을 앞세우고 있다. 당원 중심의 쇄신을 명분으로 당협위원장 교체를 추진하는 한편, 비당권파 의원들에 대한 징계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당내 긴장감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현재 국민의힘 문제는 정당 쇄신의 출발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조차 찾지 못하고 있어 보인다. 선거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자신의 리더십에는 문제가 없었는지부터 돌아보는 것이 순서다. 그러나 지금 장 대표의 언어는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가’보다 ‘누가 당의 기강을 흐트리고 있는가’에 더 가까워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을 트집잡아 사퇴론을 제기하는 세력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진들의 총선 불출마까지 촉구한 것은 사실상 당내 반대 세력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중진들의 행보 역시 온전한 명분을 얻기는 어렵다. 당대표를 건너뛴 개별 정치 행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데다, 정작 ‘장동혁 이후’에 대한 뚜렷한 대안이나 구체적인 합의도 없이 현 지도부 흔들기에만 몰두한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장 대표가 당권파와 강성 당원층을 기반으로 버틸 수 있는 힘 역시 여기에 있다. 반대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그 목소리를 하나로 모을 대안과 구심점은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강을 세우고 인적 쇄신을 도모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비판을 잠재우고 반대파를 징계하는 것만으로 정당이 살아나지는 않는다. 진정한 쇄신은 권력 장악의 도구로 쓰일 때가 아니라, 지도자 자신이 똑같은 잣대 앞에 설 때 비로소 시작된다.
중진들에게 불출마와 선당후사를 요구할 수 있다면, 지도자 역시 당의 미래를 위해 걸림돌이 된다면 물러나겠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희생의 출발점이다.
거센 퇴진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강 잡기에만 몰두하는 장동혁 대표에게 다시 묻고 싶다. 지금 그토록 지키려는 것은 과연 당의 기강인가, 아니면 당신의 권력인가.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