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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윤 이종섭 도피 1심 무죄 …의문은 그대로

윤 이종섭 도피 1심 무죄 …의문은 그대로
[뉴스]
국민은 법원이 자신의 생각대로 판결해주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하되, 그 판단이 자신의 상식과 다르다면 왜 다른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 달라는 것이다. 법원의 판단이 언제나 국민의 생각과 같을 수는 없다. 국민이 유죄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법원이 유죄를 선고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형사재판에는 엄격한 증명의 원칙이 있고,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는 증거가 없다면 무죄를 선고하는 것이 법원의 책무다. 그럼에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가 11일 내린 1심 판결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 어렵다. 채상병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던 때, 수사 대상에 오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돌연 호주대사로 임명됐다. 수사를 앞둔 시점의 전격적인 인사였던 만큼 출국 과정에서부터 의혹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거센 비판 여론 속에 서둘러 귀국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 과정에 당시 대통령실과 법무·외교 라인의 고위 인사들이 관여했다는 사실 또한 이미 국민이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법원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해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장호진 전 외교부 1차관, 심우정 전 법무부 차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 6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물론 법원이 드러난 사실관계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사실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범인도피라는 범죄의 고의로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이 남긴 불편함은 무죄라는 결론 자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서 국민이 품고 있는 의문에 충분한 답을 주었느냐는 데 있다. 국민은 ‘수사를 앞둔 사람을 왜 해외 대사로 보냈는가’를 묻고 있는데, 법원은 ‘그것이 범인도피의 고의였다는 증거가 충분한가’를 묻고 있다. 두 질문은 법적으로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 차이를 설명하지 못한다면 국민에게는 법원이 사건의 본질을 외면한 것처럼 비칠 수밖에 없다. 사법부와 여론 사이의 간극은 언제든 존재할 수 있다. 오히려 사법부는 여론과 거리를 두고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사법부의 독립된 판단이 국민으로부터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판결이 국민의 상식과 다를 수 있다면, 그만큼 더 치밀하고 설득력 있는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판결에 대한 의문은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번진다. 국민은 법원이 자신의 생각대로 판결해주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하되, 그 판단이 자신의 상식과 다르다면 왜 다른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 달라는 것이다. 그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판결이 반복될수록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깊어지고, 그 불신이 쌓이는 만큼 사법개혁에 대한 요구 역시 계속될 수밖에 없다.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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