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메탄 2만3000곳 AI로 찾고, 브라질서 최대규모 ERW 계약 체결 [뉴스] 구글이 인공지능(AI)과 위성으로 온실가스 배출원을 찾아내는 데서 나아가 농업 현장에서 메탄을 직접 줄이고, 같은 땅에서 대기 중 탄소까지 제거하는 새로운 기후대응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위성으로 메탄 누출 지점을 정밀 추적해 온난화 효과가 큰 메탄을 즉각 줄이는 동시에, 수천 년간 대기에 남는 탄소는 암석풍화촉진(Enhanced Rock Weathering·ERW) 기법을 통해 영구 격리하는 방식이다.
구글이 인공지능(AI)과 위성으로 온실가스 배출원을 찾아내는 데서 나아가 농업 현장에서 메탄을 직접 줄이고, 같은 땅에서 대기 중 탄소까지 제거하는 새로운 기후대응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사진은 구글이 나사와 함께 한 AI 메탄탐지 지도./ 구글, 챗GPT
구글은 16일(현지시각) 탄소제거 스타트업 테라닷(Terradot)과 손잡고 브라질 남부 리우그란지두술 지역의 20만헥타르 이상 논을 대상으로 초대형 기후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는 구글이 체결한 탄소제거 계약 중 최대 규모이자, 전 세계 강화암석풍화 사업 중에서도 역대 최대다.
목표치는 2030년까지 메탄 100만tCO₂e(이산화탄소 환산톤)를 감축하고, 2040년까지 100만톤의 CO₂를 대기에서 직접 제거하는 것이다. 기존 구글-테라닷 간 계약 대비 제거 규모를 10배 키웠다.
불과 일주일 전 구글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공동 개발한 글로벌 메탄 탐지 AI 모델을 공개한 점을 감안하면, 구글의 기후 전략은 명확해진다. ‘배출량 사후 산정’ 중심에서 ‘누출원 정밀 탐색→현장 직접 감축→잔여 CO₂ 영구 제거’로 이어지는 기술 주도형 밸류체인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AI가 전문가보다 50% 더 찾아내…‘숨은 메탄’ 위성으로 정밀 타격
첫 단추는 정밀 측정이다. 구글리서치와 나사 JPL이 개발한 ‘MAPL-EMIT(Methane Analysis and Plume Localization with EMIT)’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초분광 관측장비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메탄 누출 지점을 자동으로 짚어낸다.
그동안 위성 영상에서 메탄 플룸(plume·퍼져나가는 가스 기둥)을 포착하려면 전문 분석관의 수작업 판독에 의존해야 했다. 반면 MAPL-EMIT은 360만 개의 물리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학습해 전문가가 판독한 플룸의 84%를 감지해냈다.
구글 리서치자료에 따르면, 1100개 관측 장면을 분석했을 때 사람이 찾은 것보다 50%나 많은 잠재적 누출원을 확보하며 전 세계에서 2만3000개 이상의 플룸을 추가 탐지했다. 글로벌 최대 배출 매립지 25곳 중 24곳을 잡아내는 성과도 냈다.
단순 시각 판독을 넘어 각 픽셀의 빛 스펙트럼과 바람에 따른 확산 형태를 복합 분석해 농도 변화와 배출 진원지를 동시 계산한다. 구글은 해당 메탄 플룸 데이터베이스를 구글 어스 엔진에 올리고, 학습 모델은 캐글(Kaggle), 추론 도구는 깃허브(GitHub)에 전면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기업이나 규제 당국의 자체 공시에만 의존하던 온실가스 검증이 객관적인 위성·AI 데이터 체제로 재편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물 빼서 메탄 막고, 돌가루 뿌려 CO₂ 지운다…‘일석2조’ 브라질 모델
탐지된 가스를 현장에서 없애는 두 번째 단계는 브라질 논에서 전개된다. 논은 물이 찬 혐기성(산소 부족) 환경에서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며 막대한 메탄을 뿜어낸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논농사는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의 약 10~12%를 유발한다.
테라닷은 현지 농가에 물을 상시 채워두는 대신 주기적으로 빼서 마르게 하는 ‘간헐적 관개(AWD, Alternate Wetting and Drying)’ 방식을 이식한다. 물을 비우는 과정에서 토양에 산소가 공급돼 메탄 생성균의 활동이 억제되며, 농업용수 소모도 대폭 줄어든다. 이는 기존 대기 메탄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발생 자체를 차단하는 ‘배출 회피(methane avoidance)’ 전략이다. 메탄은 100년 기준 온난화 지수가 CO₂의 약 30배에 달해 단기 억제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세 번째 단계인 탄소제거는 같은 논바닥에 화산암 가루를 살포하며 완성된다. 빗물 속 CO₂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탄소를 흡수하는 자연 풍화 작용을 인위적으로 가속한 ‘암석풍화촉진(ERW)’ 기술이다. 현무암을 미세하게 부숴 표면적을 극대화한 뒤 논에 뿌림으로써, 물 관리로 메탄을 피하고 돌가루로 대기 중 CO₂를 광물 형태로 영구 흡수하는 이중 효과를 노린다.
구글 탄소제거 책임자인 랜디 스팍(Randy Spock)은 이를 두고 메탄 감축과 탄소제거를 대규모로 동시 적용한 최초의 사례이자 글로벌 확산을 위한 표준 템플릿”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브라질 150만㏊ 농지는 물론 인도와 베트남 등 주요 쌀 생산국으로 이식한다는 구상이다.
전력 먹는 하마 된 AI 데이터센터…기후기술 ‘규모의 경제’로 돌파
프로젝트의 성패는 측정·보고·검증(MRV)에 달려 있다. 논 메탄은 토양과 기온에 민감하고, 암석의 탄소 흡수량 역시 정밀 산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테라닷은 탄소 격리 실적을 제3자 독립 인증을 거쳐 등록하는 절차를 도입하고, 1만 년 이상 저장 효력을 입증해 이중 계상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비용 장벽도 넘어야 한다. 구글이 2024년 테라닷과 맺은 계약은 톤당 약 300달러(약 42만원) 수준이었다. 테라닷 측은 이번 사업의 단가가 종전보다 낮아졌으나, 시장 상용화 기준선인 톤당 100달러(약 14만원)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고 설명했다. 농지 집약 방식을 통해 부대비용을 털어내려는 배경이다.
구글이 기후기술을 대형화하는 이면에는 가파르게 팽창하는 AI 인프라가 자리 잡고 있다. 고성능 AI 데이터센터 가동으로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이 급증하면서 빅테크에 대한 감축 압박 수위도 최고조에 달했다. 구글 2026 환경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은 2025년 한 해에만 12GW 이상의 청정에너지 구매 계약을 맺었으나,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모든 온실가스 상쇄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직접적인 제거 기술 확보로 눈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