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참여 기후클럽, 국가별 탄소회계 ‘호환’ 가이드 만든다…기업 중복보고 부담 줄일까 [환경]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이 국가마다 다른 탄소배출량 산정·보고 체계를 연계하기 위한 공동 가이드 마련에 나선다. 여러 국가에서 사업하거나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이 같은 배출정보를 각국 기준에 맞춰 반복 산정하고 검증하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지난 8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과 기후클럽(Climate Club)의 탄소회계 공동성명과 자발적 상호운용성 기술 가이드라인 협의에 착수했다. 기후클럽에서는 그동안 국가별 탄소회계와 측정·보고·검증(MRV) 체계를 서로 연계하기 위한 기술적 논의가 진행돼 왔다. 이에 EU는 그동안 이어진 기술 논의를 바탕으로 공동성명과 기술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기후클럽은 산업부문 탈탄소화를 위한 정부 간 협의체로 한국, EU, 독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50개 국가·지역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주요 논의를 조율하는 운영위원회(Steering Group)에도 참여하고 있다.
국가마다 다른 탄소배출 산정 기준 맞춘다…중복보고 부담 완화
클라이밋 클럽 로고/Climate Club
기후클럽은 한 국가에서 산정한 탄소배출 데이터를 다른 국가의 제도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산정 기준과 데이터 구조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가별 MRV는 배출량 산정 범위와 산정 방법, 생산량 기준, 검증 방식 등에 차이가 있다. 같은 생산시설에서 발생한 배출량도 적용하는 제도에 따라 데이터를 다시 계산하거나 추가 검증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4월부터 기후클럽의 국가 간 MRV 상호운용성 개선 작업을 지원해왔다. 배출량 산정 방법과 보고·검증 기준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하고, 한 제도에서 생산된 데이터를 다른 제도의 기준에 맞춰 변환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 기준과 환경제품성적표지(EPD) 등 기존 탄소정보 체계를 활용해 국가 간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항목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기업이 이미 산정·검증한 탄소정보를 여러 국가의 제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 국가별 중복 보고와 검증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다.
CBAM 적용 산업 우선 논의…韓 철강·시멘트 기업 부담 줄어드나
기후클럽은 산업부문 탈탄소화를 위한 정부 간 협의체로 한국, EU, 독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50개 국가·지역이 참여하고 있다./챗GPT
기후클럽은 철강과 시멘트 등 탄소집약 산업을 중심으로 탄소회계 기준을 수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해당 산업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의 탄소무역규제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기에 국가마다 산정 기준이 다를 경우 기업의 중복 산정과 추가 검증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클럽은 MRV 상호운용성이 높아지면 기업의 보고비용을 줄이고 국가별 탄소가격제의 비교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지난 5월 열린 기후클럽 회원국 회의에서도 배출량 산정 경계를 명확히 하고 국가별 MRV의 비교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국내 철강·시멘트 기업의 경우, 한국 배출권거래제(K-ETS)에 사용하는 사업장 배출정보와 해외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별 탄소정보를 각각 관리하고 있다. 향후 국가별 MRV 간 호환 기준이 마련되면 국내에서 산정·검증한 탄소데이터를 해외 제도에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현재 논의는 비구속적 공동성명과 자발적 기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단계다. 이를 실제 탄소가격제나 무역규제에 어떻게 적용하고, 국가별 탄소데이터를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지는 후속 협의에서 정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