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온실가스 배출량 1년새 18% 증가...기준연도 대비 80% 폭증 [환경] 구글의 기후변화 대응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AI 확대를 위한 데이터 센터 건설과 하드웨어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구글이 내걸었던 ‘2030년 넷제로’ 목표 달성도 사실상 미뤄지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글이 30일(현지시각) 발표한 연례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의 2025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370만tCO₂e로, 전년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보고서에서 밝힌 증가율 1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기준연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누적 배출량이 무려 80% 이상 폭증했다. 당초 구글은 2030년까지 직·간접 배출량을 2019년 대비 절반으로 감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구글의 2026 환경보고서/ 구글 홈페이지
구글, AI 확장에 전력 수요 37% 급증…넷제로 목표 ‘흔들’
배출량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은 AI 데이터 센터 확충에 들어가는 대규모 인프라다. 컴퓨팅 하드웨어와 데이터 센터 건설에 필수적인 철강, 콘크리트 등 원자재 소비가 늘어난 것이 발목을 잡았다.
구글의 전력 수요는 지난해에만 37% 급증하며 역사상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9년 이후 구글의 제품과 서비스가 소비한 전력량은 무려 250%나 늘어났다.
구글은 보고서를 통해 환경 영향을 줄이겠다는 장기적 약속은 변함없지만, 기술의 급격한 변화 속도를 전력망의 진화가 따라오지 못하면서 우리의 진전이 제약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청정 에너지 35GW 확보에도 ‘AI 전력 폭식’ 감당 못 해
그나마 공격적인 재생에너지 투자가 최악의 상황을 막았다는 것이 구글측의 설명이다. 구글은 태양광, 풍력, 지열, 원자력 등 전 세계적으로 총 35GW 이상의 청정 에너지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자체 칩(TPU) 고도화와 소프트웨어 효율성 개선을 지속해 왔다고 밝혔다. 실제 2025년에만 12GW 규모의 신규 청정에너지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회사 역사상 최대의 연간 계약규모다.
구글은 이러한 투자가 없었다면 2025년 탄소 발자국이 현재의 5배에 달했을 것 이라고 추정했다. 자체 데이터 센터의 경우 업계 평균보다 오버헤드 에너지를 83% 적게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구글은 2025년 하드웨어 효율, 소프트웨어 효율, 청정에너지 조달 등으로 5800만tCO₂e 이상의 배출을 회피했다고 밝혔다.
물 관리 측면에서도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 구글은 2025년 한 해 동안 77억갤런(약 291억리터)의 물을 보충해, 자사 담수 소비량의 78%를 상쇄했다고 밝혔다. 구글의 최종 목표는 소비량의 120%를 환원하는 것이다. 경쟁사인 MS나 아마존과 달리 물 효율성 지표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사업장별 물 사용량은 투명하게 밝히고 있다.
구글의 이번 발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 올해 가장 먼저 나온 기후 성적표다. AI 데이터 센터로 인한 전력 가격 상승과 무분별한 용수 취수는 현재 미국 전역의 지역 사회에서 강한 반발과 감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글은 AI가 오히려 기후 변화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구글 어스맵의 경로 최적화, 네스트(Nest) 스마트 온도조절기, 솔라API 등 9개 주요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와 기업이 2025년 한 해 동안 감축한 이산화탄소 환산량이 4100만 메트릭 톤에 달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했다. 이는 구글 자체 탄소 발자국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시간당 매칭 증서 도입, 24시간 배터리 및 핵융합 계약까지 ‘정면 돌파’
구글은 전력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기술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2025년부터 ‘시간 단위 환경 속성 인증서(Granular Certificates)’를 도입했다. 이는 온실가스 프로토콜(GHG Protocol)의 스코프 2(간접배출) 회계 규칙 개정 움직임에 맞춘 것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없는 시간대에도 원자력이나 지열, ESS를 통해 24시간 무탄소 에너지를 시간별로 매칭하는 방식이다. 케이트 브란트(Kate Brandt) 구글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는 새로운 시장인 만큼 규모를 키우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전력망 안정성을 위해 데이터 센터에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시장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차세대 기후 기술로 이를 대체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구글은 아일랜드에서 액체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최대 24시간 동안 전력을 저장하는 배터리 개발사인 에너지돔(Energy Dome)의 기술을 도입하는 상업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미국 아이오와주의 가동 중단된 원전 재가동을 지원하고, 테네시주에서는 소형모듈원전(SMR) 프로젝트를 착공했다. 더 나아가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즈(CFS)와 200MW 규모의 핵융합 에너지 직접 오프테이크(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브란트 CSO는 우리가 필요한 기가와트(GW) 규모의 청정 전력을 적기에 배치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차세대 에너지 기술의 스케일업이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