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익 21% 감소·GM 16조원 구조조정…전기차 둔화에 갈린 완성차 전략 [뉴스] 현대차·GM·테슬라는 전기차 둔화에 대응해 각각 하이브리드 확대, 생산능력 축소, AI·로봇 투자로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 출처=현대자동차
완성차업계가 전기차 투자 재편에 들어갔다.
블룸버그는 지난 21~23일(현지시각) GM과 테슬라, 현대자동차의 2분기 실적을 잇달아 보도했다. GM은 전기차 생산능력을 줄였고, 테슬라는 인공지능(AI)과 로봇 투자를 확대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판매로 버텼지만 관세와 중국 부진에 이익이 감소했다.
전기차 확대에 집중했던 완성차업계가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지키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GM, 109억달러 들여 전기차 생산능력 재조정
GM은 전기차 투자 축소 과정에서 2분기에 23억달러(약 3조3739억원)의 비용을 반영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누적된 관련 비용은 109억달러(약 15조9892억원)로 늘었다.
비용은 생산능력을 줄이고 기존 계약과 공급망을 정리하는 데 들어갔다. 협력업체 관련 현금 비용은 9억달러(약 1조3202억원)였다. 전기차 생산계획이 축소되면서 부품 공급계약과 생산 물량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다. 다만 GM은 위약금이나 설비 보전금 등 구체적인 지급 명목은 공개하지 않았다.
배터리 공급망 규모를 줄이는 데도 7억달러(약 1조268억원)를 반영했다. 전기차 투자를 줄이는 과정에서도 계약 조정과 생산설비 재편에 대규모 비용이 든 셈이다.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1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생산능력과 제조 거점을 정책 변화에 맞게 조정하는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비슷한 움직임은 다른 완성차업체에서도 나타났다. 혼다는 새 전기차 모델 출시 계획을 철회하며 90억달러(약 13조2021억원)의 비용을 반영했다. 포드는 여러 전기차 모델 출시를 중단하며 195억달러(약 28조6046억원)를 비용으로 처리했다. 세 회사가 반영한 전기차 관련 구조조정 비용은 390억달러(약 57조2091억원)를 넘는다.
GM은 전기차 생산능력을 줄이는 동시에 수익성이 높은 대형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제이콥슨 CFO는 이를 정책 변화에 맞춘 생산능력 재조정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 AI·로봇에 37조원 투자…현금흐름은 악화
GM이 전기차 생산능력을 줄인 것과 달리 테슬라는 AI와 로봇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설비투자에 250억달러(약 36조6725억원) 이상을 쓰겠다고 밝혔다.
투자 대상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자율주행차 사이버캡, 로보택시, AI 연산시설이다. 자동차 판매에 의존하던 사업구조를 AI와 로봇 중심으로 넓히려는 전략이다.
하지만 투자 확대를 뒷받침할 현금흐름은 악화됐다. 2분기 잉여현금흐름은 10억9000만달러(약 1조598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테슬라가 현금을 소진한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자동차 판매량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떨어졌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33센트로 시장 예상치인 51센트를 밑돌았다. 할인과 인센티브를 늘리면서 차량 평균 판매가격이 낮아진 영향이다.
고가 차종인 모델S와 모델X 생산 중단도 이익을 끌어내렸다. 운영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47% 늘어난 43억5000만달러(약 6조3810억원)를 기록했다. 자동차 사업의 이익은 줄어든 반면 신사업 투자 부담은 커졌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2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낭비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설비투자를 최대한 빠르게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AI와 로봇 사업이 언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질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캐나코드 제뉴이티의 조지 지아나리카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정체된 마진과 장기 투자에 따른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 측정하기 어려운 일정에 의존한 성장 계획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적 발표 다음 날 테슬라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15% 급락했다.
현대차, 하이브리드로 버텼지만 관세·중국에 발목
현대차는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했다. 2분기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동화 차량은 전체 글로벌 판매의 약 27%를 차지했다.
매출은 49조2000억원으로 2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조85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줄었다. 판매량 감소와 관세 부담, 인센티브 확대가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미국 관세 비용은 2분기에 9000억원 발생했다. 1분기 8600억원을 더하면 상반기 누적 부담은 1조7600억원에 달한다. 북미 판매가 늘었지만 관세 부담이 이익을 깎아낸 것이다.
지역별 판매 실적도 엇갈렸다. 중국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33% 급감했고 유럽 판매도 약 7% 줄었다. 반면 북미 판매는 약 4%, 인도 판매는 7.4% 증가했다. 중국과 유럽의 부진을 북미와 인도가 일부 만회했다.
이승조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란 분쟁 등 지정학적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전기차 공세가 자동차 수요 증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전기차만 밀어붙이기보다 하이브리드 판매와 지역별 수요 대응으로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다. 다만 관세 부담과 중국 업체의 가격 공세가 이어지면 배터리 발주와 생산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블룸버그는 현대차의 이번 실적이 불확실성이 커진 사업 환경에서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업체가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