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이란 제재 동참하라 vs 이란 동참하면 우리 적 [국제] 22일 이란 테헤란의 한 가판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페르시아어로 제재의 빈 총 이란 제목의 이란 일간지 함샤흐리가 전시돼 있다. 이 신문은 트럼프가 이란에 대해 가한 새로운 가혹한 경제적 위협을 보도했다. 2026. 08. 22 [EPA=연합뉴스]
우리는 모든 나라에 선언한다. 미국이 벌이는 경제 전쟁에 가담하지 말라. 우리에 대한 경제 제재 실행에 동참하는 어떤 나라도 적으로 간주할 것이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토요일인 22일 저녁 국영 TV에 출연해 이렇게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란에 대한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 전쟁 을 선포하며 전 세계에 대이란 교역 전면 중단을 압박했고, 이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20일 CNBC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동맹국과 나머지 세계는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다. 우리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거나 라면서 택일 을 강요한 데 대한 이란의 대응이다.
레자이는 이란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출신으로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군사고문을 맡아오다가 지난 9일 국가 안보 책임자인 SNSC 사무총장에 임명된 대미 초강경파다. 이란의 IRNA와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레자이는 이날 해상 봉쇄가 지속된다면 우리는 어떤 경로로든 페르시아만의 석유가 단 한 방울도 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다. 나아가 우리는 아직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공격하지는 않았지만, 적대적 행위가 지속된다면 그 옵션은 여전히 열려 있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의 대항은 지진과 같을 것이다 라고 주장했다.
실용적 협상파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1일 이란 의사협회 총회 연설에서 60일의 기한이 만료된 미-이란 간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를 훌륭하고 가치있는 것 이라고 자평한 뒤, 이를 두고 미국에 양보했다고 비난하는 이란 의회 내 강경파를 향해 이 합의에서 항복을 뜻하는 단 하나의 조항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의무 사항은 상대방(미국)과 관련된 것이다 라고 맞섰다. 2026. 08. 21. 이란 메흐르 통신 캡처. 시민언론 민들레
미국, 24일 대이란 추가적 경제 제재 발표
이란 제재 실행에 동참하면 적으로 간주
미국은 월요일인 24일 이란에 대한 추가적 경제 제재의 세부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앞서 트럼프는 중국을 포함한 이란의 교역 파트너들을 향해 자국의 금융기관과 기업, 공항, 혹은 정부 기관이 어떤 형태로든 이란에 생명줄을 허용한다면 어느 나라든 중대한 경제적 결과에 직면할 것이다 라고 썼다. 구체적 사례로 석유 밀수, 통화 스와프, 현금 이전, 환전소, 선박 등록, 위장기업 등을 거론한 뒤 이 모든 건 당장 중단해야 한다 고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21일 또다시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의 영토 로 간주한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에서 행한 달린 그레이엄 후보 지원 연설에서 지금은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의 영토로 여기고 있기에 우리가 승리한 것인지조차 모르겠다 고 말했다. 앞서 14일에는 종전 이후 호르무즈를 미국 영토로 선언할 것 이라고 했고, 18일에는 트루스 소셜에 새 미국 영토 란 표제가 붙은 호르무즈 이미지를 게시했다.
레자이 등 대미 강경파의 목소리가 훨씬 우세하지만, 현시점에서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실용적 협상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1일 이란 의사협회 제31차 총회 연설에서 우리가 힘과 존엄을 갖춘 위치에 있는 지금 전쟁을 끝내는 게 올바른 길 이라며 전 세계가 우리의 승리를 인정하고, 미국이 모든 규칙을 어긴 채 우리의 학교, 병원. 인프라를 공격해 미움을 받고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 본인의 트루스 소셜에 새 미국 영토 란 표제가 붙은 호르무즈 이미지를 게시했다. 2026. 08. 18 시민언론 민들레.
트럼프 호르무즈는 미국 영토 거듭 주장
이란 대통령 힘 있는 지금 전쟁 끝낼 때
종전을 주장하는 실용적 협상파로 분류되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60일의 기한이 만료된 미-이란 간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를 훌륭하고 가치있는 것 이라고 자평한 뒤, 이를 두고 미국에 양보했다고 비난하는 이란 의회 내 강경파를 향해 이 합의에서 항복을 뜻하는 단 하나의 조항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의무 사항은 상대방(미국)과 관련된 것이다 라고 맞섰다. 페제시키안은 이란 내부의 모든 불화가 이기심과 사리사욕 에서 비롯된다면서 우리는 서로 다른 취향을 받아들여야 하며, 함께하면 강력하고 분열하면 파멸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 고 말했다.
23일 이슬람 공화국 창시 이념에 대한 충성 서약식에서 그는 정부는 전쟁, 제재, 다양한 압박, 지속적 암살 행위뿐 아니라, 물과 전기, 가스, 연료, 환경, 금융 시스템 등에서 심각한 불균형 문제에 직면해 왔다 면서 적들은 자신들의 압박과 행동으로 이란의 붕괴를 상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란 민족의 힘과 단결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인물은 이란 협상단장을 맡았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다. 갈리바프 의장도 전쟁을 겪은 입장에서 우리는 평화의 진정한 가치를 잘 안다 며 우리가 아무리 많은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다면, 또 국가에 자금이 돌지 않고 경제가 성장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발전을 이룰 수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WSJ는 이란의 최고위 정치인들 은 6개월 된 전쟁을 끝내고 마비된 경제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더욱 강경해지는 매파들에 공개적으로 맞서고 있다 고 풀이했다.
미국 국방부(전쟁부) 건물인 펜타곤 전경. 2026. 07. 15 [AP=연합뉴스]
UAE는 이란과 교역 중단, 중국은 동참 거부
세계 대부분 나라, 침묵하며 사태 전개 관망
이렇듯 미국과 이란 모두 적이냐, 파트너냐 를 택일하라고 압박 중인 가운데,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중 가장 친미적이고 이란과 가장 적대적인 아랍에미리트(UAE)가 트럼프의 경제 전쟁 선언 당일인 19일 성명을 통해 이란군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난하고 이란과의 모든 무역, 상업 교류, 금융 거래를 무기한 중단한다 고 선언했다. UAE는 이란의 외화 조달과 세계 교역망 접근에 핵심 통로 역할을 하는 바람에 이란의 허파 라고 불리기도 했다.
트럼프의 대이란 경제 전쟁의 성공 여부는 중국, 러시아, 튀르키예, 이라크, 걸프 국가 등 이란의 주요 교역국들의 협조에 달려 있다. 이란의 최대 교역국이자 주요 석유 구매국으로서 이란의 핵심 자금줄 노릇을 해온 중국의 향배가 특히 중요하다. 시장분석업체 케플러 자료를 보면, 중국은 2025년 이란의 해상 수출 원유의 80%를 사들였다. 양국의 교역 규모는 원유를 빼고도 약 100억 달러(약 13조 9000억 원)로 추산됐다. 세계의 대부분 나라들이 침묵을 지키며 사태 전개를 관망하고 있지만, 중국은 제재 동참에 거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열심히 얘기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뒤에서 미소짓고 있는 시진핑 중국 주석. 영국 이코노미스트 2026년 4월 1일자.
중국 불법적, 일방적 이란 제재 반대
GT 미국의 곤경, 큰 주먹 집착서 비롯
중국 정부의 첫 반응은 우회적인 거절 이었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이튿날인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경제 전쟁 선포와 동참 위협에 대한 중국 입장을 묻자 즉답은 피한 채 제재와 압박 전술은 해결책이 아니다. 중국은 관련국들이 책임 있게 행동하고 정치적·외교적 접근법을 견지할 것을 촉구한다 라고 답변했다.
21일 브리핑에선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린 대변인은 군사적 수단과 제재는 긴장을 악화하고 상황을 격화시킬 뿐이며, 어느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모든 관련 당사국이 대화와 협의를 통해 이견을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고 대답했다.
뒤이어 미 재무장관의 제재 동참 요구에 대한 중국 입장을 묻자, 린 대변인은 중국은 국제법적 근거가 없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못한 불법적 일방적 제재에 반대하며, 모든 관련 당사국이 책임 있는 조치를 하고 정치적·외교적 수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고 밝혔다. 트럼프가 선포한 이번 대이란 경제 전쟁은 불법적이고 일방적 제재 인 만큼 중국은 반대한다고 못 박은 것이다.
미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아르헨티나 연안을 지나가고 있다. 2024. 05. 30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GT)의 비판 논조는 더 거셌다. GT는 중국은 이란 문제에 대한 미국의 무모한 게임에 동조하지 않을 것 이란 21일 자 사설을 통해 이른바 경제 D-데이 작전은 미국의 전략적 곤경이 바로 큰 주먹 에 대한 집착과 복종을 거부하는 자들을 굴복시킬 방법은 언제나 있다 는 근거 없는 자만심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 미국이 제멋대로 계속 압박 가한다면, 더 오래 갇히고 더 깊이 빠져들 뿐이다 라고 지적했다.
GT는 단순히 경제적 압박을 확대하는 것은 갈등을 연장하고 모든 측의 손실을 늘릴 뿐이다. 전 세계가 이를 똑똑히 보고 있다 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의 무모한 게임 에 동조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 역시 워싱턴의 편에 서지 않을 것이다. 도덕적, 법적, 실무적 관점에서 볼 때 일방적 제재를 강화하는 건 정당성도 실현 가능성도 없다 라고 주장했다.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