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별들을 벗 삼아 쉬어가는 시간 들살이 [환경]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 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들살이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들살이 입니다.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골짜기 사이를 맑은 시냇물이 잔잔히 흐르고 있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스며든 햇살은 작은 천막 하나를 따뜻하게 비추고, 그 앞에 둘러앉은 가족들은 시원한 음료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웁니다. 바람은 풀잎을 스치고, 새들은 하늘을 가로지릅니다. 복잡한 도시를 잠시 떠나 자연의 숨결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편이 한결 가벼워지는 듯합니다.
여름 말미, 자연으로 떠나는 사람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자연휴양림과 국립공원 야영장이 예약으로 붐비고 있다는 기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산과 강, 바다를 찾아 잠시 일상을 벗어나 쉬려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겠지요. 앞서 함께 나누었던 토박이말 말미 가 휴가 를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인데, 올 여름 말미에는 자연 속으로 떠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럴 때 흔히 캠핑 간다 고 말하지만, 오늘은 뜻도 쉽고 정겨운 토박이말 들살이 를 함께 떠올려 써 보면 좋겠습니다.
자연에서 살아 보는 시간, 들살이
잘 아시다시피 요즘은 대부분 캠핑 이라는 말을 씁니다. 조금 나이가 있는 분들은 야영 이라는 말도 익숙할 것입니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들살이 를 휴양이나 훈련을 목적으로 야외에 천막을 쳐 놓고 하는 생활 이라고 풀이하고 야영 , 캠핑과 비슷한 말이라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들살이 는 들+살이 의 짜임으로 된 말이며, 말 그대로 들이나 산, 강가 같은 자연에서 천막을 치고 쉬거나 자며 지내는 일입니다. 들 은 자연을, 살이 는 살아가는 일을 뜻합니다. 그래서 들살이 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 속에서 하루를 보내며 바람을 맞고, 새소리를 듣고, 별을 바라보는 모습이 저절로 떠오릅니다. 들온말(외래어) 캠핑 도 좋지만, 들살이 라고 하면 우리말만으로도 그 바람빛(풍경)과 느낌이 한층 따뜻하게 살아납니다. 이번 여름에는 캠핑 가자. 대신 들살이 가자. 라고 한 번 해 보면 어떨까요?
잠시 쉬어 가는 것도 잘 살아가는 일입니다
우리 삶도 쉼 없이 달리기만 하면 금세 지쳐 버립니다. 일을 잘하는 것만큼 잘 쉬는 것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들살이는 단지 천막을 치고 하루를 보내는 일이 아닙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자연의 시간에 나를 맡겨 보는 일입니다. 숲의 바람을 느끼고, 물소리를 듣고,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는 동안 마음도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올여름에는 멀리 떠나지 못하더라도 가까운 숲이나 강가에서 잠시 쉬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음 나누기]
여러분은 올여름 들살이를 계획하고 계신가요? 기억에 남는 들살이 추억이 있다면 함께 들려주세요. 또 둘레 사람들에게 캠핑 대신 들살이 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들려준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함께 나누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캠핑 이라는 외래어 대신 들살이 라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자라나는 아이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부려 쓰기 위해 어떤 다정한 마음을 모으면 좋을지 여러분의 고운 생각을 나누어 주세요.^^
[한 줄 생각]
아름다운 우리말은 쓰는 사람이 있을 때 살아남습니다. 올 여름 말미에는 캠핑 대신 들살이 를 떠나 보세요.
[오늘의 토박이말]
▶들살이
뜻: 휴양이나 훈련을 목적으로 야외에 천막을 쳐 놓고 하는 생활
보기: 올 여름 말미에는 온 식구들이 숲으로 들살이를 떠나 별을 바라보며 하루를 보냈다.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