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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감옥에 갇혀 고문당하는 팔레스타인 미성년 수인들

감옥에 갇혀 고문당하는 팔레스타인 미성년 수인들
[뉴스]
눈가리개를 한 채 이스라엘군에 붙들려가는 팔레스타인 소년 ⒸSamidoun 15세 자이드(Zaid)는 서안지구 라말라에 사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2025년 2월 26일 한밤중에 이스라엘 군인 50명이 몰려와 집 대문을 강제로 여는 한바탕 소란 끝에 10개월 동안의 악몽이 시작됐다. 체포 이유는 당사자인 자이드는 물론 그의 부모도 알 수 없었다. 자이드 소년이 붙잡혀 가지 않으려고 몸부림치자, 군인들은 그를 무자비하게 때렸다. 어머니가 그만 때리라고 사정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이스라엘 군 기지로 붙잡혀 간 자이드에게 심문관은 그가 하지도 않은 일을 자백하라고 윽박질렀다. 그가 바라는 답은 내가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돌을 던졌다”는 한 마디였다. 몇 시간 동안 폭행이 이어졌다. 견디다 못한 자이드는 어쩔 수 없이 돌을 던졌어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스라엘의 진보 언론 +972의 관련 기사를 보자. [베이트 엘 군사 기지에서 한 지휘관(심문관)이 자이드에게 체포된 날 무슨 일을 했는지 물었다. 자이드는 친구들과 함께 있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지휘관은 네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군 이라고 말했다. 그때부터 구타가 시작됐다. 갈비뼈 두 개가 부러졌다. 너무 아파서 숨을 쉴 수가 없었어요. 그때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버렸죠. 돌을 던졌다고 하자 그들은 구타를 멈췄어요. 그때서야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했다는 걸 알았죠.” 그는 서명할 서류를 건네받았다. 히브리어를 못 해서 무슨 내용인지 물어봤더니, ‘아무 말 말고 서명만 하라’고 하더군요. ] (https://www.972mag.com/palestinian-children-prisoners-israeli-jail/) 자백의 대가는 어린 소년에게 혹독했다. 그 자백으로 정식 기소가 됐고 감옥에서 무자비한 경비원들의 되풀이되는 폭행에 시달려야 했다. 2023년 10월 7일 전쟁이 터진 뒤엔 급격히 줄어든 배식량으로 굶주림의 고통을 받았다. 풀려난 뒤 그는 지난 10개월 동안의 악몽을 돌아보며 잘라 말했다. 다시 감옥으로 돌아가느니 차라리 죽어버리겠어요.” 돌 던지고 ‘안보상 이유’로 갇힌 청소년들 자이드 소년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벌어진 전쟁 뒤 붙잡혀 간 수백 명의 미성년자들 가운데 하나다. 자이드의 체포와 심문, 자백을 받아내 수감시설에 갇히게 되는 과정을 다른 어린이 수감자들도 마찬가지로 겪었다. 변호사가 옆에서 도움을 주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미성년 구금자들은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 법정 언어로 가득찬 서류에 서명하도록 강요받는다. 어느 날 갑자기 가족과 사회로부터 분리돼 학교 교육을 받을 기회마저 빼앗긴 미성년자들이 감옥 안에 고립되는 과정은 이스라엘의 억압체계(군, 경찰, 감옥)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인권단체들은 지적한다. 아다미르(Addameer)는 서안지구 라말라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제1차 인티파다(intfada, 저항 봉기, 1987-1993)이 한창 벌어지던 1991년부터 지금껏 35년 동안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의 인권상황을 살펴보고 법률적 지원을 해 왔다. 아다미르가 이스라엘 교정청(IPS) 자료를 인용한 최근 집계(2026년 10월5일)에 따르면, ‘안보상의 이유’로 갇힌 팔레스타인 미성년 수감자 숫자는 350명이고 이 가운데 행정구금자는 180명이다. 이들은 3개의 감옥(오페르, 메기도, 다몬)에 나뉘어 갇혀 있다. (https://addameer.ps/) 미성년 수감자 숫자는 2023년 10월 전쟁이 터지기 직전의 156명에 견주어 200명쯤이 더 늘어났다. 3년 전 하마스의 10.7 기습공격 뒤 마구잡이 체포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덩달아 미성년 수감자도 늘어났음을 말해 준다. 미성년 수감자의 최저 연령은 14살이었다. 하지만 2024년 11월 7일,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는 국제 아동인권 기준에 어긋나는 새로운 법을 통과시켜 14세 미만 팔레스타인 어린이의 투옥도 가능해졌다. 미성년 수감자 가운데 장기수들도 여럿이다. 무함마드 잘바니(Mohammad Zalbani)는 동예루살렘 슈아파트 난민촌 출신으로, 2023년 2월 13일 체포될 당시 13세였다. 동예루살렘 검문소에서 이스라엘 국경경찰 아실 사와에드를 칼로 찔렀고, 그 혼란 속에서 민간 보안요원이 실수로 쏜 총에 아실이 허벅지를 맞아 과다출혈로 숨졌다. 무함마드는 18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참고로, 2026년 10월 현재 이스라엘 감옥에는 9300명이 갇혀 있다. 유형별로 나누면, ▲형사절차 없이 행정구금 명령에 따른 구금자 3101명 ▲주로 가자지구 출신으로 불법전투원수용법에 따른 구금자 1419명, ▲미성년자 350명, ▲여성 90명이다. 그동안 4차에 걸쳐 인질-포로 교환 등으로 풀려난 사람들까지 합쳐, 지난 3년 동안 체포돼 길든 짧든 수감시설에 갇혔던 사람들 숫자는 2만 6000명에 이른다. 위 집계에 빠진 사람들이 있다. 위 숫자들은 이스라엘 교정청(IPS)이 운용하는 일반 교도소에 갇힌 수감자 규모이고, 이스라엘군이 운용하는 군 기지 안의 수감시설(스데 테이만, 아나토트, 오페르)에 갇힌 수감자들은 이 통계에 포함돼 있지 않다. 또한 (잡혀가는 것을 본 목격자들도 있는데) 지금 어디에 갇혀 있는지, 살아 있기나 한 것인지조차 밝혀지지 않은 ‘강제실종자’들도 집계에서 빠져 있다. 따라서 실제 수감자 숫자는 공식 발표보다 훨씬 더 많다.   동예루살렘 슈아파트 난민촌에 잇닿은 이스라엘 검문소에서 팔레스타인 청소년들이 이스라엘 국경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 ⒸReuters 유엔 보고서, ‘어린 시절의 본질이 파괴됐다’ 2023년 10월 7일 전쟁이 터진 뒤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환경은 크게 나빠졌다. 이스라엘 경찰과 감옥을 아우르는 담당 장관(국가안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의 강경책 탓이다. 벤그비르는 스스로 신의 선택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극우 성향의 위험 인물이다. 그의 지시에 따라 감옥은 그야말로 ‘산 자들의 공동묘지’란 이름이 붙을 만큼 생지옥이 됐다. 2023년 10월 이전에는 한 감방에 5명의 수감자와 함께 지냈던 미성년자들이 이제는 성인을 포함해 적어도 10명의 다른 구금자들과 방을 함께 쓰게 됐다. 감방의 조명이 밤새 켜져 잠을 편히 잘 수 없고, 점검한답시고 한밤중에 느닷없이 경비원들이 들이닥쳐 폭행하기 일쑤였다. 어린 수감자들이 이렇다 할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날마다 욕설과 구타가 이어졌다. 2026년 6월 18일 유엔 팔레스타인 독립 국제조사위원회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94쪽 분량의 보고서(A/HRC/62/CRP.2)를 통해 2025년 10월 휴전 이후에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아이들을 고의적으로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어린 시절의 본질이 파괴되었다(The essence of childhood has been destroyed)’는 인상적인 제목을 단 이 보고서에서 한 어린이 수감자는 인권침해로 악명 높은 군 수감시설인 스데 테이만에서 지낸 23일을 ‘인생 최악의 날’로 꼽았다. [스데 테이만 시설에 구금되었던 15세 소년은 UN 위원회에 자신이 한 감방에서 70명의 성인들 사이에 있던 유일한 아동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여러 차례 처벌로 손을 든 채 몇 시간씩 서 있게 했다고 말했다. 그의 다리는 금속 사슬로 결박되었고 손에는 피가 날 정도로 세게 수갑이 채워졌으나 어떠한 의료 처치도 받지 못했다. 그는 얇은 매트리스 위에서 겨울에도 얇은 담요 한 장만으로 하루에 겨우 4시간만 잘 수 있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개를 데리고 감방에 들어와 그와 다른 구금자들을 엎드리게 한 뒤 개를 풀어놓았다. 그는 23일간의 구금 생활을 가리켜 내 인생 최악의 날들 이라고 했다.] (https://www.ohchr.org/sites/default/files/documents/hrbodies/hrcouncil/sessions-regular/session62/a-hrc-62-crp-2.pdf) 특히 이 보고서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마구잡이로 체포하면서 아이들마저 붙잡아가 폭행과 고문을 포함한 비인도적인 방식으로 고통을 안겨주었다고 지적한다. 결론적으로, 보고서는 지난 3년 가까이 이스라엘군이 끊임없이 광범위한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아동의 생존, 건강, 발달에 심각한 다층적 피해를 입혔다 고 못 박았다. 보고서는 따라서 이스라엘군의 잘못에 관한 윤리적, 법적 문제와 더불어 배상, 책임 추궁 및 제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타는 목마름 견디지 못하고 ‘억지 자백’ 이스라엘 인권단체 베첼렘(B’Tselem)은 2024년 8월 이스라엘 구금 시설로 끌려갔다가 풀려난 사람들의 증언을 담은 보고서 를 펴냈다. 이 보고서는 2023년 10월 전쟁 뒤 넘치는 수감자들을 가둬 놓으려고 10여 곳이 넘는 이스라엘 군사 및 민간 교도소 시설이 정책적으로 수감자 학대 수용소 네트워크로 급조됐다”고 지적한다. 55명의 증언자들 가운데 무함마드 마파르자(Muhammad Mafarjah, 체포 당시 17세)의 사례를 보자. 동예루살렘 성벽 가까이에 있는 라시디야 학교에 다니던 무함마드는 2024년 2월 12일 이스라엘군 검문소를 겨냥해 돌과 화염병을 던진 혐의를 받고 끌려갔다. 새벽 4시경, 이스라엘 경찰들이 우리 집 현관문을 폭파하고 들이닥쳤다. 폭발음에 잠에서 깼다. 경찰관 네 명이 들어왔고, 한 경찰관이 헬멧을 벗어 내 머리를 내리쳤다. 나는 고통스러워 비명을 질렀다. 그들은 내 손을 등 뒤로 묶고 서예루살렘의 경찰서로 데려갔다. 한 경찰관에게 손이 너무 꽉 묶여 있다고 말했는데, 그는 내 뺨을 때리며 ‘나도 알아!’라고 말했다.” (https://www.btselem.org/publications/202408_welcome_to_hell) 한 시간쯤 뒤 무함마드 소년은 심문을 받으러 4번 방으로 끌려갔다. 여전히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다리에도 수갑을 채워졌다. 사복 차림의 남자는 돌을 던지는 아이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그들이 누구인지 물었다. 소년은 모른다고 대답했다. 심문관은 이렇게 소리쳤다. 네가 아는지 모르는지 두고 보자.” 오후에 심문이 곧바로 다시 시작됐다. 소년은 심문관에게 목이 마르고 법정에서도 물을 마시지 않았다”며 물을 달라고 했다. 심문관은 ‘물을 마실 자격도 없는 어린애’ 같다며 물을 주지 않았다. 그는 큰 소리를 지르며 자백하라고 윽박질렀다. 그때 낮에 대기실에 있던 아이들이 ‘4번 방이 마치 도살장 같다. 뼈까지 뜯어먹을 거다’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끝내 소년은 하지도 않은 일, 즉 돌을 던졌다고 억지 자백을 하고 말았다. 타는 목마름을 호소하는 아이에게 물도 주지 않으면서 윽박지르는 공포 분위기를 이겨낼 만한 소년이 몇이나 있을까. 끝내 무함마드가 ‘억지 자백’을 하자, 샌드위치와 물, 콜라를 가져다주었다. 그런 자백을 이끌어내는 심리 조정 기술에 심문관은 매우 익숙해 있었을 것이다. 유엔 팔레스타인 독립국제조사위원회 보고서(A/HRC/62/CRP.2)가 이를 뒷받침한다. [아이들은 체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피해를 입는다. 대개는 한밤중에 이스라엘 군이 집을 급습하여 (대문을 부수는 등) 재산 피해를 끼치고, 신체적 폭행과 더불어 수갑을 채우고 눈가리개를 씌우는 등의 행위를 통해 아이와 가족에게 극심한 공포와 트라우마를 일으킨다. 아이들은 군 구금 시설에 도착했을 때 극도로 굴욕적이고 학대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여기에는 자백을 강요당하거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속옷만 입은 채로 옷을 벗도록 강요당하거나, 눈가리개를 하고 수갑을 찬 채 자갈이나 아스팔트 위에 무릎을 꿇도록 강요당하거나, 무기로 두드려 맞거나 머리나 신체 다른 부위를 발로 차이고, 개를 이용해 공포에 떨게 만드는 행위 등이 포함되었다.] (https://www.ohchr.org/sites/default/files/documents/hrbodies/hrcouncil/sessions-regular/session62/a-hrc-62-crp-2.pdf) 그 뒤 아얄론(라믈라)감옥을 거쳐 메기도 감옥으로 이송된 무함마드 소년은 경비원들의 폭력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를 제일 힘들게 한 것은 배고픔이었다. 아침 식사로 나오는 것은 흰 치즈 한 숟가락, 빵 4분의 1 조각, 토마토 네 조각뿐이고, 점심과 저녁은 밥 세 숟가락뿐이었다. 매일 밤 배고픈 채로 잠자리에 들었다. 5개월 만에 풀려났을 때 몸무게는 20kg이나 빠졌다(64kg→44kg). 감옥 안에서 또 하나 무함마드를 괴롭힌 것은 견딜 수 없는 가려움과 통증을 일으키는 옴 피부병이었다. 빨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환기조차 잘 안되는 감방은 수감자들 사이에 옴 전염병을 일으켰다. 허약해진 몸도 몸이려니와 그의 정신건강은 큰 상처를 입었음은 말할 나위 없다. ‘어린 시절의 본질이 파괴되었다’는 앞의 유엔 보고서 제목대로 그가 보통 소년들처럼 씩씩하고 쾌활한 일상을 회복하기까지는 많은 재활 치료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옴 피부병 오염으로 예루살렘 병원에서 다리를 자르고 심장 수술을 한 모하메드 소년. 옆에 있는 그의 부모님은 2026년 2월에 아들이 구금된 뒤로 그가 서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Alex Levac 옴 감염으로 16살 생일에 다리 자른 소년 무함마드 소년이 걸린 옴 피부병은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괴롭히는 무서운 질병이다. 풀려난 수감자들은 입을 모아 옴 피부병으로 고통을 받았다는 증언을 쏟아냈다. 샤워 시간을 4분으로 줄이고 샴푸와 비누 공급량을 제한함으로써 수감자들이 더러워진 단벌옷을 제대로 빨아 입지 못한 결과다. 벤그비르 국토안보부장관의 ‘수감자 괴롭히기’가 옴 피부병에 관한 한 성공한 셈이다. 모하메드 슬리만(Mohammed Sliman)은 올해 올해 2월 25일 한밤중에 서안 지구 베들레헴 근처의 투쿠 마을 집에서 붙잡혀 갔다. 이스라엘군에게 ‘물건을 던졌다’는 혐의였다. 라말라 근처의 오페르 감옥에 갇힌 모하메드 소년은 바로 그 옴 때문에 16살 생일날(2026년 8월 13일)에 예루살렘 병원에서 무릎 위쪽까지 한쪽 다리를 잘라내야 했다. 또한 두 번에 걸친 심장 판막 교체 수술을 받았다. 감옥에서 옴 피부병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생긴 감염균이 온 몸으로 퍼진 탓이었다. 옴 균은 처음에는 비뇨기를 공격했고, 그 다음에는 심장, 다리, 그리고 뇌까지 침범했다. 모하메드 소년은 감옥으로 끌려가기 전까지 건강했다. 말타기를 좋아하고 동물을 사랑했기에 수의사가 되고 싶어 했다. 그런 소년이 열악한 수감환경으로 얻은 옴 피부병으로 두 차례의 심장 수술을 받고 다리가 절단된 장애인이 되었다. 인지 장애 가능성마저 있어 모하메드의 부모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누가 그를 영구 장애인으로 만들었는지는 물어보나마나다. 고등학교 축구선수였던 왈리드 아흐메드(Walid Ahmed, 17세)는 모하메드 소년처럼 회복할 기회마저 아예 주어지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에게 돌을 던졌다는 혐의로 한밤중에 집에서 붙잡혀 가 6개월 뒤 메기도 교도소에서 숨진 사건에 대해선 이미 살펴봤다(연재 14). 건강하던 소년의 어이없는 죽음은 지난 2026년 7월 2일 알자지라 방송에서 내보낸 37분짜리 다큐 필름 ‘어둠 속으로(Into the Darkness)’에도 소개된 바 있다. 왈리드 소년은 폭력을 동반한 극단적인 굶주림 정책으로 수감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벤그비르식 ‘죽음의 수감행정’이 낳은 희생자로 꼽힌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이스라엘 감옥에서 숨진 유일한 미성년 수감자로 얘기되지만, 소식을 알 길 없는 강제실종자 가운데 은폐된 미성년 옥사자들이 언젠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팔레스타인에선 실종된 자식을 찾는 부모들의 눈물겨운 이야기들이 전해지는 중이다.   이스라엘군에게 돌을 던졌다고 잡혀가는 팔레스타인 어린이 Ⓒ팔레스타인 수감자 권익옹호센터(Palestinian Center for Prisoners Advocacy) 응답자 절반 이상, 성폭력을 목격하거나 겪었다” 어린 수감자들은 감옥에서 학대는 물론 성폭행마저 겪었다.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은 이스라엘 구금 시설에 수감되었던 12세에서 17세 아동 1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2025년 9월에 나온 라는 제목의 보고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폭행과 학대는 기분이었다. 보고서 내용을 보자. [조사 대상 아동 대다수는 피부를 베어 피가 나게 하는 플라스틱 결박줄 여러 개로 수갑이 채워졌다고 진술했다. 심문 과정에서 적절한 보호 조치나 안전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채 수많은 학대가 저질러지는 강압적 환경에 대해 말했다. 이를테면, 히브리어로 작성되어 이해할 수 없는 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대다수는 자신의 권리에 대한 설명을 못 들었고, 심문 전에 변호사와 접견할 기회도 없었다. 구금 기간 동안 아동들은 신체적 폭행, 개를 풀어놓는 행위, 감방에 최루가스를 살포하는 행위 등을 포함해 체계적인 고문, 학대, 모욕에 노출되었다. 거의 모든 아동(99%)이 소총 개머리판이나 곤봉으로 구타를 당하거나, 발로 차였다고 진술했다. 대부분의 아동들은 강제로 옷을 벗겨 알몸이 됐고(82%), 자갈 위에 무릎을 꿇는 등 굴욕적이거나 고통스러운 행동을 강요당했다.] (https://www.savethechildren.nl/sites/nl/files/2026-04/Child_Detention_Policy_Brief_SavetheChildren.pdf)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신체적, 정서적, 성적 학대를 당하고, 모욕을 당하며 굶주렸다”고 답했다. 놀라운 사실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성폭력을 목격하거나 겪었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중동 지역의 보수적인 분위기에 따른 사회적 낙인 때문에 일부 아동들은 자신이 겪은 일을 밝히길 꺼려 실제 수치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짐작된다. 아이들이 언급한 성폭력 사례에는 ▲성기 부위를 만지거나 때리는 행위 ▲옷을 벗은 상태에서 굴욕적인 행동 강요 ▲위협을 포함한 성희롱 ▲성폭행 등이 포함되었다. 아동들의 진술에 따르면, 일부 군인과 경비원들은 구금된 아동들의 어머니와 자매에 대해 성차별적인 모욕을 자주 퍼부었다. 그들을 강간하겠다고 위협하고 그들이 ‘성매매 여성’이 될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이런 혐오스런 기억은 수감 아동들에게 오랜 기간 마음의 상처(트라우마)로 남기 마련이다. 이스라엘 청소년의 정신상담 폭증, 그렇다면 가자는? 들리는 소식으로는. 점령국인 이스라엘의 청소년들조차 10.7 전쟁이 터진 뒤 정신과 응급실을 찾는 횟수가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500만 명이 가입한 이스라엘 최대 의료 제공업체인 ‘클라릿 헬스 서비스(Clalit Health Services)’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지난 3년에 걸친 전쟁 기간에 청소년들의 정신과 응급실 방문 횟수가 전쟁 2년 차에 78.3%, 3년 차에 121.3% 늘어났다. 이스라엘 남부에서 대피한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야뇨증 치료제 처방이 47.8% 늘어났다. 일반인들도 불안 장애 진단은 45.5%,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은 두 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자지구 접경 지역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그곳 주민들의 PTSD 진단 건수는 전쟁 첫해에 전쟁 이전보다 18배나 높았다. 그 비율은 2년 차에 11배, 3년 차에도 6배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10.7 전쟁이 낳은 부정적 결과다. (https://www.haaretz.com/science-and-health/2026-10-04/ty-article/israeli-childrens-psychiatric-er-visits-surge-121-since-oct-7-report-finds/000001a1-0719-dca1-afb9-3759565a0000) 이 대목에서 자연스레 떠오르는 질문. 그렇다면 밤낮없이 윙윙거리며 날아드는 ‘죽음의 드론’을 쳐다보며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청소년들은 지난 3년 동안 얼마나 큰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까? 가자지구엔 이스라엘만큼 정신과 의료기관이 많지 않다. 더구나 하루하루 먹고사는 생존의 문제가 급한 상황에서 웬만큼 증세가 심하지 않고서야 정신과 의사를 찾는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참고할 만한 통계가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2025년 12월부터 2026년 1월에 걸쳐 0~17세 아동이 있는 2071가구를 대상으로 ‘가자 아동 중심 평가(The Gaza Child-Focused Assessment)’ 설문조사를 벌였다. 결과를 보면, 가자 아동 3명 가운데 2명은 전쟁으로 말미암아 행동이나 정서에 큰 영향을 받았다. 증상별로 보면 수면 장애 40%, 야뇨증 32%, 공격적 행동 18%, 사회성 위축 15% 등이다. 조사 대상 아동의 보호자들도 전쟁의 여향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어른들의 62%가 압도당한다, 슬프다,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상태에 있다고 답했다. (https://www.unicef.org/sop/media/6316/file/Child-Focused%20Assessment%20Report.pdf.pdf) 위 조사는 따로 PTSD 집계를 하지 않았으나, 했다면 이스라엘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을 것이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2024년 여름 가자지구 청소년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약 56%가 PTSD 기준을 넘어섰다. 더구나 오늘 글의 주제인 청소년 수감자들로 한정한다면, 그들의 PTSD는 거의 100%로 나올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감옥에서 풀려나고서도 정신적 상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김재명 국제분쟁 전문기자(정치학 박사) 실상을 알고 보면, 미성년 수감자들을 포함한 가자지구 청소년들은 PTSD보다 더 심한 증상으로 고통받는다. 가자지구 사람들은 PTSD의 P(post)가 아니라 ‘지속적 외상 스트레스 장애(continuous traumtic stress disorder, CTSD)로 고통받는다(연재 14 참조).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또는 감옥에 갇혀, 많은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공부할 기회를 잃었고, 다시 학교로 돌아갈 전망도 불투명하다. 어린 마음에 언젠가 18세 성년이 되면 반이스라엘 투쟁에 앞장서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팔레스타인을 ’하늘만 뚫린 감옥‘으로 만드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강압책이 수많은 ‘미래의 하마스 전사’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다음 주엔 여성 수감자들을 살펴볼 참이다. (계속)  김재명 국제분쟁 전문기자 kimsphot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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