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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 81년…피해자 2·3세 고통은 여전히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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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30일 촬영한 나가사키 원폭 피해자 다니구치 스미테루(86)의 몸 촬영 사진. 나가사키 원폭 생존자위원회 회장인 그는 원폭으로 인해 등 거의 전체에 흉터가 남아 있다. 반쯤 썩어 떨어져나간 갈비뼈 3개가 폐를 압박하면서 평생동안 숨쉬기조차 힘들어졌다고 증언했다. 2023.6.12. AP/연합뉴스 8월 6일은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날이다. 같은 달 9일 나가사키에도 원자폭탄이 투하됐다. 히로시마·나가사키에서 피폭된 사람은 74만 명(피폭 당시 일본 내무성 경보국 자료)이고, 이 가운데 10만 명이 한국인 피폭자로 추정된다. 히로시마·나가사키에는 군수공장이 밀집해 있어 강제동원된 한국인의 피해가 컸다. 한국인 피폭자 10만 명 가운데 5만 명이 사망했고 5만 명은 생존했다. 살아남은 5만 명 중 광복 후 4만 3000명이 귀국하고, 7000명은 일본에 잔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추정치일 뿐, 8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피해 규모조차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은 고국에 돌아와서도 삶이 녹록지 않았다.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국에서 가난과 사회적 냉대뿐 아니라, 가해자인 일본·미국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설움까지 겪어야 했다. 원폭 후유증에 시달리면서도 유전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사회적 편견 때문에 아내와 가족에게까지 숨겨야 했다. 이들에게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 비극의 대물림이다. 아들 둘, 딸 하나를 뒀는데,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원폭피해자 이야기를 자식들한테도 못 했습니다. 왜 못 했냐면 큰 아들을 처음 낳아가지고 돌이 지나고부터 허벅지에 꼭 닭벼슬 같은 게 났어요. 그러다보니까 이게 혹시 원폭 피해 후유증이 아닌가 했죠. 그때만 하더라도 원폭 피해자란 걸 와이프도 몰랐습니다. 전혀 그런 이야기 안 했으니까요. (아들의)양쪽 허벅지를 현재도 보면 제 손바닥보다 커요. 양쪽에 있어요. 그렇다보니까 자식들한테 미안한 거죠. 괜히 제가 잘못해서 원폭 피해당한 건 아닌데 그래도 자식들이 그러다보니까 자식들 볼 면목이 없습니다. 아토피에다가…큰 놈은 꼭 나처럼 코 때문에 고생하고 있습니다. (원폭 피해자 이기열 증언, 2023년 6월 12일자, 갓난애 때 피폭…누우면 콧속이 아파 평생 불면의 밤 , 시민언론 민들레)   지난 8일 경남 합천군 원폭 피해자 위령각에서 헌화를 하고 있는 원폭국제민중법정 실행위원회가 주최한 미국의 핵무기 투하 책임을 묻는 국제 민중법정 1차 토론회 에 참가한 참가자들의 모습. 원폭 피해자 1135위의 위패를 모신 위령각은 1997년 한국을 방문한 일본 태양회의 다카하시 고오준 이사장이 사비로 건립했다. 2023.6.12. 김성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 원폭피해자 2세의 기초현황 및 건강실태조사 보고서 (2004년, 김정범 외)에 따르면, 원폭 피해자 2세의 경우 빈혈, 심근경색·협심증, 천식, 정신분열증, 우울증, 백혈병, 갑상선 질환, 위·십이지장 궤양, 대장암, 간암, 위암, 고혈압, 당뇨병 등의 질병 발병률이 일반인에 비해 3.4배~89배까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원폭 피해자 2세의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도 일반인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행하는 학술지인 보건사회연구 에 실린 끝나지 않은 고통: 원폭피해자 2세의 건강 수준에 대한 연구 (2022년, 정연·이나경)에 따르면 원폭 피해자 2세 남성의 최근 1년 자살생각률은 일반인보다 2.8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2.98배 높았다. 최근 1년 2주 이상 연속 우울감 경험률도 남녀 각각 2.72배, 2.05배 높았다. 아울러 연구진은 원폭피해자 2세들의 건강 수준은 전반적으로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며, 고혈압, 뇌졸중, 류마티스성 관절염, 천식, 당뇨, 갑상선 질환, 위암, 대장암, 아토피 피부염, 골관절염 등에서의 유병률이 일반인구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고 분석했다. 그러나 원폭 피해자 2·3세의 고통은 법에서도 외면받고 있다. 2016년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이 제정됐지만, 2·3세 피해자는 원폭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아 의료 지원 등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과 원폭 피해자 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4월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8.6. 김선민 의원 페이스북 20·21대 국회에서 피해자 2·3세 지원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지됐고, 22대 국회에서도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원폭 피해자 친생자 에 대한 건강관리비 등 지원 예산은 연 49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원폭 피해자 친생자 수(3173명, 2026년 3월 기준)와 추가세수 등을 감안할 때 정부 재정에 부담을 줄 규모는 아니다. 특히 개정안은 피해자 2·3세를 원폭 피해자 라고 규정하는 것과 관련해 과학적 인과관계 등을 이유로 보건 당국에서 난색을 표하자, 지원 대상을 피해자의 친생자 로 규정하는 절충안도 마련했다. 하지만 당국의 움직임은 더딘 모습이다. 단적인 예가 보건복지부 의뢰로 진행되는 원폭피해자 코호트 구축과 유전체 변형연구 다. 이 연구는 원폭 피해자 1세대 피폭이 2·3세에게 유전적 대물림으로 이어지는지 과학적 인과관계를 조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3세의 지원을 위한 조속한 법 개정 근거로 활용할 수 있지만, 2020~2024년 진행된 조사 결과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채 2029년까지 2차 조사가 진행 중이다.   1945년 8월6일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했을 때 파괴된 ‘원폭돔’. 2025.7.13. 연합뉴스 김경인 전남대 강사는 지난 5일 경남 합천문화예술회관 강당에서 열린 26 합천 비핵·평화 대회 에서 주제 발표 발제문을 통해 후손의 원폭 피해자로서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문제는 국내뿐 아니라 일본 역시 큰 문제 라며 원폭 피해자 문제에 대한 무지는 국가와 사회가 방관하고 있는 탓이 가장 크다 고 지적했다. 그는 2011년 8월 헌법재판소가 한일 청구권 협정을 이유로 원폭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을 실현하려고 노력을 다하지 않은 한국 정부의 행위를 부작위 위헌 으로 결정한 데 대해 언급하며, 지난 15년간 국가는 과연 관련 문제를 비롯해 한국인 원폭 피해 문제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는가를 돌아볼 일 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법 개정과는 별개로 원폭 피해자에 대한 국가로서의 책임을 먼저 인정하고, 그 후손 또한 명실상부한 원폭 피해자 임을 인정해야 한다 면서 일제 강점과 전쟁, 원폭에 대한 책임을 미국과 일본에 강력하게 촉구해야 할 것 이라고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80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해 8월 5월 페이스북에 80년 전 일본에 투하된 두 개의 원자폭탄은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갔다 며 원폭 피해 동포들과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2017년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 특별법이 시행되며 실질적인 지원 기반이 마련되었으나, 지나간 긴 세월을 생각하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며 우리 정부는 원폭의 상흔을 치유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 이라고 했다. 그는 전쟁으로 인한 참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평화의 가치를 더욱 굳건하게 지켜나가겠다 고 강조했다.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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