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자발적 이직 급여, 노사간 논의과정 이견 없어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처 업무보고에서 보고하고 있다. 2026.8.6. 연합뉴스
정부가 일정 기간 일한 뒤 스스로 회사를 그만둔 청년에게도 생애 한 차례 실업 급여를 지급하는 청년 자발적 이직 급여 를 추진하는 가운데, 고용노동부 관계자가 자발적 이직 급여에 대한 노사 간 이견은 없다 고 밝혔다.
그간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사용자 단체는 실업급여 제도가 근로 의욕을 떨어뜨리고 고용보험 기금의 재정건전성을 위협한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정책 논의에 참여한 기금 적립 주체 간 이견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 관계자는 6일 시민언론 민들레와 통화에서 (정책 논의 과정에서) 노사 모두 같이 돈 내는 기금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분들은 없었다 면서도 노사 간 논의에서 청년부터 (자발적 이직 급여를 지급)하는 것에 대해 이견은 아무도 없었다 고 말했다.
노동부는 만 35세 미만 청년이 일정 기간 근무한 뒤 자발적으로 퇴사하면 이직 전 임금의 60%, 월 최대 100만 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년에게 자발적 이직을 계기로 직업 전환과 교육·훈련, 창업 등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고, 경제적 사유로 열악한 일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도 방지하는 취지다.
다만 노동부 관계자는 이직 급여를 청년에 제한하지 않고 다른 세대로 정책을 확대할 가능성에 대해선 일단은 청년 문제가 워낙 시급하다 며 선을 그었다. 이어 (기금에) 어느 정도 안전 장치가 있어야 한다 면서 노사 간 협의해서 기존 실업급여를 열어주는 것보다는 이를 전담하는 실업급여2 같은 식의 어떤 별도 제도를 생각하고 있다 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월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실업급여 제도 변화를 시사한 바 있다. 청년 자발적 이직 급여는 대통령 지적에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당시 회의에서 자발적 실업은 자기가 좋아서 그만둔 거라 실업수당을 안 준다는 이런 이상한 생각은 매우 전근대적이며 수정해야 할 부분 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발적 실업에 실업수당을 안 주니 사장과 사용자가 합의해 권고사직 형식으로 실제로 사퇴한다 면서 편법과 탈법을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 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3월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열린 청년 취업 지원 현장 간담회 에서 교육생들을 격려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8.6. 연합뉴스
다른 나라에서도 자발적 이직 급여와 유사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프랑스와 일본은 자발적 퇴사한 경우에도 급여를 지급 받을 수 있다.
프랑스는 정규직 직원으로 5년(60개월 동안 최소 1300일 이상 근무)이상 근무한 노동자에게 자발적 퇴사에도 실업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노동자는 재직하고 있는 회사에서 퇴사하기 전에 상담 기관에 상담을 받고 이직이나 전직을 위한 경력 전환 프로젝트 를 작성해서 관할 노동청 전문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관할 노동청 위원회는 자발적 퇴사한 노동자가 어떤 직업으로 전환할 것인지부터 해당 직업은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교육비를 어떻게 마련할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일본은 프랑스처럼 미리 계획을 사전에 승인받는 구조는 아니지만 자발적 퇴사자를 보호한다.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퇴사한 이후 다른 일자리를 찾거나 재교육에 나설 권리를 보장한다. 노동자가 퇴직 전 2년 동안 고용보험에 가입한 기간이 12개월 이상이면 수급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일본에서 자발적 퇴사자는 1개월의 실업급여를 제한하는데, 일정한 교육훈련을 받으면 자발적 퇴사에 따른 1개월 급여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
일본은 자발적인 퇴사자를 어떤 상황에서 보호해야 하는지도 구체적으로 분류했다. 퇴사자가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더라도 회사의 위법행위와 사내 괴롭힘, 근로조건의 악화, 퇴직압박, 질병, 이사로 통근이 곤란한 상황 등의 여러 사유를 정해놓고 그 사유에 해당하면 비자발적인 퇴사로 본다.
진보 정당에서도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진보당은 힘들어도 버텨라 는 요구 대신 청년에게 열악한 일자리에서 벗어나 더 나은 일을 찾을 최소한의 시간을 국가가 보장하는 의미가 있다 며 청년 자발적 이직 급여 를 평가했다.
다만 청년진보당 이해지 대표는 논평을 통해 제도의 사각지대와 보장 수준을 보완해야 한다 며 현재 발표대로라면 일정 기간 고용보험에 가입한 35세 미만의 청년만 대상이 된다 고 짚었다.
이어 미취업 청년과 초단시간 노동자, 특수고용 및 플랫폼 노동자는 보호받기 어렵다 면서 월 최대 100만 원 역시 주거비와 생활비를 감당하며 재취업을 준비하기에는 부족하다 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여러 청년정책이 만 39세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상황에서, 지원 대상을 만 35세 미만으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한지 논의해야 한다 고 제안했다.
그는 구직급여는 이직 이후의 안전망이지 청년 신규채용을 늘리는 정책은 아니다 라며 청년고용 의무제 확대와 구체적인 신규채용 목표 등 일자리 확대 계획도 함께 제시돼야 한다 고 말했다.김시몬 기자 simonn0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