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불평등 …일 멈추는 순간 생계도 끊긴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3일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전망대에서 열화상카메라로 촬영한 여의도 도심 모습.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 낮을수록 푸른색으로 표시된다. 2026.8.3. 연합뉴스
진보당은 4일 폭염도 불평등 이라고 외치며, 노동자·농민·상인 등과 함께 기후재난 시대에 맞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고 정부에 촉구했다.
진보당 김종훈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하다 쓰러지고 목숨을 잃는 비정상이 현장의 일상 이라며 폭염이라는 자연재해는 모두에게 오지만, 그 피해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 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건설·배달·택배노동자와 농민, 노점상 등이 함께 했다.
김 대표는 볕을 피할 수 없는 야외 노동자, 농민, 노점상 그리고 냉방기조차 켜기 힘든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위험이 몰리고 있다 면서 어디서 일하고 어떤 집에 사는가 에 따라 생존이 달라지는 폭염은 명백한 불평등한 재난 이라고 규정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강한수 사무처장은 절대 공사기간이 정해져 있는 건설현장의 노동자는 콘크리트 복사열과 뜨겁게 달궈진 금속자재를 만지고 둘러싸여 일을 한다 면서 최저가낙찰제로 정해진 공사비용이 충분치 않아 작업중지권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고 설명했다.
배달플랫폼노동조합 김정훈 배민분과장은 정부는 폭염 대책이라며 이동노동자들을 향해 쉬어가며 배달하기 캠페인을 벌이지만, 배달을 멈추는 순간 당장의 생계인 수입도 함께 끊긴다 며 체감온도가 70도에 육박하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멈출 수 없다 고 토로했다.
진보당 김종훈 대표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건설·배달·택배노동자, 농민, 노점상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어지는 폭염이 불평등한 재난이라며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2026.8.4. 연합뉴스
전국택배노동조합 윤중현 수석부위원장은 오후 1~2시 무렵부터 상자를 들고 수십 번, 수백 번씩 계단을 오른다 며 택배노동자에게는 법이 정한 체감 온도 측정이 불가하다 고 말했다. 이어 택배노동자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작업을 중지할 경우 미배송에 대한 책임 전가와 용차 비용 전가를 금지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엄청나 정책위의장은 체감온도가 40도를 웃도는 비닐하우스와 뙤약볕 아래서 농민들이 온열질환으로 쓰러지고, 목숨을 잃는 일까지 연이어 발생한다 면서, 정부에 실질적인 폭염 대책과 근본적인 생존권 보장 방안을 즉각 마련하라 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기성정당이 당권 경쟁과 소모적인 정쟁에 몰두하는 동안, 진보당은 국민의 고단한 삶의 현장으로 가겠다 며 폭염 민생 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불평등 현장대장정 에 돌입하겠다 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배달 노동자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영등포 비마트 에서 생수 나눔과 비마트 배달노동을 직접 체험했다.
진보당은 폭염 대책으로 ▲기후재난 상황에서의 작업중지권 을 실효성 있게 보장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에 실질적인 작업중지권을 보장하는 방안 ▲작업중지에 따른 손실과 책임을 지우는 불합리한 구조 전면 개혁 ▲고령층과 에너지 빈곤층 등 폭염 취약계층을 위한 긴급 사회안전망 즉각 구축 등을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폭염·가뭄 대처상황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6.8.4. 연합뉴스
전날 3일 미국과 남미 3개국, 독일을 방문한 7박 11일간의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은 폭염과 관련해 현 상황을 국가 재난 사태로 본다 며 국민 삶을 보호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달라 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극심한 폭염으로 5월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온열 환자가 2000명에 가깝고, 사망자도 16명에 이르는 등 상황이 매우 위중하다 며 기상 이변으로 극한적인 날씨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 이라며 쪽방촌 주민과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지원책을 한 번 더 세심하게 살피고, 옥외 작업장과 밀폐 공간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안전 관리도 꼼꼼히 챙겨달라 고 했다. 특히 노동자들의 작업 중지권이 실질적으로 작동되도록 현장을 집중적으로 점검하라 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극한 기후의 일상화에 대응해서 재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면서 폭염에 대한 범국가적 위험 인식을 한층 더 높여야 한다 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를 내렸다. 기상청은 전날인 3일 동남권과 서남권에 폭염중대경보를 발령하고, 이날 서울 동북권과 서북권에 폭염중대경보를 추가로 발령했다. 폭염중대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으로 2일 이상 관측된 지역에서 체감온도가 38도 이상 또는 최고기온이 39도 이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된다.김시몬 기자 simonn0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