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주주권지침 개정 추진…ESG 주주제안 배제 기준 손본다 [뉴스] 유럽연합(EU)이 기업 주주총회와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를 규율하는 주주권리지침(Shareholder Rights Directive·SRD) 개정에 나선다. 회원국마다 다른 주주권 행사 절차를 정비하는 한편, 기업이 지속가능성 관련 주주제안을 주주총회 안건에서 제외할 수 있는 기준도 개정 논의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가능금융 전문매체 RI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가 주주권지침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권리지침은 EU 상장기업의 주주총회 참여와 의결권 행사, 기관투자자와 자산운용사의 주주관여, 의결권 자문기관, 이사 보수 등을 규율한다. 2007년 도입된 뒤 2017년 장기 주주관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 차례 개정됐다.
회원국마다 다른 의결권 절차…EU, 주주권 행사 기준 통일 나선다
EU는 주주권리지침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ChatGPT 생성 이미지
이번 개정은 EU가 추진하는 저축·투자연합(Savings and Investments Union·SIU) 전략의 일환이다. EU 집행위는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기업과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주주권지침 개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회원국마다 제각각인 주주권 행사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다. 국가별로 주주총회 운영 방식과 의결권 행사 시점, 주주 식별·정보 전달 방식이 달라 국경 간 주주권 행사에 불편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금융권도 제도 표준화를 요구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노르웨이은행투자관리청(NBIM)은 지난 5월 EU 집행위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국가마다 다른 의결권 행사 기준과 주주총회 운영, 의결 결과 공개 방식이 투자자의 권리 행사를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슈로더(Schroders), 책임투자원칙(PRI), 기관투자자기후변화그룹(IIGCC), 유로시프(Eurosif) 등도 회원국별 제도 차이를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EU 집행위는 이를 바탕으로 주주총회 관련 일정과 참여 방식, 종이 서류에 의존하는 업무 관행, 의결권 전달과 주주 식별 체계 등을 개정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의결권 자문기관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문제도 포함됐다. 오는 9월 7일에는 회원국들과 만나 의견수렴 결과와 정책 대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SG 주주제안 어디까지 허용하나…주주제안 배제 요건 강화 논의
지속가능성 관련 주주제안을 기업이 주주총회 안건에서 제외할 수 있는 기준도 쟁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최근 기후변화와 기업지배구조를 둘러싼 주주제안이 기업의 판단이나 법원 결정으로 주주총회 안건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024년, 스위스 지속가능투자재단 에토스재단(Ethos Foundation)은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TotalEnergies)에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할 것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토탈에너지가 이를 주주총회 안건에 포함하지 않자 에토스재단은 프랑스 상사법원에 법적 절차를 제기했다.
2023년에는 유럽 연기금들이 독일 폭스바겐(Volkswagen)에 기후 관련 로비활동 공개를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추진했지만 독일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이에 기업 내부활동과 관련된 사안을 주주가 어디까지 주주총회 안건으로 요구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개정 논의에서는 기업이 지속가능성 관련 주주제안을 주주총회 안건에서 제외할 수 있는 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하고, 회원국마다 다른 주주제안 제출·상정 절차를 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유럽 지속가능투자포럼(Eurosif)도 EU 집행위 의견수렴 과정에서 지속가능성 관련 주주 권리 강화하고, 기후·자연·지속가능성 사안을 주주총회에서 표결할 권리를 EU 차원에서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