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머스크 X에 1억2000만유로 첫 DSA 벌금…트럼프 압박에도 규제 강행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유럽연합(EU)이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에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을 이유로 1억2000만유로(약 18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5일(현지시각) 로이터는 EU 집행위원회가 블루체크 시스템, 광고 투명성, 연구자 데이터 접근 제한 등을 위반 사항으로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디지털서비스법은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불법 콘텐츠 대응, 광고 투명성, 알고리즘 공개 등 책임을 부과하는 EU의 대표적 플랫폼 규제다. 이번 조치는 DSA 시행 이후 첫 제재로, 미국 정부의 대외 압박과 무관하게 EU가 플랫폼 규제 집행을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U가 X에 DSA 위반을 이유로 벌금을 부과했다. / 출처 = X
블루체크 기만적 설계 판단…광고·데이터 투명성도 위반
집행위는 X가 DSA 핵심 조항을 세 가지 영역에서 위반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블루체크마크 운영 방식이다. 블루체크는 원래 공인 계정 인증 표시였으나, 머스크 인수 이후 유료 구독 기반으로 바뀌면서 신원 검증 여부와 무관하게 부여되는 구조가 됐다. 집행위는 이 변경이 이용자가 계정의 실제 신원을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보고 4500만유로(약 770억5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유로뉴스는 집행위가 블루체크 표시가 공식 인증과 구독 표시를 구분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 것으로 전했다.
두 번째 위반은 광고 투명성이다. 플랫폼은 광고주 명단과 광고 내용, 타깃팅 기준을 외부에서 조회할 수 있는 형태로 공개해야 하지만, X는 광고 저장소 접근성을 제한하고 필수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부분에서 3500만유로(약 600억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세 번째는 연구자 데이터 접근 제한이다. X는 게시물 노출·조회량 등 연구 목적의 데이터 접근 절차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가디언은 집행위가 연구자 접근을 제한한 부분을 DSA 의무 위반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 항목에는 4000만유로(약 680억원) 벌금이 부과됐다.
집행위는 블루체크 관련 시정 조치를 60일 내에, 광고·데이터 관련 시정 계획은 90일 내에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마찰 불가피…EU 규제는 협상 대상 아냐
미국 정부는 EU의 빅테크 규제 강화에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발표 전날 X에 EU가 표현의 자유를 공격하고 있다 고 적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EU가 디지털 규제를 완화하지 않으면 철강 관세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EU는 규제 후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테레사 리베라 EU 부집행위원장은 로이터에 유럽 디지털 시장을 보호하는 일은 무역 협상의 카드가 아니다 라고 밝혔다.
이번 제재로 X에 대한 조사가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가디언과 로이터에 따르면 EU는 불법 콘텐츠 대응 시스템, 신고 절차, 추천 알고리즘 등 추가 사안에 대한 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EU가 미국의 외교적 압박 속에서도 빅테크 규제를 첫 집행 단계로 끌어올린 만큼, 향후 메타의 AI 기능 조사, 구글 애드테크 구조 개선 협상 등 굵직한 사건에서도 동일한 기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로이터는 EU 규제 당국이 법 집행을 후퇴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o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