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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이 대통령에 필요한 다문화 에 대한 남다른 면모

이 대통령에 필요한 다문화 에 대한 남다른 면모
[사람들]
이재명 대통령이 다문화 가정 지원 정책을 두고 과잉 지원으로 인한 특혜나 내국인 역차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한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3일에도 국무회의에서 다문화가족과 관련한 제도를 정비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어려움을 살피면서도 공정성과 합리성을 고려해야 한다 고 했다. 이날 자신의 말처럼 다문화 얘기를 했더니 다문화를 차별한다고 공격하는 이들이 있는  상황에 대한 반박성 설명인 듯하다. 이번 논란이 특히 역설적인 이유는 이 대통령이 과거 외국인 이주노동자와 사회적 소수자를 배려하는 정책에 ‘남다른 면모’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인권변호사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 이주노동자 인권 실태 조사와 부당 대우, 임금체불 문제 해결에 앞장섰고 불법 브로커 단속 등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과감한 정책을 시행했었다. 그런 그가 정작 국가 최고 통치권자가 된 지금, 이주민과 다문화 가정을 둘러싼 갈등을 스스로 초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소수자 정책에서 앞서나간 모습을 보여줬다는 자의식이 오히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는 식의 과잉 의식 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3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주민 노동·인권 단체 등이 연 이재명 대통령 이주민 관련 차별 발언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이 다문화가정 우대 제도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것이 차별에 해당한다며 사과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11.3 연합뉴스 이 논란은 이 대통령의 적극적인 SNS 활동과 맞물려 공방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치인이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내며 소통을 펼치는 것은 비판을 받을 이유가 없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미 지자체장과 민주당 대표 때부터 SNS를 통한 발언을 많이 해 왔다. SNS를 적정하게 사용한다면 통치자와 국민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긍정적인 소통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문제는 SNS라는 매체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메시지의 내용과 깊이다. 그런 이유로, 이번 ‘다문화 가정 특혜’ 시비는 역설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언어에 대해 생각게 한다. 대통령의 말은 한 개인의 말을 넘어 국민 전체의 언어생활과 여론을 좌우하는 힘이다. 적잖은 국민들은 그 점에서 지난 윤석열 정권 시절 거칠고 상스러우며 협소하기 짝이 없었던 대통령의 언어가 한국 사회 전반에 얼마나 큰 부작용을 남겼는지를 기억한다. 정제되지 않은 비속어와 천박한 표현, 상대를 적대시하고 배제하는 어휘는 사회 전체의 언어생활을 거칠고 야만적으로 오염시켰다. 국가 최고지도자의 언어가 품격을 잃을 때 사회의 이성과 여론과 민주주의의 수준도 한순간에 퇴행한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경험했다. 그렇기에 국민들은 ‘윤석열 청산’의 과제의 하나로 거친 과거의 언어와의 완전한 결별을 기대하고 있다. ‘품격 있고 정제된’ 언어, ‘단순 협소하지 않은 다원적이고 거시적인 언어’를 바라고 있다. 이 대통령이 보이고 있는 다문화 가정 관련 시각의 문제는 무엇보다 정확한 데이터의 뒷받침 없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인용해 이방인에 대한 특혜와 내국인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단순한 대립 구도로 제기한 것에 있다. 그러나 다문화가정을 내국인에 대한 이방인으로 보는 식의 이 같은 단순 대비는 현행 법률과도 거리가 있다. 다문화가족지원법 등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이란 한국인과 결혼이민자, 혹은 귀화자로 이루어진 가정이다. 이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엄연히 대한민국 국적을 지닌 한국인이며, 이주 여성들 또한 세금을 내고 공동체를 받치는 당당한 시민이다. 그럼에도 이들을 내국인 에 대비되는 외딴 섬이나 특혜 수혜자로 규정하는 것은 정부가 앞장서서 이주민과 그 자녀들을 이방인 으로 부당하게 경계 짓는 것과 다름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인권변호사나 지자체장 시절 때처럼 이주민 문제에 대해 진짜 ‘남다른 면모’를 보여줘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개별적인 행정 지침이나 사소한 역차별 논란을 짚어내는 표피적 대응이 아니라 지금의 이주민 현실에 대한 올바른 문제제기다. 그중 하나는 이주민 정책 전반을 아우르는 더 큰 시야와 넓은 안목에 맞는 언어를 보여주는 일이다. ‘특혜냐 역차별이냐’라는 소수 커뮤니티의 소모적 프레임에 갇힐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이주 배경 구성원들을 어떤 언어와 패러다임으로 맞이할 것인가 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져야 한다.    7일 대구 달서구 병암서원에서 열린 제580돌 한글날 기념 다문화 한글 백일장에 참가한 다문화 가정 외국인 등이 한글 오행시를 짓고 있다. 2026.10.7. 연합뉴스 그런 점에서 누구보다 이주민 현실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이재명 대통령이라면 ‘다문화 가정’이라는 용어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져봄직하다. 이주민 가정에 대한 존중과 배려에서 출발했던 다문화 가정 이라는 말이 여전히 애초의 취지에 맞는지에 대해 이젠 살펴봐야 할 때가 아닌가 라는 문제제기를 해 볼 필요가 없는가, 라는 것이다. ‘다문화 가정’이라는 말은 1990년대 후반부터 국제결혼이 급증하면서 쓰였던 ‘혼혈인 가정’ ‘코시안 가정’ 등의 대체 용어로 도입된 것이다. ‘혼혈’ ‘코시안’ 등이 띠고 있는 차별적, 비하적 어감을 해소하고자 채택됐던 용어다.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주민을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자는 당시의 포용적 취지는 상당한 사회적 지지를 받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당초 취지와 달리 다문화 라는 말은 ‘시혜와 지원 대상’ ‘동화돼야 할 비주류’ 혹은 ‘저소득 이주민’을 뜻하는 어휘로 변질되고 있다. 포용을 뜻하기보다 점차 낙인과 배제의 용어가 돼 가고 있는 현실이다. 대통령이 갈등의 언어, 혐오의 어휘가 될 수 있는 말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기존 언어가 가진 한계와 일방성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언어를 한층 더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차원으로 상향 견인하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그 같은 언어의 선도는 이 대통령이 이주민 정책에 대한 과거의 과잉 자의식을 내려놓고, 나아가 대통령다운 큰 시야를 보여주는 것과도 닿는다. 기존 언어의 한계를 바로잡고 언어를 넓히고 깊게 하는 것, 그럼으로써 그 언어로 요약되는 사회 문제를 더욱 제대로 보게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대통령의 언어가 가져야 할 진짜 남다른 면모 다. 그것이 이 대통령이 기왕에 시작한 다문화 가정 논란을 푸는 데 요청되는 좀 더 합리적인 방향인 듯하다.     이명재 에디터 promes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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