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렉스, 비싸도 한국엔 기회…저탄소 철강 기술시장 700억달러 [뉴스] 포스코가 개발 중인 수소환원제철 기술 하이렉스(HyREX)가 한국 제조업의 새로운 수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싱크탱크 미션 파서블 파트너십(Mission Possible Partnership·MPP)은 12일 한국 철강 산업의 탈탄소 전환 경로와 기술·설비 시장 규모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유미영 MPP 한국프로그램총괄은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세미나 ‘한국 철강 산업의 전환점: 저탄소 철강의 상용화와 시장 조성 과제’에서 MPP의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유 총괄은 한국 철강산업이 무역장벽 강화와 중국의 저탄소 철강 투자 확대, 국내 고로 개수 주기라는 세 가지 변화에 동시에 직면했다 고 진단했다. 향후 5~6년 동안 약 2000만톤 규모의 고로가 개수 시점을 맞는데, 한 번 개수하면 최소 15년을 다시 사용해야 해 향후 투자 결정이 장기간의 탄소배출 구조를 좌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임팩트온
철강사엔 비용, 제조업엔 기회…하이렉스의 역설
하이렉스는 철강사의 생산비만 놓고 보면 부담이 큰 선택지다. 반면 전해조와 전력설비, ESF, 유동층 환원설비 등 플랜트에 필요한 장비와 기술 가운데 한국 기업이 공급할 수 있는 영역까지 고려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유미영 총괄은 250만톤급 플랜트를 기준으로 가스를 에너지로 한 직접환원철(DRI)과 열간압축철(HBI)이 창출하는 경제적 기회가 2억3000만달러, 하이렉스는 11억5000만달러로 5배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고 설명했다. 가스 DRI의 핵심 설비와 기술은 해외 기업이 많이 보유한 반면, 하이렉스는 국내 기업이 기술이나 제조 역량을 갖춘 설비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유 총괄은 11억5000만달러가 포스코의 이익이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철강사뿐 아니라 장비업체와 EPC 기업, 다운스트림 기업까지 저탄소 철강 프로젝트를 둘러싼 산업 전체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를 계산했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는 저탄소 철강 제품보다 기술과 장비 수출에서 더 큰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게 MPP의 분석이다. 한국 기업이 하이렉스 관련 설비와 전해조, 전력설비, EPC 등의 경쟁력을 확보하면 국내 철강 생산량과 관계없이 세계 각국에서 건설되는 DRI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은 있는데 투자가 안 된다…관건은 ‘확실한 수요’
저탄소 철강 기술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려면 장기간 제품을 구매할 수요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게 MPP의 진단이다. 유 총괄은 국내 저탄소 철강 투자의 공백을 기술 자체보다 ‘수익의 확실성’에서 찾았다 라고 말했다.
스웨덴 저탄소 철강기업 스테그라가 비교 사례로 소개됐다. 스테그라는 금융조달을 결정하기 전 생산능력의 60%를 장기 오프테이크 계약으로 확보했다. 유럽 수요기업들이 5~7년 단위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그린 프리미엄을 부담하면서 초기 투자에 필요한 수요 기반을 만들었다.
한국에서도 잠재수요 자체는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MPP는 자동차와 건설, 조선, 에너지 부문에서 약 620만톤, 무역과 연계할 수 있는 수요까지 더하면 약 660만톤의 저탄소 철강 잠재수요가 있다고 추산했다.
유 총괄은 660만톤이라는 규모 자체보다 이를 장기 구매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 짚었다. 녹색 공공조달과 자동차 등 선도시장에서 철강사가 실제 투자를 결정할 수 있을 만큼 확실한 수요를 만들어야 첫 저탄소 프로젝트의 수익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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