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폭주에 수출 사상최대, 대기업 집중 너무 심해 [뉴스] 메가 사이클에 올라탄 반도체가 우리나라의 수출실적을 계속 갱신시키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크게 뛰면서 8월 초순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수출실적도 사상 최대를 찍었다.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는 법이다. 수출상품 중 반도체의 비중이 너무 커지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하는 거대기업들의 무역집중도도 사상최고를 넘어섰다.
로켓처럼 수직상승하는 반도체 실적 따라 8월 수출실적도 고공행진 중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8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21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3% 증가했다. 8월 초순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종전 최대치는 2022년 8월의 156억 달러였다.
조업일수는 작년과 같은 7일로, 일평균 수출액도 1년 전보다 45.3% 늘어난 30억 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155.4% 늘어난 100억 달러로 집계됐다. 8월 초순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1%포인트(p) 상승한 46.8%로 집계됐다. 5월 초순 확정치 47.0%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다.
석유제품(65.3%)과 컴퓨터 주변기기(139.5%) 등도 수출이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16일부터 19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GTC에 참가해 차세대 HBM4E 기술력과 베라 루빈 플랫폼을 구현하는 메모리 토털 솔루션을 유일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앞세워 글로벌 AI리더십을 한층 강화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 HBM4E 제품 전시 사진. 2026.3.17.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는 약진한 반면 자동차 판매는 크게 부진해
반면 무선통신기기(-9.1%) 수출은 감소했고, 선박(-58.2%)과 승용차(-80.9%)도 큰 폭으로 줄었다. 승용차는 생산량이 조정받는 여름 휴가철이 지난해 7말8초로 분산된 것과 달리 올해는 8월 초에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가별로는 중국(134.8%), 베트남(45.4%), 홍콩(259.4%), 유럽연합(EU·57.2%)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다만 미국(-0.2%) 수출은 승용차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소폭 줄었다. 중국·베트남·미국 등 상위 3개국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5%였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95억달러로 1년 전보다 23.1%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90.8%), 반도체 제조장비(77.3%) 등의 수입이 증가했고, 원유(-16.9%), 가스(-10.0%) 등은 감소했다. 에너지(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13.8% 줄었다.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원유 등 에너지 수입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가별 수입은 중국(48.3%), 미국(38.2%), 일본(47.3%), EU(15.9%) 등에서 늘었고, 사우디아라비아(-37.7%) 등에서는 줄었다.
수출이 수입을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1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달 24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2026.7.24, 연합뉴스
2분기 수출도 역대최고 찍었는데 어김없이 반도체가 일등공신
한편 반도체 산업 경기 호황으로 올해 2분기 수출액이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데이터처와 관세청이 11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잠정) 결과’를 보면 올해 2분기 수출액은 2755억 달러로 1년 전보다 무려 57.3% 늘었다. 2015년 분기별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대치다.
이러한 수출액 증가는 유례없는 반도체 산업 경기 호황에 따른 수출 호조세 덕이다. 대기업(81.8%)이 중견기업(10.9%)·중소기업(13.1%)보다 증가 폭이 훨씬 높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도체 수출 증가 (PG)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위시한 수출대기업 쏠림현상은 더 심화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쌍끌이’ 수출에 따라 상위 10대 기업 무역집중도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수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무역집중도는 1년 전보다 17.0%포인트(p) 상승한 55.3%로 역대 최고였다. 종사자규모별로 보면 250인 이상(67.4%), 10~249인(19.3%), 1∼9인(8.5%)에서 모두 증가했다.
산업별로 봐도 반도체가 속하는 광제조업(64.9%)의 증가 폭이 컸다. 전기전자 수출이 109.8% 증가한 1604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58%를 차지했다. 재화성질별로 보면 자본재(87.1%)가 크게 늘었다. 역시 반도체 덕이다. 원자재(25.2%)도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다만 소비재(-0.5%) 수출은 줄었다. K-뷰티 영향으로 화장품류는 증가했지만, 자동차 등에서 감소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화장품은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서 증가했다”며 자동차는 현지 생산 확대와 관세 문제가 수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64.3%), 중국(78.2%), 동남아(85.1%) 등지에서 수출 증가 폭이 컸다. 반면 중동(-14.0%), 독립국가연합(-11.0%) 지역에서 감소했다.
2분기 수출기업은 6만 9906개로 2.0% 늘었다.
2분기 수입액은 1889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2.4% 늘었다. 대기업(27.2%), 중견기업(19.0%), 중소기업(13.9%)에서 모두 늘었다.
산업별로는 광제조업(25.9%), 도소매업(17.7%), 기타 산업(13.5%) 순으로 증가했다. 재화성질별로는 자본재(28.9%), 원자재(21.6%), 소비재(6.5%)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수입액은 중동에서 2.6% 감소했지만, 중국(33.3%), 미국(25.7%), 동남아(29.1%) 등에서 늘었다.
전체 수입기업은 16만 1277개로 3.5% 늘었다.
2026년 2분기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잠정), 자료 : 국가데이터처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