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파키스탄, 라다크 인근에 국경선 구체화…인도 발끈 [국제] 중국군 병사들이 파키스탄 국경 쿤제랍 고개 근처 눈밭에서 오성홍기를 앞세우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게티 이미지
수십 년 동안 인도는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라다크 땅에 파키스탄과 중국이 국경을 그으려는 움직임에 반대해 왔다. 파키스탄과 중국이 지난 16일 국경선 합동위원회를 실질적으로 가동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파키스탄 당국은 이 위원회가 국경 관리, 공동 조사, 무역 및 인적 협력을 심화시킬 중요한 이정표 라고 평가하자 델리 당국은 매우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인도와 중국은 히말라야 국경의 대부분을 가르는 분쟁선인 실질통제선(LAC)을 따라 몇 년 동안 군사적 긴장 상태가 지속된 후 두 나라 관계를 안정시키려 애쓰고 있는데 베이징과 이슬라마바드는 인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국경 지척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지도들부터 들여다 보자.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카슈가르에서 파키스탄 소스트, 훈자, 길기트를 거쳐 아보타바드로 이어지는 도로가 카라코람 하이웨이이다. 두 나라의 교역을 담당한다. K2와 낭가파르밧 등의 고산준령을 넘나든다.
기사에 나오는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와 중국의 국경선 획정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 샥스감 계곡이다. 그 아래 잠무카슈미르(인도령) 안에 라다크가 위치한다.
2020년 6월과 9월 두 군데에서 인도와 중국 군이 충돌을 일으켰다.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법적 근거가 없다고 거부하며, 인도가 주장하는 영토를 포함하는 파키스탄-중국 경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이스왈 대변인은 파키스탄과 중국 사이에는 국경이 없다. 우리는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이른바 합동위원회를 거부한다 고 말했다고 영국 BBC가 21일 전했다.
문제의 위원회는 5180㎢ 넓이의 샥스감 계곡을 다루고 있으며, 이 지역은 1963년 파키스탄이 중국에 할양했지만 인도가 라다크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한 곳이다.
인도는 이 지역이 과거 잠무 카슈미르 왕국의 일부였으며, 파키스탄이 불법 점령한 후 중국에 넘겨준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도 정부는 이 협정을 결코 인정하지 않았으며, 이를 불법이고 무효로 간주하고 있다. 이런 역사가 있기 때문에, 더욱이 6년 전 군사적 충돌 이후 관계를 안정시키려 애쓰고 있는 가운데 이런 뜻밖의 역습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위원회는 샥스감 계곡을 포함한 파키스탄-중국 국경 지역을 다룬다고 한다. 코비스
파키스탄은 잠무 카슈미르가 여전히 분쟁 지역이며, 1963년 중국과의 경계 협정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어서 인도가 이래라 저래라 할 자격이 없다고 논박한다. 델리 시브 나다르 대학교 국제관계 및 거버넌스학과 교수 자빈 T 제이콥은 이번의 새로운 진전이 완전히 새로운 체제라기보다 오래된 메커니즘의 부활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제이콥 교수는 방송에 국경 합동위원회는 1963년 중-파키스탄 협정에 규정되어 있으며, 유일한 문제는 그 시행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 시기를 택한 데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국경을 획정하려는 광범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고, 파키스탄의 다른 국경들이 갈등과 불안정을 겪은 시기에 국경을 따른 교류와 이동을 제도화하려는 의도가 중첩된 것이라고 봤다. 그는 나아가 인도가 걱정해야 한다 고 말했다. 그 이유는 국제 정보 환경이 인도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중국은 국제 미디어 및 정보 환경에서 CGTN, CRI, 소셜미디어 등 인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인도는 전 세계적으로 내러티브와 지도를 제시할 수 있지만, 세계 여러 나라들이 무시할 가능성이 높은 격렬한 비난에만 매달리는 경향”을 지적했다.
이런 관심은 국경 자체의 실질적 관리와는 별개라고 방송은 지적했다. 이미 중국-파키스탄경제회랑(CPEC)과 카라코람 고속도로를 포함한 광범위한 인프라와 연결망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군 호송대가 중국과 국경을 접한 고속도로를 따라 레로 향하고 있다. 게티 이미지
전 파키스탄 주미 대사이자 현재 안와르 가르가시 외교아카데미 및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인 후세인 하카니는 새 위원회가 실용적이면서도 정치적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두 가지가 결합된 결과 라며 국경 협력을 강화하고, 불법 통과를 방지하며, CPEC와 연계된 전략적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한 메커니즘 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또 베이징이 카슈미르를 파키스탄의 시각으로 계속 보고 있음을 델리 당국에 신호로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중국은 카슈미르에 대한 인도의 주장을 결코 받아들인 적이 없으며, 중국은 길기트-발티스탄 지역을 인도가 아닌 파키스탄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 고 말했다. 이는 중국과 접경해 있지만 파키스탄이 관리하는 카슈미르 지역을 의미하며, 인도가 자국 영토로 주장하는 지역이다.
하카니는 인도가 통치하는 카슈미르의 상황에 따라 이슬라마바드의 입장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여전히 잠무 카슈미르의 최종 지위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도가 카슈미르 자국 지역에서 370조 폐지 같은 내부 변화를 이루었기 때문에, 파키스탄은 1963년부터 사실상 중국과 맺어온 것을 단순히 제도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본다.
베이징에게 이 협정은 인접 국가들과의 관계를 활용해 인도에 대한 입장을 관리하고 신호하는 더 넓은 패턴에 부합한다.
하카니는 카슈미르에 대해 파키스탄을 안심시키는 일이 베이징에 전략적, 지정학적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전략적 측면에서는 파키스탄과의 관계를 더욱 깊숙이 하고, 지정학적 측면에서는 인도가 중국과 파키스탄의 양면 위협(협공)에 대한 두려움을 강화해 파키스탄을 만족시키고 중국에게 이익이 된다.
인도 육군 차량들이 라다크 지역의 산길 근처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게티 이미지
전문가들은 이런 입장이 발표된 시점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카니는 중국은 항상 몇 달, 어쩌면 몇 년 전에 결정을 계획하므로, 국경합동위원회 운영 결정은 이미 어느 정도 전에 내려졌을 것 이라며 ”이 정보 공개는 시진핑 주석의 최근 브릭스 정상회담 방문 직후를 택해 파키스탄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대한 안심의 메시지를 보내고, 다자간 협력이 중국의 남아시아 비전을 바꾸지 못한다는 점을 인도에 상기시키기 위한 시기에 이뤄졌다 고 말했다.
그러나 제이콥은 이 모든 사태를 인도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행동으로 해석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현재로서는 LAC에 즉각적이거나 명확한 영향은 없다. 다시 말해 지난주 발표의 의미가 분쟁 중인 히말라야 국경의 즉각적인 변화보다 인도가 지속적으로 거부해 온 점진적 제도화를 강구하자는 메시지에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이스왈 대변인은 인도의 입장이 명확하고 일관되다 고 말했다. 델리가 파키스탄의 인도 영토 불법 점령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는 용납될 수 없으며 인도의 주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하카니는 이 분쟁이 국경의 법적 문제를 넘어선다고 믿는다. 인도와 중국 간 국경과 국경에 관한 핵심 이견은 지도 문제가 아니라 지정학적 문제다. 따라서 국경 협상과 국경 관리 메커니즘이 이룰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고 짚었다. 그는 파키스탄이 중국의 인도에 대한 2차 억지력 으로 남아 있으며, 베이징의 이슬라마바드 개입은 델리에 그 메시지를 계속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카라치 서쪽에 위치한 과다르 항구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의 핵심 지역이다. 아나돌루 통신 게티 이미지
한편 이란이 미국의 해상 봉쇄로 해상 무역로가 차단되자 육상 국경으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서쪽으로 이라크, 튀르키예와 연결해 유럽으로 뻗어나가는 것 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을 거쳐 중국으로, 또 투르크메니스탄과 ·카자흐스탄을 거쳐 러시아로 뻗어나가는 육상 교역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전쟁 전 이란은 연간 1억 8000만t에 이르는 무역 물동량의 80% 이상을 걸프 해역 연안을 통한 해상 운송에 의존했다. 하지만 미군의 봉쇄 작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차질이 본격화되자 이란의 비석유 부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150억 달러(약 21조원), 수입은 26% 감소한 170억 달러(약 24조원)로 급감했다.
뱃길이 막히자 이란은 튀르키예 등 7개 인접국과의 육상 국경으로 무역 경로를 틀어 그 결과 올 상반기 튀르키예와 양방향 무역액은 32억 달러(약 4조원)로 전년 대비 19% 늘었다. 특히 핵심 통관 거점인 튀르키예 굴불락∼이란 바자르간 검문소를 통한 이란행 수입량은 최근 5개월간 250%나 급증했으며 하루 500여대의 트럭이 국경을 넘고 있다.
급증한 육상 화물량을 국경 검문소의 기존 인프라가 감당하지 못하면서 현장 운전사들의 피로는 극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굴불락 검문소 인근 4차선 고속도로에는 이란 진입을 기다리는 대형 트럭 대열이 7km나 이어져 있었다고 FT는 전했다.
이란 정부는 튀르키예 외에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는 물론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을 거쳐 러시아와 중국으로 연결되는 13개 철도 노선을 풀가동 하고 있다. 카스피해 항만 물류도 확대하고 있지만 수년간 수위가 얕아져 선박 흘수 제한 등 물리적 한계 탓에 수송량을 대폭 늘리기 어렵다.
게다가 육상 운송은 해상에 비해 비용이 월등히 비싸다. 이란·중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중국 무역을 해상에서 육로로 바꿀 경우 연간 약 180억 달러(약 25조 원)의 추가 물류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경에서 지체되면서 물품이 손상되고 물류비가 솟구쳐 90%에 육박하는 이란의 물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 항공사 27곳과 튀르키예 물류기업에 대한 2차 제재를 발표하고, 튀르키예 당국이 이란 연계 혐의를 받는 골든글로벌 은행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등 금융·물류 망라 압박을 강화하면서 이란의 우회로 확보는 더욱 험난해질 전망이다. 특히 튀르키예는 미국과 관계도 중시하는 터라 언제라도 육상 무역로를 닫을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7개 육상 국경과 카스피해를 총동원해 임시방편으로 생필품과 의약품 등을 수입하지만 해상 무역의 극히 일부만 대치할 뿐이라고 분석한다. 이란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육상 전환은 막대한 물류비와 인프라 병목으로 한계가 명확하다 며 결국 걸프해역을 통한 남부 해상 무역 통로를 어떻게든 복원하고 유지하는 것 외에는 이란 경제의 고사를 막을 대안이 없다 고 지적했다.
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