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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검찰 수사권 쥐겠다고 박종철 사건을 끌어들이나

검찰 수사권 쥐겠다고 박종철 사건을 끌어들이나
[뉴스]
2018년 3월 20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부산 수영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 씨를 만나 검찰의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를 하고 있다. 2018.3.20. 연합뉴스 검찰청 해체 및 보완수사권 폐지에 맹렬히 반대하는 국민의힘 측이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그 주요 근거로 부각시키곤 한다. 검찰 수사가 아니었으면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겠느냐는 것이다. 주로 검찰 출신 인사들이 그런 논리를 앞장서 설파한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과 2차장, 대검찰청 공안부장을 역임하는 등 대표적 공안통이자 친윤 사단 출신인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해체와 보완수사권 폐지가 1987년에 이뤄졌다면 박종철 군의 공식 사인은 원인 불명의 심장마비가 됐을 것이고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는 브리핑은 진실이 되고 말았을 것 이라고 말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차장,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등을 지내고 윤석열 정권 시절 국민의힘 추천으로 KBS 이사로 활동한 김종민 변호사는 14일 국민의힘 주관 보완수사권 필요성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부천서 성고문 사건 당시 검찰이 없었다면 진실이 밝혀졌겠냐 며 얼마 전 광주 5·18은 그렇게 떠들던데 박종철은 어디 갔고, 부천서 성고문 사건은 어디에 갔느냐 고 주장했다. 1986년 부천서 성고문 사건 때 검찰은 오히려 가해자인 문귀동의 성고문 사실을 막무가내로 덮고 기소유예 처분한 반면, 피해자인 권인숙에 대해서는 혁명을 위해서라면 성(性)까지도 도구화한다 는 날조된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법정에서 무려 징역 3년을 구형했다는 점에서 김종민 변호사의 오인 또는 왜곡은 실로 어처구니없다. 박종철 사건에 대한 아전인수도 그 못지않은 수준이다. 이처럼 해당 사건을 둘러싼 검찰의 조직적 은폐 사실은 가리고 일면만 미화해 여론을 오도하려는 행태는 민주당과 진보 진영이 이른바 검수완박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할 때마다 반복된 것이기 때문에 익숙한 풍경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장윤기 사건이 드러낸 수사 공백과 보완 수사권의 필요성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7.14. 연합뉴스 검찰 조직의 영웅신화? 문무일 총장, 부산까지 찾아가 사죄 새로운 다짐하려 여기에…과거 잘못 다신 되풀이 안 할 것 그러나 보수 인사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검찰의 영웅신화처럼 착각하는 것과 달리,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검찰 자체 진상 조사에 의해서도 검찰총장 이하 검찰 지휘부에 전달된 청와대 및 안기부의 외압에 굴복해 졸속 수사, 늑장 수사, 부실 수사로 점철되었음 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던 사건이다. 종전까지 자신들의 흑역사에 대해 결코 반성 입장을 표명한 적 없던 검찰이 문재인 정부 시절 수동적으로나마 과오를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한, 통틀어 몇 안 되는 드문 사례 중 하나인 것이다. 검찰은 뭐라고 사과했던가. 지난 2018년 3월 20일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은 부산 수영구의 한 요양병원을 직접 찾아가 입원 중이던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 씨를 만났다. 문 총장은 병상에 누워있는 고령의 박 씨를 향해 상체를 숙인 채 저희가 너무 늦게 찾아뵙고 사과 말씀을 드리게 돼서 정말 죄송스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아버님께서 그동안 고생해 주신 걸 저희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잘못된 건 참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라고 말했다. 척추 골절로 수술을 받고 온종일 누워 지내던 박정기 씨는 힘겹게 입을 떼 고마워요. 와주셔서… 라고 답했다. 문 총장은 다시 너무 그동안 긴 세월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검사) 후배들이 잘 가꾸어서 제대로 된 나라가 되도록 만들어보고 노력하겠습니다 라고 다짐했다. 이에 박정기 씨는 감사합니다 라고 전했다. 문 총장은 20여 분간의 병문안을 마치고 병원 1층으로 내려와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으며 오늘 저희는 새로운 다짐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면서 과거의 잘못을 다시 되풀이하지 않고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 사명을 다하겠다 고 강조했다.   2018년 10월 11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활동 보고를 토대로 언론에 배포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조사 및 심의 결과 -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립 방안 및 대책 수립 권고 보도자료 중 일부 관계기관 대책회의 결정에 굴복, 직접수사 중단해 사건 축소·은폐·조작 기회 제공…범인은닉 적극 방조 결국 허언이 되긴 했으나, 검찰 수장이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던 과거의 잘못 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그로부터 6개월여 뒤인 2018년 10월 11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활동 보고를 토대로 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1. 검찰이 처음부터 직접 수사를 하지 않은 의혹에 대해 -검찰은 1987. 1. 16. 박종철의 부검을 통해 사망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뒤 초기에는 직접 수사를 계획하였고, 실제 대공분실에서 박종철의 주검을 처음 본 의사 등을 조사하는 등 내사에 착수하였음. -그러나 1. 17. 오후 검찰총장이 국가안전기획부장, 법무부장관, 내무부장관, 치안본부장 등이 참석한 관계기관대책회의에 다녀온 후 검찰의 직접 수사가 중단되었고, 치안본부가 수사를 담당하게 되었음. -검찰은 치안본부의 진상규명 의지를 신뢰할 수 없어 직접 수사를 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관계기관대책회의의 결정에 굴복하여 치안본부에 수사를 일임함으로써 사실상 사건 축소 및 은폐 조작 기회를 제공한 결과가 되었음. 즉, 검찰은 직접수사 방침을 변경하여 경찰에 수사를 일임함으로써 조기에 정확한 진상을 규명하는 데 실패하였고 결과적으로 2차, 3차 수사가 이어지게 된 원인을 제공하였음. ​2. 검찰이 1차 수사 결과에 대해 졸속으로 수사한 의혹에 대해 -당시 여론을 조기에 무마하기 위해 검찰의 수사를 단기간에 종료하라는 검찰 지휘부의 지시 또는 관계기관대책회의의 결정에 따라 검찰은 처음부터 사건을 신속하고 조용히 마무리하기 위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수사 인력을 투입하고, 매우 짧은 수사 기간을 설정한 후 수사에 착수하였음. -법무부 검찰국 검찰3과의 「고문치사(박종철)」 문서철 중 1987. 1. 19.자 「고문치사 사건 수사중간보고서」를 보면, 검찰은 처음부터 피의자를 2명으로 확정한 상태였고 공범에 대한 조사는 수사의 초점이 아니었음. -구체적 수사 내용을 보더라도 검찰은 치안본부에서 사건이 송치되자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아니하고 단기간에 졸속으로 수사를 끝냈음. * 국민의 관심 대상이 된 중요 사건임에도 피의자 2명에 대하여 각각 2회의 조사만 하였고 피의자들에게 추가 공범의 존부, 상관의 지시나 관여 등에 관해 치밀하게 질문하거나 집요하게 추궁한 흔적이 드러나지 않음. 고문치사에 직접 가담한 피의자들의 참여를 배제한 채 실황조사(현장검증)를 하였고, 박종철이 사망한 대공분실 9호실에 CCTV가 설치되어 있었음에도 그 작동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았음. 단 2명의 검사가 하루에 피의자들 2명 및 공범으로 의심되는 경찰관(총 5명)을 모두 조사하는 등 충실한 수사를 하지 못하였음. -특히 치안본부 대공5차장 등의 범인 도피와 관련하여, 만약 수사 초기에 대공분실에 있었던 CCTV의 작동 여부, 시청자 유무 등을 직접 확인하여 조사했다면 대공5차장 등을 범인도피죄가 아니라 고문치사의 공범으로 의율할 여지도 없지 않았으나 이러한 수사 지연 및 직무유기로 인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할 기회마저 놓친 결과가 되었음. -검찰은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인권 보장보다는 신속하고 조용히 기소함으로써 치안본부의 진상 은폐를 사실상 묵인하고, 여론을 잠재우려는 정치적인 고려(정권 안정)를 우선하여 사건을 처리하였음.   1987년 2월 7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제단 홈페이지 천주교사제단 폭로 때까지 장기간 수사 착수 지연해 박종철 고문치사 검찰 수사 문제점 소상히 알려야 ​3. 검찰이 추가 공범에 대한 수사를 지연한 의혹에 대해 -검찰은 1987. 2. 27. 이미 구속된 고문 경찰관 2명으로부터 추가 공범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음에도 즉각 수사하여 사건의 진상(범인이 뒤바뀐 것인지, 추가 공범이 더 있는지, 이러한 사정을 치안본부 간부들이 인지하고 있었는지, 사건 은폐를 치안본부 간부들이 지시하고 개입하였는지 등)을 수사했어야 함에도 그때부터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이를 폭로한 5. 18.까지 약 3개월 동안 수사에 착수조차 하지 않았음. * 당시 서울지검장은 조사단과의 면담(2018. 8. 9.)에서 당시 검찰총장은 자기 책임 하에 꼭 수사해서 전부 밝히도록 책임지고, 법무부 장관도 책임지기로 했으니 너무 재촉하지 말고 좀 참아가면서 해달라는 식으로 말했다. 검찰총장이나 법무부 장관이 본래 나한테 부탁하듯이 말할 이유가 없으니까, 대강 이게 청와대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검찰총장은 자꾸 일주일만 있다가 하자 고 했고, 일주일이 있으면 또 일주일, 일주일 하고 그렇게 세월이 흘러갔다. 한편 기자들이 매일 오던 상황이라 기자들도 적어도 범인 이름은 정확히 모르지만, 이거 몇 명 더 있는데 정도는 대충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당시 잠이 안 올 정도였고 차장, 부장, 담당 검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중 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서 발표해주니, 오히려 속이 시원했다 고 진술. -이러한 장기간의 수사 착수 지연은 검찰총장, 법무부장관, 관계기관대책회의를 통한 청와대, 대통령의 영향 및 지시에 따른 것으로 추정됨. -이와 같은 검찰의 장기간 수사 착수 지연 은 검찰이 그 직무를 유기한 것으로 평가됨은 물론이고, 나아가 추가 공범에 대한 수사 착수를 의도적으로 지연함으로써 치안본부가 은폐 공작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적극 협조한 결과가 되었으며, 이는 치안본부의 범인은닉을 적극 방조한 것으로 판단됨. (후략) 이에 따라 검찰 과거사위는 조사 결과와 같이 검찰은 실체적 진실 발견과 인권보호 의무를 방기하고 정권 안정이라는 정치적 고려를 우선해 치안본부에 사건을 축소‧조작할 기회를 주었고, 치안본부 간부들의 범인도피 행위를 의도적으로 방조했다 면서 수사 초기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수사는 이른바 관계기관대책회의를 통해 검찰총장 이하 검찰 지휘부에 전달되는 청와대 및 안기부의 외압에 굴복하여 졸속 수사, 늦장 수사, 부실 수사로 점철되었음을 확인했다 고 결론지었다. 이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검찰의 과오에 대해 통렬히 반성할 필요가 있다. 검찰총장이 피해자의 유족(박종철의 아버지)에게 직접 찾아가 사죄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 이라며 앞으로 이와 같은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소상히 알리고, 동시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고 검사 개개인에게 직업적 소명의식을 확고히 정립할 수 있는 제도 및 대책을 수립할 것으로 권고한다 고 했다.   1986년 7월 17일 부천서 성고문 사건에 대한 검찰의 조작 수사 결과 발표를 그대로 보도한 경향신문 지면.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그 직전에 터졌던 부천서 성고문 사건도 파렴치한 날조 치부 눈감고 미화…깊은 부끄러움과 성찰 화두 삼아야 즉, 전두환 정권 시절 검찰 조직은 경찰과 마찬가지로 하등 자랑스러울 것 없는 정권의 앞잡이였을 뿐이다. 박종철 사건이 일어나기 불과 6개월 전, 앞서 거론했던 부천서 성고문 사건이 터져 사회를 경악시켰을 때 우발적인 폭언‧폭행만 있었고 성적 모욕은 없었다 는 으레 조작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가해자 문귀동 경장에게 면죄부를 줬던 게 바로 검찰이었다. 심지어 권인숙의 성적 모욕 허위사실 주장은 운동권 세력이 상습적으로 벌이고 있는 소위 의식화 투쟁의 일환으로서, 수사기관의 위신을 실추시키고 정부의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 라고 파렴치하게 매도하는 패악과 공작을 서슴지 않았다. 이랬던 검찰이 갑자기 개과천선해서 박종철 사건의 진실을 만천하에 드러낸 게 아니라는 얘기다. 부검을 진행한 최환 검사는 극히 예외적인 존재였고, 그 외 검찰이 수뇌부나 조직 차원에서 한 일은 위에서 본 대로 시종 축소‧은폐 시도였다. 검안의 오연상, 부검의 황적준, 일부 언론,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비롯한 종교계와 재야 인사들의 용기가 없었다면 박종철 사건의 진상이 과연 밝혀졌겠는가. 그럼에도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과 내란 사태까지 거친 뒤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려는 시도에 맞불을 놓겠다고 박종철 사건을 끌어들이는 건 자가당착을 넘어 후안무치한 일이다. 김호경 시민언론 민들레 에디터 현직 검찰총장이 직접 부산까지 내려가 병상의 90대 노인을 향해 허리를 굽힌 채 곡진하게 사죄했던 진정성을 한때의 쇼이자 이벤트로 전락시키지 않으려면, 특히 검찰 출신 인사들은 박종철 사건 수사의 치부엔 철저히 눈감은 채 필요할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드는 대신 깊은 부끄러움과 성찰의 화두로 삼아야 한다. 영장 청구권, 기소권 독점과 함께 수사권까지 틀어쥔 검찰이 얼마나 손쉽게 타락하는지, 다른 무수한 제 식구 감싸기 정적 죽이기 사례와 함께.김호경의 안티테제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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