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7만 명도 역부족 …프랑스 41만 명 다시 거리로 [사회혁신] 열악한 교육 환경과 고물가, 생활고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토요일인 24일 유럽 주요 국가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일주일 전 일부 시위대의 극심한 폭력 사태를 겪은 프랑스의 경우 정부 당국이 시위 제한령을 내리고 경찰 7만 명과 헬기, 장갑차 등을 투입했지만,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벨기에, 포르투갈, 알바니아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24일, 프랑스 보르도에서 고물가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보르도 시내 중심가 일부 지역에 집회 금지 조치가 있었지만, 약 1만 5500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2026. 10. 24 [EPA=연합뉴스]
경찰 7만 명도 역부족 …41만 명 다시 거리로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시위에 파리 11만 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약 41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 17일의 약 55만 명보단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주요 노조인 프랑스 노동총연맹(CGT)은 일주일 전과 같은 약 80만 명이 동참한 것으로 추산했다. 파리 등 일부 지역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있었지만, 충돌 강도나 폭력 사태는 많이 완화된 모습이었다. 앞서 이번 주 초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공인된 노동조합이 조직한 시위만 허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파리에선 시위와 행진이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오후 5시쯤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자, 이에 맞서는 시위대와 충돌을 빚었다. 마르세유, 리옹, 보르도, 툴루즈, 낭트, 릴, 그레노블, 니스, 클레르몽페랑 등 여러 도시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을 빚었다. 일부 시위대가 건물 진입을 시도하고, 바리케이드와 자전거에 불을 놓고 자동차매장의 유리창을 깨기도 했다. 그러나 일주일 전과 같은 극심한 약탈과 방화 사태는 없었다고 AFP, 로이터, AP 통신과 영국 BBC, 알자지라가 전했다.
24일, 프랑스 보르도에서 고물가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바리케이드가 불 타고 있다. 2026. 10. 24 [EPA=연합뉴스]
최루탄·물대포 해산, 1000명 체포…폭력 완화
파리 중심가에선 상점들이 문을 닫고 유리창을 보호 패널로 덮었으며, 일부 판매점은 사설 경비원을 고용했다. 경찰 요청에 따라 최소 24개 지하철역이 폐쇄됐다.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 등 주요 문화 시설도 문을 닫았고, 아트 바젤 파리는 주말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이날 시위로 인해 프랑스 전역에서 약 1000명이 체포됐으며, 툴루즈와 클레르몽페랑에서 각각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앞서 프랑스 경찰은 시위와 관련해 이날 오전부터 135명을 체포하고, 금속 구슬과 납탄, 폭죽, 새총, 흉기, 비비탄총, 방독면, 절단용 공구, 곤봉 등의 물품을 압수했다.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은 행진 대열 뒤편에 수천 명의 과격 활동가가 모였으며, 이 중 약 500명은 폭도로 확인된 인물들이다 라고 주장했다.
파리 시위에 참여한 26세 여성 젤리는 BBC에 마크롱 취임 이후 매우 좌절했고 많은 고통을 겪었기 때문 에 거리로 나왔다면서 너무 오래됐고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오늘 우리가 거리에 나온 것이다 라고 말했다. 복면한 청소년 2명도 자신들의 세대가 좌절해 있고 정부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낀다 고 말했다. 또 다른 시위자는 지난 17일 폭력 사태에 약탈은 정말 나쁜 짓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가난과 경찰의 폭력 때문이다 라면서 우리의 요구에 대한 응답이 있을 때 시위는 끝날 것이다. 우리는 정말로 프랑스의 변화를 원한다 고 말했다.
24일 프랑스 파리에서 치솟는 물가와 연료 가격 상승에 맞서 프랑스 고등학생 및 대학생들이 합류하고 노란 조끼 운동이 촉구한 전국 시위의 일환으로 노동조합이 조직한 시위 도중, 충돌이 발생하는 가운데 시위대가 프랑스 국기를 들고 있다. 2026. 10. 24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시위 청년들 좌절…버림받았다
노란 조끼 운동 측은 내주 토요일인 31일 추가 시위를 예고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바스티유 광장에서 취재진에게 우리는 시위할 자유, 우리 모두의 자유를 위해 시위하겠다 라고 말했다. 극좌 성향의 굴복하지않는프랑스 (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이날도 파리 시위에 참여해 마크롱은 이 시위가 매주 반복되리란 걸 알게 될 것이다 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대선 유력주자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 전당대회가 진행 중인 오를레앙에서는 이날 약 1만 3000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극우 반대 집회 가 열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위대는 마크롱 사임, 르펜 감옥행 이라는 구호를 외쳤으며 이들이 든 현수막에는 청년들은 국민연합에 꺼지라 고 말한다 , 파시스트보다 뜨겁다 고 적혀 있었다. 이날 대회에서 르펜의 후계자인 조르단 바르델라(30)가 약 99%의 표를 얻어 당 대표에 재선됐다.
24일 프랑스 파리. 치솟는 물가와 연료 가격 상승에 맞서 프랑스 고등학생 및 대학생들이 합류하고 노란 조끼 운동이 촉구한 전국 시위의 일환으로 노동조합이 조직한 허가된 시위 도중, 충돌이 발생하는 가운데 프랑스 국기를 두르고 복면을 쓴 시위자가 최루탄 자탄을 던지고 있다. 1026. 10. 24 [로이터=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은 23일 고교생 시위가 시작된 9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학생 대표들을 만났다. 교원 증원과 불공정 논란에 휩싸인 새 대학 입학 시스템의 대대적 개혁을 약속했지만, 정부의 구체적 조치를 요구하는 학생 대표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스페인·벨기에·이탈리아·포르투갈도 항의 시위
11월 총선을 앞두고 주택난 항의 시위가 한 달간 이어지는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선 이날 약 2만 5000명이 거리로 나와 치솟는 물가에 항의하며 연금 보장과 공공부문 개선을 촉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위대는 마드리드 아토차역에서 주요 쇼핑가인 그란비아까지 행진하며 우리의 연금을 보호하고 보장하라 , 빵, 지붕(주거권), 자유 라는 피켓도 있었다.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민들이 학생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2026. 10. 24 [로이터=연합뉴스]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지난주보다는 줄었지만, 열악한 교육 여건과 생활고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최루 가스를 쏘며 해산을 시도하는 경찰과 충돌했으며, 일부 시위자들은 도로 표지판 등을 던지고 자전거나 스쿠터에 불을 지르면서 저항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는 지난주와 같은 폭력 사태에 대비해 경찰과 함께 수백 명의 군인을 투입해 시위대의 도심 진입을 막았지만, 상당수 청년이 국가의 거짓말에 반대한다 는 구호가 적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도 주택난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는 학생들이 교육 투자 확대, 등록금 인하, 교육계 부패 근절과 에디 라마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이날도 이어갔으며,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여 시위대를 해산시켰다.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