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이겨낼 마음을 다지는 날 꽃더위이김 [뉴스]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를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 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꽃더위이김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꽃더위이김 입니다.
여름은 어느 날 문득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우리 곁으로 다가옵니다. 햇볕이 뜨거워지고, 매미 소리가 커지고, 사람들은 더위를 이겨 낼 음식을 찾기 시작합니다. 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려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긴 여름을 시작하는 첫걸음
오늘은 초복입니다. 온 나라 곳곳에서 삼계탕과 보양식을 나누며 어르신과 이웃의 건강을 살피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건 당국도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당부하며 더위에 대비해 달라고 알리고 있습니다. 초복은 단순히 삼계탕을 먹는 날이 아니라, 다가올 더위를 슬기롭게 이겨 내자고 서로를 격려하는 날입니다. 이런 뜻을 생각하며 오늘 함께 나눌 토박이말은 꽃더위이김 입니다.
뜻이 살아 있는 이름, 꽃더위이김
우리는 오래 전부터 초복·중복·말복이라는 이름을 널리 써 왔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초복이 무슨 뜻이야? 하고 물으면 풀어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자를 그대로 풀이하면 처음 엎드림 이라는 뜻이 되어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통 알기 어렵지요. 흔히 오행설을 빌려 서늘한 가을의 기운이 뜨거운 여름 기운을 무서워해 엎드려 숨어있다 고 풀이하기도 하지만, 복(伏) 자에 담긴 꺾다 , 이겨 내다 라는 뜻을 살려보는 것이 어떨까요? 더위가 무서워 엎드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위를 기운차게 꺾어 넘기겠다는 뜻을 담아 복날 을 더위이김날 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첫 번째 복날인 초복 은 어떻게 부르면 좋을까요? 처음을 뜻하는 첫 을 넣어 첫더위이김 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 토박이말에는 맨 처음 이나 최초 를 뜻하는 앞가지(접두사) 꽃- 이 있습니다. 으뜸 , 맨 처음 을 뜻하는 꽃등 처럼 말이지요. 그래서 초복 을 꽃더위이김 이라 하면, 처음 맞는 더위를 멋지게 이겨 내는 날 이라는 뜻이 한눈에 환하게 들어옵니다. 더 나아가 중복 은 가온더위이김 , 말복은 끝더위이김 이라고 부르면 삼복 의 뜻도 한결 쉽게 이어집니다. 이처럼 뜻이 살아있는 고운 이름을 불러줄 때, 절기가 지닌 삶의 지혜도 우리 마음속에 더욱 또렷하게 살아납니다.
더위를 이겨 내듯 오늘도 한 걸음
더위는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예부터 그늘을 만들고, 시원한 물을 마시고, 서로 음식을 나누며 여름을 이겨 왔습니다. 우리 삶도 그렇습니다. 힘든 일은 언제나 찾아오지만, 그것을 견디는 힘도 함께 길러 갑니다. 해바라기가 뜨거운 햇살을 받아 더욱 크게 자라듯, 오늘의 어려움도 우리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듭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나씩 해 나간다면, 어느새 우리는 긴 여름을 지나고 있을 것입니다.
[마음 나누기]
여러분은 여름이 시작되면 어떤 방법으로 더위를 이겨 내시나요? 또 초복 을 다듬은 꽃더위이김 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뜻을 쉽게 알 수 있는 우리말 이름을 둘레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보면 좋겠습니다.
[한 줄 생각]
꽃더위이김은 더위를 두려워하는 날이 아니라, 더위를 이겨 낼 마음을 다지는 날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꽃더위이김
뜻 : 삼복 가운데 첫 번째 복날인 초복을 다듬은 토박이말
쉬운 풀이 : 처음 맞는 여름 더위를 이겨 내는 날
보기 : 오늘은 꽃더위이김(초복)입니다. 온 식구가 함께 둘러앉아 삼계탕을 먹으며 올여름도 건강하게 보내자고 서로를 응원했습니다.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