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고 윤 어게인 유명 래퍼 탄핵 무효, 이재명 구속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래퍼 정상수 씨가 지난 1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한 시청자가 어떻게 내란수괴를 지지하냐? 고 묻자 에이, 무슨 내란수괴냐? 내란수괴 이런 말을 여러분이 함부로 하면 안 된다 면서 어떻게 윤석열이 내란수괴냐? 고 대꾸하고 있다. 애국보수 정상수 유튜브 화면 갈무리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출신 유명 래퍼 정상수 씨가 지난 10월 31일 저녁 서울 충암고등학교 축제에서 윤 어게인! 을 거듭 외친 사건은 여전히 내란을 옹호·선동하거나 가볍게 인식하는 이들이 사회 곳곳에 광범위하게 포진해있음을 다시금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우려를 깊게 한다.
다른 학교도 아니고 충암고등학교는 12·3 비상계엄의 주동자이자 핵심 가담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모교라는 이유로 시민들의 지탄을 받는 등 적지 않은 곤욕을 치렀음에도 평소 폭력적이고 극우적인 언행을 보여온 인물을 아무런 검증이나 문제의식 없이 학교 행사에 초대함으로써 또 한 번 논란을 자초했다. 정 씨가 어떤 성향의 인물인지는 언론 보도나 유튜브 영상을 잠시만 찾아봐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축제 당시 마이크를 잡은 정 씨가 무대 위로 다른 학교 학생을 불러 충암고의 자랑 을 물어보자 이 학생이 윤석열! 이라고 답했을 때, 이에 정 씨가 그럼 나도 해버려? 에이 모르겠다 며 윤 어게인! 이라고 두 차례 크게 소리쳤을 때 이를 지켜보던 충암고 학생 상당수가 내내 환호를 보내는 모습은 청년 세대의 극우화 현상과 맞물려 단순한 해프닝으로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장면이다. 충암중 운동장에서 열린 축제 충암제 에는 충암고 학생 800여 명과 인근 타 학교 학생 200여 명 등 모두 1000여 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래퍼 정상수 씨가 지난 10월 31일 저녁 서울 충암고등학교 축제에서 윤 어게인! 을 외치자 충암고 학생들이 팔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래퍼 정상수 씨는 서울 충암고등학교 축제에서 윤 어게인! 을 외친 행동과 관련해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 영상을 올렸다.
당시 현장 영상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결국 정 씨는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 영상을 올려 해서는 안 될 정치적인 발언을 해서 거기 계신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과 교직원, 학생들에게 많은 피해를 입혀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며 고개 숙여 사죄했다. 이어 저는 평소에 정치적으로 뭐 좌나 우나 그런 입장을 취하고 있는 건 아니고 사실 정치에 대해 잘 알고 있지도 않다 며 그런데 무대에 학생을 불러내서 인터뷰하는 도중에 그 이름(윤석열)이 나오면서 제 딴에는 재미있게 레크리에이션 같은 시간을 만들어 보려다 좀 흥분하는 바람에 해서는 안 될 그런 멘트까지 나온 것 같다 고 상황을 설명했다.
정 씨는 이렇다 할 정치적 입장이 없음에도 한 학생이 윤석열 을 호명하자 순간적으로 흥분해서 본의 아닌 실수를 한 것처럼 해명했지만 그조차도 앞뒤가 안 맞는 거짓으로 보인다. 탄핵에 반대하며 윤석열의 귀환 을 바라는 적극적인 신념 없이 단지 이름만 듣고 취할 수 있는 반응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윤 어게인 은 윤석열의 재집권을 바라는 지지층의 대표 구호로 통용되고 있다. 실제 유튜브에 공개돼 있는 정 씨의 영상을 보면 그가 평소에도 탄핵 무효 를 주장했고 심지어 무슨 내란수괴냐? 며 내란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음을 금세 알 수 있다.
래퍼 정상수 씨가 지난 1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한 시청자가 탄핵 무효라고 생각하느냐? 고 묻자 예, 탄핵 당연히 무효로 해야죠 라고 답하고 있다. 애국보수 정상수 유튜브 화면 갈무리
12·3 비상계엄 한 달여 뒤인 지난 1월 유튜브에 게시된 라는 제목의 8분짜리 영상은 현재 12만 2500여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라이브 방송 영상에서 정 씨는 한 시청자가 계엄령은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 아닌가? 라고 묻자 저도 정치적 입장이 같다 고 화답했다. 또 저는 윤석열 님을 좋아한다. 윤석열 님을 지지하는 사람 이라며 그분은 정말 대통령 할 만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고 연신 강조했다.
다른 시청자가 어떻게 내란수괴를 지지하냐? 고 반문하자 정 씨는 에이, 무슨 내란수괴냐? 솔직히 뭔 내란수괴냐? 내란수괴 이런 말을 여러분이 함부로 하면 안 된다 면서 어떻게 윤석열이 내란수괴냐? 고 여러 차례 반복해서 대꾸했다. (이)재명 구속! 이라고 구호를 외치듯 또박또박 한 글자씩 끊어서 말하기도 했다. 나아가 또 다른 시청자가 탄핵 무효라고 생각하느냐? 고 묻자 예, 탄핵 당연히 무효로 해야죠 라고 답했고, 이재명 구속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는 질문에는 이재명은 범죄자가 맞잖아요 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후에도 윤석열 파이팅! 저는 탄핵 반대 멸공 우파보수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래퍼 정상수 씨가 지난 1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이)재명 구속 이라고 말하고 있다. 애국보수 정상수 유튜브 화면 갈무리
래퍼 정상수 씨가 지난 1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한 시청자가 이재명 구속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고 묻자 이재명은 범죄자가 맞잖아요 라고 답하고 있다. 애국보수 정상수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 영상에 달린 1000개가 넘는 댓글은 역시 정상수! 계엄은 부정선거 척결 위한 첫걸음 자기 하고 싶은 얘기를 자유롭게 못하는 지금 상황이 독재 등 정 씨에게 동조하는 내용 일색이었다. 정 씨가 1일 인스타그램에 백 번, 천 번 잘못했다 며 올린 영상에도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사과하느냐? 표현의 자유다 현장은 분위기가 좋았는데 도대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등 정 씨를 응원하는 댓글이 숱하게 달리고 있다.
정 씨는 부산 모 교회에서 크리스천 힙합 그룹으로 활동을 시작해 쇼미더머니 시리즈에 잇따라 출연하며 인기가 올라갔으나, 음주 폭행 난동 사건을 수차례 일으키다 급기야 경찰의 테이저건까지 맞고 체포되는 등 주로 폭력적 언행으로 언론에 무수히 보도됐던 인물이다. 술 취한 20대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혐의(준강간)로 구속됐다가 성관계는 합의에 의한 것 이라고 항변한 끝에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 때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여성으로서 나라를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된 시간이었겠느냐. 그만하라. 이렇게 혹독한 질타와 비판을 받을 만한 분은 아니다 라며 탄핵에 반대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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