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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여성 수감자 생리대 줄지 말지도 남자 간수들 맘대로”

여성 수감자 생리대 줄지 말지도 남자 간수들 맘대로”
[사회혁신]
2025년 1월 20일 감옥에서 나온 한 젊은 여성을 친구들이 반갑게 맞아주고 있다. 풀려난 이들은 동료 수감자들을 두고 나왔다는 죄책감을 느낀다, ⒸAP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사이의 전쟁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말이 ‘전쟁’이지 실상은 일방적 학살이다. 2023년 10월 7일 아침 6시 30분부터 단 하루 동안 하마스(Hamas)가 선제공격을 벌인 뒤 이스라엘은 3년 내내 학살과 파괴의 전쟁범죄를 저질러 왔다. 그로 말미암아 많은 이들이 죽고 다쳤다(10월12일 현재 사망 7만 4,382명, 부상 17만 5,416명). 팔레스타인 여성들이 치러온 희생도 엄청나다. 유엔여성기구(UN Women)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약 5만 명의 여성이 숨지거나 장애를 남긴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Media Fact Sheet, 2026년 10월 8일). 사망자는 3만 8000명 이상, 부상자 1만 1700명쯤이다. 인구 비율로 따지면, 가자지구 여성 21명 가운데 1명 꼴이다. (https://palestine.unwomen.org/en/stories/press-release/2026/10/media-fact-sheet-nearly-50000-women-and-girls-killed-or-severely-injured-in-gaza-in-three-years-of-war) 팔레스타인 여성의 3중고 지구촌 어느 곳에서든 일단 전쟁이 터지면, 그 지역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힘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에서는 여성이기에 느끼는 전쟁의 무게가 더 버겁다. 몇 년 전 가자지구 현지 취재 때 만났던 여성활동가 누하 사바(팔레스타인 여성단체인 ‘여성 역량 강화 프로젝트 WEP’ 총무)로부터 들은 한탄 섞인 말이 지금도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다. 우리 팔레스타인 여성은 이스라엘의 정치군사적 억압, 봉쇄 정책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과 가난, 이에 덧붙여 가정폭력이란 3중고에 시달리는 가련한 존재랍니다. 이스라엘과의 긴장이 높아져 일자리를 잃은 남편은 평소 같으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화를 내며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곤 해요. 물론 그렇지 않은 남편들도 많이 있지만요.” 일부 남성들의 비뚤어진 폭력은 유엔인구기금(UNFPA)이 2~3개월 단위로 꾸준히 해온 ‘성 기반 폭력 동향 분석: 가자 지구’(Gender-based Violence Trends Analysis: Gaza)를 비롯한 여러 조사 결과가 한결같이 문제점으로 지적해온 사항이다. 사회학자들은 이를 ‘폭력의 전이(spillover of violence)’ 또는 ‘연쇄적 폭력’으로 설명하곤 한다. 유혈충돌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비롯된 긴장과 피로감이 한 집안의 약자인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으로 옮아가는 현상을 가리킨다. 중동 사회는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다. 여성 인권 개념은 지구촌 다른 지역에 견주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진다. 팔레스타인도 예외가 아니다. 여성을 남성의 보호와 후견 아래 두는 팔레스타인 법률을 비롯해 구조적 성차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사이의 긴장이 높아지면, 덩달아 팔레스타인의 가정폭력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일부 남성들은 이스라엘군의 봉쇄, 검문소에서의 이동 제한, 폭격, 드론 엔진 소음 등으로 느끼는 극심한 무력감과 공포, 일자리를 잃었다는 좌절감에 자칫 작은 일에도 화를 못 참고 가정폭력을 휘두르곤 한다. 팔레스타인 사회는 대체로 산아제한이나 가족계획이란 개념이나 인식이 약하다. 적어도 3명, 많게는 10명쯤의 아이를 낳는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남편이 죽거나 감옥에 끌려갈 경우 여성들은 여러 자식들의 생계를 혼자 챙겨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마주친다. 유엔여성기구(UN Women)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9월 현재 가자지구 가구의 약 4분의 1(8만 6290가구)에서 여성이 가장인 것으로 알려진다. (https://assets-eu.researchsquare.com/files/rs-11094003/v1/cdfbd344-e34e-4943-b0d0-790f15694455.pdf?c=1790048495) 위에서 살펴본, 가자지구 여성활동가 누하 사바가 꼽은 ‘팔레스타인 여성의 3중고’에는 이스라엘이 주는 고통이 큰 몫을 차지한다.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고통의 주요 원인은 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박과 경제봉쇄다. 여기에 더해 일부 남성들의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느끼는 정신적 고통은 엄청나다. 어느 날 느닷없이 감옥으로 끌려가 생지옥과 맞닥트린다면, 남성의 폭력에서 벗어나는 순간 이스라엘 간수의 폭력에 시달리는 상황이 된다.   이스라엘 경찰관들이 체포하려 하자 그에 맞서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여성. ⒸThe Palestinian Center for Prisoners Advocacy 여성 수감자 90명, 16년 장기수도 2026년 10월 현재 이스라엘 감옥에는 9300명이 갇혀 있고 그 가운데 여성은 90명이다(3년 전 전쟁이 터지기 직전엔 여성 수감자 33명을 포함해 5200명이 갇혀 있었다). 이들 여성들은 대부분 여성 전용 감방이 있는 다몬(Damon) 교도소에 있다(위치는 이스라엘 북쪽 항구도시 하이파 동남쪽 카르멜 숲지대). 위 집계에서 빠진 여성들도 있다는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겠다. 이스라엘 군이 운용하는 수감시설에 잡혀가 있거나 생사나 행방을 알 수 없는 ‘강제실종’ 여성들이다. 팔레스타인 수감자 단체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에 붙잡힌 여성들은 처음엔 스데 테이만 같은 군사시설에서 가혹한 심문을 받다가 하샤론(Hasharon)이나 오퍼(Ofer) 교도소 등 중간 지점을 거쳐 다몬으로 이송된다. 그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입장에선 덮어 감추고 싶은 사정(고문 치사 등) 때문에 암매장 등의 방식으로 강제실종시킨 이들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팔레스타인수감자협회(PPS)에 따르면, 2023년 10월 전쟁이 터진 뒤 그동안 3차에 걸쳐 인질-포로 교환 등으로 풀려난 사람들까지 합쳐, 지난 3년 동안 체포돼 길든 짧든 수감시설에 갇혔던 사람들 숫자는 2만 6000명쯤이다. 이 가운데 여성은 800명가량이다. 그 대부분이 이렇다고 할 혐의도 없이 마구잡이 체포망에 걸려 수감시설에 갇혔다. 이스라엘로선 하마스 10.7 기습으로 가자지구에 끌려간 251명의 인질 행방을 알기 위해서 정보 수집 차원에서, 또한 인질-포로 교환협상의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그럴 수밖에 없다”고 나름의 논리를 세웠겠지만, 희생 당사자들로선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엄청난 모욕감과 성폭력을 포함한 폭행에 시달리면서 짧게는 몇 개월씩 고통스런 날들을 보내야 했다. 90명 수감자들 가운데 2명 임산부를 포함해 적어도 28명의 어머니가 있다. 이들은 바깥에 두고 온 자식들이 늘 걱정이다. 여성 수감자 가운데 장기수들도 있다. 샤틸라 아야다(Shatila Ayada)는 2016년 4월 길을 가던 30대 유대인 여성을 흉기로 찔러 죽이려 했다는 혐의로 징역 16년과 벌금 10만 셰켈(약 44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스라엘 시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계 주민인 샤틸라는 사건 당시 텔아비브에 있는 아랍개방대학교 심리학과 2학년생이었다. 범행 동기는 ‘유대인에 대한 적개심’으로 알려진다(피해 여성은 왼팔에 상처를 입긴 했지만 경상에 그쳤다. 그에 견주어 형량이 지나치다는 논란이 따랐다). 샤틸라 다음의 장기수는 마이순 알자발리(Maysoon al-Jabali)다. 2015년 6월 베들레헴 검문소에서 이스라엘 여군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했다는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사건 당시 마이순은 동예루살렘의 알쿠즈대학교(아부디스 캠퍼스) 영문학과 1학년생이었다. 그로부터 8년 5개월을 복역한 뒤 2023년 11월 수감자 교환협상으로 풀려났다. 마이순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23년 10월 뒤 감옥 안 인권상황이 극도로 악화돼 많은 수감자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교도관들은 우리 여성 수감자들을 마구 때리고, 가스를 뿌리고, 독방에 가두면서 고문을 저질렀어요. 그것도 모자라는지 더 심한 탄압을 하겠다고 위협했어요. 그들은 우리에게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았다고 말했어요. (극우 정치인으로 이스라엘 경찰과 교도소를 주무르는 벤그리브 국토안보부장관은 10.7 하마스 기습 뒤 감옥은 더 이상 호텔이 아니다”라며 극단적인 학대정책을 편다. 이로 미뤄, 이들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았다’고 한 말은 거짓이 아니다). 샤틸라와 마이순, 두 사람은 20대 안팎의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이라면 자연스레 품고 있을 반이스라엘 저항의지를 행동으로 옮겨 큰 대가를 치렀다. 이스라엘은 이들을 ‘테러분자’라 불렀지만 둘 다 하마스와 같은 투쟁조직에 가입한 이력은 없다. 현재 이스라엘 감옥 안 18세 아래 미성년자는 2명이다. 올라 카타이샤트(Ola Qteishat, 16세, 2026년 5월 24일 구금)와 나다 오데(Nada Odeh, 17세, 2026년 2월 12일 구금)다. 이 두 소녀는 모두 사회관계망(SNS)에 올린 ‘선동적인’ 게시물과 관련돼 붙잡혀 들어갔다. 다만 게시물 내용이 어떤 구체적인 선동을 담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이 글을 쓰는 현재까지 두 소녀에 대한 재판은 열리지 않았고, 가족 면회도 금지된 상태다). 요르단강 서안 북부 탐문 출신의 올라 소녀는 2026년 5월 24일 밤 12시를 넘긴 한밤중에 집을 급습한 이스라엘군에게 붙잡혀갔다. 올라는 올가을에 한국 학제로 치면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 올라의 어머니와 언니는 군용차량을 따라가며 울부짖었다. 얘는 어린애잖아요!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병사들은 냉혹하게 반응했다. 쫓아오는 올라의 가족을 겨냥해 섬광폭음탄을 던졌다. 그날부터 지금껏 올라의 집안은 눈물로 채워졌다.   감옥에 갇힌 16세 소녀 올라의 언니가 동생의 사진을 바라보며 하루빨리 풀려나길 바라고 있다. ⒸMoath Ghannam/Al Jazeera 학대는 개별적 일탈 아닌 체계적 징벌정책” 2015년에 출범한 ‘팔레스타인 인권옹호 국제위원회(International Committee for the Support of the Rights of the Palestinian People, 약칭 ICSPR)’는 이스라엘의 억압으로부터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다. 2026년 8월 16일 ICSPR은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여성 수감자들의 상황과 인권침해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ICSPR 보고서에 따르면, 수감자 90명 가운데는 언론인, 인권옹호 활동가, 학자, 대학생 등도 포함되어 있어 팔레스타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표적 공격의 실태를 보여준다. 따라서 보고서는 팔레스타인 여성들이 체포와 고문 정책에서 (남성들에 견주어 보호받는) 예외가 아니며, 오히려 인간 존엄성, 사생활 및 기본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표적이 돼 왔다”고 지적했다. (https://en.icspr.ps/icspr-publishes-a-report-on-the-situation-of-palestinian-women-prisoners-in-israeli-occupation-prisons-and-the-violations-committed-against-them/8467/) 이 보고서는 위의 16살 소녀 올라의 경우처럼 ‘여성 수감자들은 체포되는 순간부터 야간에 자택에 대한 폭력적인 급습, 가족 구성원에 대한 공포 조성, 구타, 밀치기, 언어폭력, 손 결박, 눈가리개 착용, 그리고 경우에 따라 옷을 다 벗는 나체 수색을 비롯해 강제적이고 굴욕적인 신체 수색에 시달린다’고 지적한다. [이스라엘 교도소 당국은 조직적인 의료 방치, 영양실조, 과밀 수용, 개인 소지품 압수, 전력 공급 중단, 의료 치료 및 약물 제공 거부, 개인 위생용품 제공 차단 등 여성 수감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다양한 관행을 저질러왔다. 이는 단순한 물질적 박탈을 넘어선다. 여성 수감자들을 모욕하고, 정신적 의지를 꺾고, 가족과의 유대를 끊고, 수감 생활을 견디고 인간 존엄성을 지키는 데 필요한 기본적 수단을 빼앗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고서 전문→ https://drive.google.com/file/d/1KyGnSkXeHI4xx2wCF9dfb7Hm1M2inueP/view] 보고서는 특히 여성들이 갇힌 다몬(Damon)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과밀 수용된 방에서 열악한 생활 환경 아래 갇혀 있다고 지적한다. 다몬에선 침대와 담요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환기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사생활 보호는커녕 위생 관리조차 어렵다. 수감자들은 비누, 샴푸, 치약, 칫솔, 생리대 등 개인 위생용품조차 받지 못한다. 보고서는 이런 상황에서는 만성 질환의 악화, 면역력 약화, 통증 증가, 그리고 나중에 치료하기 어려워질 수 있는 건강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기 마련”이라고 걱정했다. 나아가 보고서는 열악한 감옥 환경은 여성 수감자의 권리를 명백히 침해하는 것이라 지적한다. 국제 인도법 및 국제 인권법, 특히 임산부, 어머니, 아동 보호, 고문 및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대우 금지, 건강권 및 인간 존엄성에 관한 규정에 위배된다”는 비판이다. 결론적으로 보고서는 팔레스타인 여성 수감자들이 겪는 인권침해가 개인적인 일탈이나 과잉 행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수감자들을 체포하고, 기본권을 박탈하며, 고문·의료 방치·독방감금·면회금지 등 이스라엘 감옥이 수감자들을 집단 처벌하는 수단으로 쓰는 그 모든 것들이 ‘체계적인 징벌 정책에서 비롯된 인권침해’라고 못 박았다.    9개월 된 아기를 두고 잡혀가 10개월 뒤 풀려난 언론인 룰라 하사네인. 왼쪽은 수감 전, 오른쪽은 석방 뒤 여윈 모습. ⒸRula Hassanein 생리대 줄지 말지를 남자 간수가 결정” 팔레스타인 언론인협회(CPJ)에 따르면, 지금 이스라엘 감옥에 갇혀 있는 언론인은 38명이고 이 가운데 여성은 4명이다. 이란 타스님 통신 기자 파라 아이야시(Farah Ayyash, 2025년 8월6일 구금),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인권과 정치문제를 보도해온 부슈라 알타윌(Bushra al-Tawil, 2026년 2월 5일 구금), 팔레스타인 여성주의 언론 네트워크에 기고하는 프리랜서 언론인 이슬람 아마르네(Islam Amarneh, 2026년 5월 3일 구금), 비르제이트 대학교 학생이자 프리랜서 언론인인 나탈리 디야(Natalie Diya, 2026년 6월 구금)이다. 이들은 모두 기소나 재판 없이 가둬두는 ‘행정 구금’ 상태에 있다. 이른바 ‘법기술’을 발휘하지 않아도 평생 동안 가둬놓을 수 있다. 라말라에 본사를 둔 와탄 미디어 네트워크(Wattan Media Network)의 편집자인 룰라 하사네인(Rula Hassanein)은 2024년 3월 19일 한밤중에 붙잡혀갔다. 이스라엘군은 그녀의 수갑을 채우고 눈을 가린 채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압수해갔다. 사회관계망(SNS)에 올린 글이 선동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룰라는 당시 겨우 9개월 된 여아를 두고 있었다. 미숙아로 태어난 그 아기는 전적으로 엄마의 젖에 기대 자라나고 있던 상황에 위기가 닥쳤다. 딱 10개월 뒤인 2025년 1월 20일 하마스-이스라엘 사이의 인질-포로교환 협상으로 풀려났을 때 아기는 사흘 동안 엄마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해 화제를 모았다. 룰라가 밝힌 다몬 감옥의 인권실태는 처참했다. 알자지라 방송과 CNN을 비롯한 여러 언론매체에서 룰라는 감옥에서의 하루하루가 학대와 굴욕으로 가득했다”고 비난했다. 간수들에게 알몸 수색을 겪으며 극심한 모욕감을 느꼈고 입에 담기 힘든 언어폭력을 일상적으로 겪었다고 폭로했다. 룰라는 그러한 행위들을 가리켜 ‘고문’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우리의 머리를 잡고, 심지어 히잡의 상당 부분을 벗겨낸 다음, 우리를 무릎 꿇게 하고 손발을 무거운 쇠사슬로 묶은 채 끌고 다녔다. 이스라엘 감옥은 열악한 환경 그 자체다. 수감자들에게는 음식이 거의 제공되지 않고 신체적, 언어적 학대가 일상적으로 저질러졌다. 여성 수감자들에게 생리대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다. 생리대를 줄지 말지는 때때로 남성 간수들의 재량에 달려 있었다. 그들은 우리에게 ‘한 시간마다 생리대를 갈 필요 없이 4~5시간마다 갈아도 된다’고 말하곤 했다. 가자지구 출신의 한 여성은 생리대를 제공받지 못해 옷에 피가 잔뜩 묻어 있었는데도 (간수들에게) 조롱당했다.” (https://edition.cnn.com/2025/01/23/middleeast/palestinian-prisoner-released-journalist-horrors-israeli-detention-intl/index.html) 풀려나던 날, 룰라는 마지막으로 ‘시청각 고문’을 받았다. 다몬 감옥에서 오퍼 감옥으로 이송돼 석방을 기다리던 몇 시간 동안 룰라를 비롯한 수감자들은 줄지어 무릎을 꿇은 채 90초 분량의 이스라엘 선전 영상을 보고 또 봐야 했다. 그 영상이 되풀이하는 주장은 이러했다. 이건 너희들의 승리가 아니야. 우리는 가자지구, 예멘, 시리아, 이란을 파괴했어. 우리는 너희들의 지도자들을 죽였어.” 그것은 몸수색이 아니고 성폭행” 2008년 가자지구에 출범한 인권 단체 ‘팔레스타인 수감자 옹호센터(The Palestinian Center for Prisoners Advocacy)’는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법적으로 돕고 인권침해 사례를 기록하고 감옥 안 실상을 알려 왔다. 센터는 2026년 8월 서안지구에서 풀려난 한 팔레스타인 여성의 증언을 담은 문서를 펴냈다. 이 기록에는 이스라엘군이 그녀의 집을 급습한 순간부터 데이먼 교도소로 갇힐 때까지 겪은 학대(폭행·모욕·성적 위협·굶주림·의료거부)들이 생생하게 담겼다. (https://palprisoners.ps/?p=2362&lang=en) 문서에서 증언 여성의 이름은 드러나지 않는다. 다시 붙잡혀 들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서 편의상 그녀의 이름을 Z라 하자. 이스라엘군은 한밤중에 Z의 집 현관문을 폭파하고 집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여군들도 몇 명 보였다. 군용 차량으로 이송되는 동안, Z는 수갑과 눈가리개를 한 채 바닥에 내던져졌다. 발길질당하고, 밟히고, 모욕과 더불어 성적 위협을 받았다. 군 기지 수감시설로 가는 내내 병사들은 나를 강간하겠다고 협박하고 자기들끼리 웃었지만, 나는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어요.” 군사 기지에 도착하자마자 Z는 족쇄와 눈가리개를 한 채 15시간 넘게 무릎을 꿇고 있어야 했다. 음식이나 물도 없었고 화장실 이용도 쉽지 않았다. 그런 뒤 수색실로 끌려가 이스라엘 국기에 입을 맞추도록 강요받았다. 두 명의 여군은 Z에게 옷을 다 벗으라 명령했다. 정당한 수색 절차라고는 보기 어려운, 역겨운 신체 접촉을 겪었다. 그곳에서 일어난 일은 수색이 아니었어요. 내가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는 상태에서 일어난 성폭행이었어요. 동료 수감자들에 느끼는 죄책감 며칠 동안의 독방 감금과 심문으로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칠 무렵 Z는 다몬 감옥으로 이송되었다. 그곳은 또 다른 지옥이었다. 교도소 진압 부대는 섬광탄, 연막탄을 퍼붓고 개를 이용해 감방을 되풀이해서 공격해왔다. 감옥의 음식은 형편 없었고 수감자들은 늘 배고픈 채로 지냈다. 몸무게가 저절로 줄어들었다. 많은 여성 수감자들이 영양실조, 심리적 압박,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인해 생리 불순과 심한 변비를 겪었다. 다몬 감옥에는 어머니, 할머니, 젊은 여성, 미성년자, 만성 질환자들도 있었다. 일부는 피란 도중에 가족을 잃었고, 장례는커녕 애도의 작별 인사를 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Z가 풀려난 뒤 가장 고통스러웠던 부분은 그런 생지옥 상황에서 함께 고생하던 다른 여성들을 두고 떠났다는 죄책감”이라 했다. 가끔은 그들이 아직 곁에 있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다몬 감옥 안의 실상을 달리 표현할 말이 없어요. 끔찍했어요. 나는 아직도 모든 일을 밝히는 것이 두렵지만, 여성 수감자들의 고통이 숨겨지는 것은 원하지 않아요.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엔 지난 3년 동안 크게 3차에 걸친 인질-포로 교환이 있었다(2023년 11월, 2025년 1~2월, 2025년 10월). 그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수감자 3986명이 풀려났다. 그들의 석방 소감을 들어보면, 가족과의 재회 기쁨과 더불어 동료 수감자들에 대한 ‘죄책감’을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감옥 안에 동료들을 남겨두고 혼자 자유를 누린다는 죄송스러운 마음에서다. 정확히 말하자면, 미안함이다. 어려움을 견디며 나누던 사람들이 하루빨리 풀려나길 바라는 그들의 여윈 얼굴에서 성숙한 인간미가 묻어난다. 이스라엘은 여성 생리대를 제한하는 등 감옥 안 환경을 극도로 악화시켜 우리 인간의 존엄성 자체를 처벌의 대상으로 삼으려 했다. 풀려난 여성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여위긴 했어도 품위를 잃진 않았다. 김재명 국제분쟁 전문기자(정치학 박사) 오늘 참고한 자료들에선 노골적인 강간(rape)를 포함한 성고문을 다루지 않았다. 이 주제에 대해선 앞선 연재에서 이미 살펴봤다(특히 연재 13 참조). 오늘 글도 내용이 어둡고 슬프다. 감정 조절이 잘 안되면 끝까지 읽기가 힘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지금도 이스라엘 감옥 안에서 고생하는 당사자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새삼 떠오른다. 다음 주엔 지난날 중동 땅을 점령했던 대영제국으로부터 유대인들이 배운 못된 ‘법 기술’인 ‘행정구금’의 문제점과 그 희생자들을 살펴보려 한다. (계속)  김재명 국제분쟁 전문기자 kimsphot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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