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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만성 기후위험, 시장 미반영 ...자산가격 경고
[환경]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NYSE: BLK)이 폭염과 기온 상승, 물 부족 등 오랜 기간에 걸쳐 자산가치를 훼손하는 ‘만성적 기후위험’이 금융시장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태풍이나 홍수처럼 일시에 기반시설을 무너뜨리는 재난은 보험료 상승이나 자산가격 하락 등을 통해 손실 규모가 비교적 빠르게 수치화된다. 반면 평균기온 상승과 가뭄처럼 천천히 누적되는 환경 변화는 피해 비용이 언제, 어느 규모로 발생할지 정밀하게 계산하기 어려워 대다수 투자자가 구조적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루이스 쿠이-헨켈(Louise Cui-Henkel) 블랙록 지속가능성·전환솔루션 글로벌 책임자는 최근 홍콩에서 열린 행사에서 시장이 아직 가격에 반영하지 않은 영역”이라며 만성적인 기후변화가 장기적으로 자산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기후 물리적 위험은 크게 ‘급성(acute)’과 ‘만성(chronic)’으로 구분된다. 급성 위험은 태풍과 홍수, 산불 등 특정 시점에 발생하는 사건이다. 반면 만성 위험은 평균기온 상승, 해수면 상승, 물 부족, 토양 상태와 생태계 변화처럼 장기간에 걸쳐 경제활동의 조건 자체를 바꾸는 위험이다.    태풍은 ‘피해액’ 나오지만…폭염·물 부족은 현금흐름 갉아먹는다 두 위험의 본질적 차이는 투자 시장의 대응 방식에서 극명하게 엇갈린다. 쿠이-헨켈 책임자는 태풍이나 홍수 같은 급성 위험에 대해 발생 주기가 짧고 강렬해 사전 방재와 사후 복구 중심의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폭염이나 지속적인 기온 상승, 물 부족 등은 오랜 기간 발생하는 구조적 변화이기 때문에 미래 비용을 사전에 산정하기가 훨씬 어렵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홍수가 공장을 덮치면 파손 설비 피해액과 조업 중단에 따른 손실을 즉각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매년 평균기온이 조금씩 오를 경우 냉방비가 폭증하고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며 정밀 설비의 가동 효율이 악화되는 등 잠식 효과가 발생한다. 물 부족이 심해지면 용수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석유화학, 식품 기업 등의 설비 운영비와 증설 단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블랙록은 이미 물 부족을 대표적인 ‘저평가된 금융위험’으로 지목해왔다. 블랙록 투자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물 스트레스 취약 지역에 생산시설을 둔 기업은 향후 운영비와 보험료 상승은 물론 오폐수 재활용 등 수자원 보존 설비 구축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전 세계 상장 리츠(REIT)가 보유한 약 8만4000개 부동산을 전수 조사한 결과, 2030년까지 미국 리츠 자산의 약 3분의 2가 심각한 물 부족 위험 지역에 편입될 것으로 추정됐다.  만성 기후위험이 자산을 일시에 파괴하지는 않더라도 운영비 증가, 생산성 하락, 보험료 인상 등을 통해 기업의 현금흐름을 장기간 훼손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위험 회피’ 넘어선 ‘기후회복력’ 인프라 시장 주목 블랙록은 이 같은 만성 기후위험의 확산을 새로운 장기 대체투자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 블랙록 투자연구소는 기후위험에 대비하고 적응하며 견디고, 사후 피해를 신속히 복구하는 역량을 뜻하는 기후회복력(climate resilience)을 미래 자본시장의 핵심 장기 투자 테마로 제시했다.  투자 대상도 재생에너지 발전에 국한되지 않는다. 폭염이 일상화될수록 고효율 냉방 설비와 데이터센터 냉각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고, 건물 내부 온도를 낮추는 신소재 및 단열 기술의 가치가 커진다. 극한 기상에 견디도록 노후 건축물을 보강하는 개조 사업이나 홍수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등 복합 방재 인프라 시장도 확장세다. 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폐수 재활용, 스마트 관개, 첨단 상하수도 인프라 역시 대규모 자금이 몰리는 분야다.  쿠이-헨켈 책임자는 수십 년의 초장기 운용 시계를 가진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장기 회수 주기를 갖는 기후적응 인프라 자산과 가장 알맞은 조합이 될 수 있다 고 분석했다. 실제로 블랙록은 장기 자본시장 전망(CMA) 모델을 수립할 때 단순 탄소 배출 규제뿐 아니라 물리적 피해 비용과 기후 적응 자본 지출(CAPEX)을 거시경제 성장률 및 물가 전망에 직접 반영하고 있다. 과거처럼 기업의 탄소 배출량만 재는 단편적 평가에서 벗어나, 10년 뒤에도 해당 사업장이 정상적인 생산성과 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실사하는 단계로 진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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