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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월드컵이 찾아준 나라 카보 베르데

월드컵이 찾아준 나라 카보 베르데
[뉴스]
축구가 여전히 우리를 놀라게 하고 감동시키는 이유를 온몸으로 증명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주인공 축구가 이토록 서사적일 수 있을까. 아직 월드컵이 끝나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선수 한 명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카보 베르데의 골키퍼 보지냐를 선택하겠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은퇴를 고민할 시기다. 그러나 그는 시간을 거스르는 듯한 반사신경과 침착함으로 골문을 든든히 지켰냈다. 막을 수 없을 것 같은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내는 그의 선방은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놓으면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축구는 대부분 골을 넣는 공격수에 포커스를 맞추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보지냐는 그 통념을 보기 좋게 뒤집었다. 찌르는 창보다 막아내는 방패가 더 큰 환호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온몸으로 증명했다. 골보다 슈퍼세이브가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노장의 혈기로 묵묵히 보여주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지키고 있는 나라의 이름, 바로 카보 베르데다. 세계 축구의 중심에서 한참 떨어져 있던 아프리카의 조그만 섬나라. 이번 대회 전까지만 해도 축구 팬들에게조차 낯선 이름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스페인을 상대로 무실점 경기를 펼쳤고, 우루과이를 상대로 당당히 승점을 따냈으며, 마침내 32강을 넘어 아르헨티나를 연장전까지 몰아붙였다. 이제 카보 베르데는 더 이상 생소한 나라가 아니다. 이번 월드컵이 새롭게 발견한 가장 아름다운 이름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축구의 본고장은 여전히 유럽이며, 남미는 화려한 개인기와 창의적인 축구로 예술의 경지까지 끌어올려 왔다. 반면 아프리카 축구는 오랫동안 가능성은 크지만 완성도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은 그 오랜 편견을 무너뜨렸다. 유럽의 전술적 조직력과 남미 특유의 유연한 기술, 여기에 아프리카 선수들의 폭발적인 운동 능력과 강인한 정신력이 더해지면서 아프리카 축구는 더 이상 변방 이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카보 베르데의 돌풍은 단순한 이변이 아니라, 축구 실력의 평준화가 확산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신호다. 강팀과 약팀이라는 오래된 구분도, 축구 강국이라는 익숙한 이름도 이제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보지냐는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러나 그는 단지 카보 베르데의 골키퍼로만 기억될 선수는 아니다. 그는 이번 월드컵이 왜 아름다운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선수였으며, 축구가 여전히 우리를 놀라게 하고 감동시키는 이유를 온몸으로 증명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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