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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좋은 사람은 위험 앞에서 행동하는 사람

좋은 사람은 위험 앞에서 행동하는 사람
[사람들]
찔렸다. 책이 당신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어떤 삶을 살고 있느냐?”고 묻는데 선뜻 답을 내놓지 못했다. 책은 추궁한다. 당신은 혹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놀 궁리나 하고, 잘 먹고 잘 살기만을 꿈꾸고, 귀찮은 일은 이제 다른 이들에게 떠넘기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책은 몰아붙인다. 지금 이대로 괜찮다는 자기 최면을 끝내라!” 책은 끝내 양심을 찌른다. 당신은 진실을 알고도, 그 진실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선한 야망’으로 노예제, 말라리아와 싸운 사람들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신간 『모럴 앰비션(Moral Ambition)』은 무가치한 일에 삶을 낭비하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뜨거운 제언이다. 책은 삶의 낭비를 막는 해독제로 ‘선한 야망’을 제시한다. 일상의 안락이나 세속적 성공에 만족하지 말고 세상을 위해 뭐라도 하라”고 외친다. 브레흐만은 네덜란드 저널리스트이자 사상가이다. 세계적 베스트셀러에 오른 『휴먼카인드』와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 등을 통해 세상을 바꾸기 위한 새로운 대안들을 잇달아 제시해 왔다. 그는 ‘모럴 앰비션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선한 야망’을 품은 유능한 인재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뛰어들도록 돕기 위한 학교이다.   뤼트허르 브레흐만 재밌다.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선한 야망’으로 세상을 바꾼 영웅들의 서사다. 애초엔 평범했던 사람들이 세상의 야만과 불의와 부조리에 맞서 싸우면서 세상을 바꿔내고 영웅으로 떠오른 흥미진진한 사연들이 연속극처럼 이어진다. 맨 앞에 내세운 인물은 18세기 영국의 노예제 폐지 운동가 토머스 클라크슨이다. 1785년, 스물 네 살의 케임브리지 대학생 클라크슨은 노예제의 정당성을 묻는 논문 경연대회를 준비하다 노예무역의 참상을 알게 된다. 출세를 꿈꾸던 청년은 이후 60여 년간 노예제 폐지에 헌신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는다. 영국의 평범한 직장인 롭 매더의 이야기도 극적이다. 화재로 심한 화상을 입은 두 살배기 소녀의 사연을 접하며 시작된 작은 모금 운동은 훗날 국제 자선단체 ‘어게인스트 말라리아 재단(AMF)’의 설립으로 이어진다. 그가 보급한 수많은 모기장은 말라리아의 위협에서 수많은 생명을 지키는 데 기여했다. 동물보호 운동가 레아 가르세스는 공장식 축산의 비인도적 현실을 바꾸기 위해 농장주들과 싸우는 대신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갔다. 거대 축산기업에 예속된 농민들 역시 피해자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들을 변화의 동반자로 끌어들였다. 적을 동지로, 대립을 협력으로 바꾼 그의 역발상은 세상을 바꾸는 또 다른 길을 보여준다. 핵무기, AI, 바이러스의 실존적 위협 경고 이 밖에도 인종차별에 맞선 미국의 로자 파크스, 거대기업의 횡포에 도전한 소비자운동가 랠프 네이더,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의학자 조너스 소크, 여성에 대한 편견을 딛고 식기세척기를 발명한 조지핀 코크런 등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세상을 바꾸는 데 쏟아 부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005년 10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연방의회 의사당 로텐더홀에 안치된 파크스의 관 앞에서 조의를 표하고 있다. 들켰다. 책은 종종 음식을 내다버리고, 커피를 테이크아웃 하며, 별로 입지도 않을 옷을 사들인다면, 상대적 관점에서 당신은 엄청난 부자”라고 꼬집는다. 고백하자면, 달마다 구호단체 몇 곳에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크리스마스에는 구세군 자선냄비에 지폐 한 장 넣고, 어쩌다 이런저런 봉사활동까지 하는 것으로 내심 이 정도면 잘 살고 있는 것” 이라고 자족하던 터였다. 하지만 책은 본래 좋은 사람의 기준이 이보다 훨씬 높아야 한다”면서 수백만 명이 질병과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을 때는 가진 것을 아무리 내줘도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무섭다. 책은 핵무기와 인공지능(AI)과 실험실에서 유출된 바이러스로 인해 인간이 언제라도 실존적 위협”에 직면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지구상에는 불과 몇 분 안에 발사될 수 있는 핵무기가 무려 3000기가 넘고,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 수 있는 AI가 수많은 기업 연구소에서 경쟁적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생명공학 연구소에서 만들어지는 고위험 바이러스들은 언제든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적 무기로 둔갑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재능 낭비하지 말고 변화 위한 행동에 나서라 박상주 칼럼니스트  무엇을 할 것인가? 책은 이렇게 자문한 뒤 시대가 요구하는 돌격대의 일원이 되어라”, 지금 당장 시작하라”라고 자답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생전에 이렇게 외쳤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책의 제안도 이와 다르지 않다. 당신의 재능을 낭비하지 말고 변화를 일으켜라!” 위험하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즈음, 당신 삶의 안락함이 무너지기 시작할 수도 있다.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는 열대우림 보호운동을 위해 아마존으로 떠나거나, 아프리카의 굶주리는 아이들을 살리겠다며 남수단행 비행기표를 끊거나, AI 위협을 세상에 알리는 시민단체를 조직하는 일에 뛰어들지도 모를 일이다. 책 ‘모럴 앰비션’은 위험한 초대장이다.박상주 mindle@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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