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연기금, 4조원대 기후인프라펀드에 대대적 투입...자산운용사 5곳 선정 [환경] 대만 연기금이 30억달러(약 4조2000억원)를 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AI) 인프라에 투자한다. 재생에너지 기업만 선별하는 전통적인 ESG 펀드가 아니라,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통신망 등 경제 기반시설을 기후 전환 자산으로 편입하는 방식이다.
20일(현지시각) ESG뉴스에 따르면, 대만 노동부 산하 노동기금운용국(Bureau of Labor Funds·BLF)은 30억달러 규모의 ‘기후 전환 인프라 위탁운용’ 사업자로 글로벌 자산운용사 5곳을 선정했다.
선정된 운용사는 아문디(EPA: AMUN), BNP파리바자산운용, 지오드캐피털매니지먼트, 노던트러스트자산운용 호주법인, SSGA 싱가포르 등이다.
각 운용사는 6억달러(약 8400억원)를 5년간 운용한다. 운용 자금은 노동연금기금 4억달러(약 5600억원), 노동보험기금 1억달러(약 1400억원), 국민연금보험기금 1억달러(약 1400억원)로 구성된다.
대만 연기금이 30억달러(약 4조2000억원)를 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AI) 인프라에 투자한다./ 챗GPT 생성이미지
ESG 펀드 아닌 ‘경제 기반시설’에 투자
이번 투자의 핵심은 기후 전환과 디지털 전환을 별개의 투자 주제로 보지 않았다는 데 있다.
포트폴리오는 에너지 전환에 대응하는 상장 인프라 기업과 함께 AI,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센터, 통신 네트워크, 전력 공급망 관련 기업을 담는다.
AI와 클라우드 산업이 성장할수록 데이터센터와 송배전망, 발전설비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다. 동시에 데이터센터에 공급되는 전력을 저탄소 전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압박도 커진다. 대만 연기금은 이 두 흐름이 만나는 지점을 장기 인프라 투자 기회로 판단했다.
위칭 수(Yu-Ching Su) 대만 노동기금운용국 사무총장은 상장 인프라의 안정적인 수익 잠재력과 에너지 전환, 전력 수요 증가와 같은 장기 구조적 추세를 결합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투자 회복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프라 자산은 경제 주기에 관계없이 비교적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과 필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BLF는 기후 전환 인프라 투자를 성장 잠재력과 포트폴리오 방어력을 동시에 잡는 카드로 보고, 그간 사모 및 대체 자산 중심이었던 인프라 노출을 상장 공모 시장으로 대폭 확장했다.
기후투자도 저비용 패시브 전략으로
대만 노동기금운용국은 이번 자금을 액티브 펀드가 아닌 지수 추종형 패시브 전략으로 운용한다.
운용사들은 ‘FTSE 글로벌 코어 인프라 TPI 기후 전환 지수 중국 제외(FTSE Global Core Infrastructure TPI Climate Transition Index ex China)’를 추종할 예정이다.
해당 지수는 글로벌 상장 인프라 기업 가운데 기후 전환 관리 역량을 평가해 종목별 비중을 결정한다. 현재 탄소 배출량이 적은 기업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향후 저탄소 경제로 전환할 준비와 관리체계를 갖추고 있는지를 반영하는 방식이다. 중국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다.
패시브 운용을 선택한 배경에는 비용 절감이 있다. 대규모 연기금이 개별 인프라 기업을 분석해 적극적으로 매매하는 대신, 기후 기준이 반영된 지수를 추종하면 운용보수와 거래비용을 낮추면서 투자 대상을 넓힐 수 있다. 기존 액티브 인프라 전략과 패시브 전략을 함께 운영해 특정 운용사의 종목 선정 능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목적도 있다.
운용사 선정에서도 기업의 ESG 평가 능력뿐 아니라 지수 추종 능력과 추적오차 관리, 거래 실행, 지수 리밸런싱, 유동성 관리, 비용 통제 역량이 주요 평가 항목으로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