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행감독청, CRR3 ESG 공시 집행 유예…옴니버스 법안 확정 전 ‘규제 충돌’ 방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유럽은행감독청(EBA)이 2025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인 자본요건규제(CRR3)의 ESG 위험 공시 의무 가운데 일부 항목에 대해 집행 유예를 권고했다.
EBA는 6일(현지시각) 발표한 ‘노 액션 레터(No Action Letter)’에서 EU 집행위원회가 추진 중인 옴니버스 I 법안이 확정되기 전까지 각국 규제당국이 해당 공시 의무를 추진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옴니버스 법안과 CRR3 개정안이 동시에 ESG 공시 체계를 수정할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금융기관이 상충되는 규제 요구나 과도한 컴플라이언스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진=chatgpt 이미지생성
CRR3, 옴니버스 완화 기조 따라 일부 재검토
CRR3는 2024년 발표된 ‘은행패키지(Banking Package)’의 핵심 개정안으로, EU 자본규제의 Pillar 3(리스크 정보 공시 의무) 중 ESG 관련 공시 범위를 대형 상장 은행에서 EU 내 모든 금융기관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 은행과 금융기관은 ▲물리적 환경위험(기후재해 등으로 인한 자산 손실 가능성) ▲전환위험(탄소중립 정책·기술 변화에 따른 리스크) ▲사회·지배구조(S·G) 위험 ▲화석연료 부문 대출·투자 노출액 ▲ESG 위험을 경영 전략·지배구조·리스크 관리에 반영하는 방식 등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규제 시행을 앞두고 EU 집행위원회가 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 부담을 줄이기 위한 옴니버스 I 법안을 발표하면서 CRR3의 상당 부분이 재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EBA는 CRR3의 ESG 공시 규제 집행을 유예하는 한편, 자체 개정안 마련과 옴니버스 법안 결과 반영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옴니버스 I에는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 EU 택소노미(Taxonomy) 규정,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핵심 규제 개정안이 포함돼 있다. EBA는 옴니버스 I의 규제 완화 기조를 반영하고, EU 택소노미와 CSRD 변경 사항을 반영해 ESG 공시 체계를 단순화하고 규제 완화 흐름에 부합하도록 설계할 계획이다.
EBA, 소규모 기관 공시 범위 최소화 위해 공시 개정 방향에 맞춰
EBA는 이번 노 액션 레터에서 CRR3 ESG 공시 규제가 옴니버스 법안과 맞물려 있어 집행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옴니버스 법안과 EBA가 추진 중인 CRR3 개정안이 공시 구조와 내용을 직접 바꿀 가능성이 크며, 최종 확정 전 집행을 강행할 경우 금융기관이 상충된 요구를 동시에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 금융기관에는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BA는 EU 택소노미의 ‘그린 자산 비율(GAR)’ 공시와 은행패키지 공시가 동시에 적용되면 혼선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녹색자산비율 산정 방식 변경이 예상되는 만큼 현행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EU 분류체계와 CSRD 개정이 ESG 공시 요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이를 반영하지 않은 현행 기준 적용은 불필요한 컴플라이언스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BA는 일관되고 간소화된 ESG 공시 체계를 마련해 EU 기관 및 이해관계자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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