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초 제보자 김승원에 돈 갔는지 들은 적 없어 [뉴스] 한동훈 의원과 익명의 제보자를 형상화한 AI 생성 이미지. ChatGPT(GPT-5.6 Sol)로 제작.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업가 양수진 씨의 부탁을 받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약사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검찰 수사를 촉발한 최초 제보자조차 김승원에게 실제 돈이 흘러갔는지 여부에 대해 들은 적이 없다 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넨셀 설립자인 강세찬 씨 역시 검찰 조사에서 양 씨의 로비 활동이 임상시험 승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 씨는 양 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도 식약처 인허가가 로비로 이뤄질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 후보자를 겨냥해 연일 의혹을 제기하는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양 씨의 청탁을 받아 임상시험 승인을 성사시킨 성공한 로비 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시 사건 관계자들의 검찰 진술과 수사기록에서는 김 후보자와 양 씨 사이의 대가 관계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 본청에 들어서다 취재진과 만나 연일 제기하고 있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과 관련한 질문을 듣고 있다. 2026.9.7. 연합뉴스
최초 제보자 김승원도 실제로 본 적 없어
10일 탐사보도그룹워치독이 입수한 진술조서에 따르면, 검찰 최초 제보자 조아무개 씨는 지난 2022년 11월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해 강 씨와 양 씨, 김 후보자, 김강립 전 식약처장이 임상시험을 일정한 금품 수수를 조건으로 부정하게 처리한 부분이 있어 이에 대해 공익제보한다 고 말했다.
그러나 조 씨는 양 씨가 자신과의 통화에서 승원 오빠랑 식약처장이랑 그렇게 주고받은 문자 이렇게 했으니까 아마 내일 승인 떨어질 거예요 승원 오빠한테도 좀 인사치레 해드려야 돼요 라는 취지로 말했다면서도, 김승원에게 실제 돈이 흘러갔는지 여부에 대해 들은 적이 없다 고 말했다. 김강립이 받은 대가에 대해서도 제가 제출한 녹취 파일에 있는 것이 전부 라고 했다.
바로 이어 조 씨는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2022년 2월 양 씨의 인스타그램을 언급한 뒤, 양수진이 오랜만에 만났다는 취지로 인스타그램 사진 밑에 글을 써서 김승원과 양수진이 임상시험 이후 오래 못만나다가 그 즈음 다시 만났나보구나 하고 생각하고는 있다 면서 그때 대가를 수수했는지도 모를 일이죠 라고 추측성 발언을 했다.
조 씨는 조사 과정에서 양수진 외 강세찬, 김승원, 김강립을 제가 실제로 본 적은 없다 고도 진술했다.
조 씨의 진술은 사건 외부에서 의혹을 접한 사람이 아니라, 양 씨와 사업관계를 맺으며 직접 수사기관에 의혹을 제기한 최초 제보자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조 씨는 양 씨가 운영하는 회사(주식회사 구스타)의 사업에 관여하며 그 과정에서 양 씨 등으로부터 제넨셀 임상시험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고, 이후 관련 의혹을 수사기관에 제보한 인물이다. 그는 검찰에 출석하기 전인 2022년 1월쯤부터 양 씨와 지분약속, 지식재산권 귀속 등을 둘러싸고 금전·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였다.
조 씨의 대가 수수에 대한 추측과는 별개로, 법원도 양 씨 회사에 대한 6억 원 투자가 임상시험 승인 청탁의 대가였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씨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양 씨가 제넨셀과 6억 원 투자 문제로 논의하기 시작한 시점은 제넨셀이 식약처에 임상시험을 신청하기 전인 2021년 8월이다. 제넨셀은 이후 같은 해 9월 임상시험을 신청하고, 김 후보자는 10월 식약처장에게 연락했다.
법원은 이에 대해 강세찬이 2021년 10월 경 양수진에게 김승원에게 제넨셀의 임상실험 승인과 관련하여 업무가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전해달라 는 취지로 부탁하기 이전부터, 구스타에 대한 투자 방안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논의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고 판시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양 씨의 로비 활동과 금전이 관계가 없다고 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 9일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정기회 5차 본회의 정치 분야에 대한 대정부 질문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비롯해 야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신약청탁 의혹 제기에 대해 검찰의 수사자료가 유출된 수사자료 상납게이트 라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6.9.9 연합뉴스
강세찬 양수진이 돕는 게 영향 있을 거라 생각 안해
제넨셀 측도 임상시험 신청 당시 양 씨의 로비가 자신들의 사업에 별다른 영향이 있을 거라고 판단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워치독이 입수한 진술조서에 따르면, 강 씨는 검찰 조사에서 양수진이 제넨셀의 코로나 치료제 IND(임상시험계획) 승인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달라고 친분이 있는 국회의원에게 전달한 것은 맞는 것 같다 면서도 그런데 특별히 제가 고맙다고 한 적도 없지 않느냐. 양수진이 먼저 돕겠다고 하고 진행한 것이고, 저는 사실상 양수진이 돕는 게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래서 제가 부탁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양수진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며 양수진에게 대가를 약속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제가 청탁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 말했다.
또 양 씨와 나눈 카카오톡에서도 강 씨는 명예훼손이긴하나 소송으로 시끄럽게 하긴 싫고, 그러니 이곳저곳 찔러보는 모양인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나라 인허가 시스템이 그리 허술하지 않다. 우리나라 시스템이 그 정도로 로비로 된다고 생각하는 무리들이 있네 라고 적기도 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9.10. 연합뉴스
강 씨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도 청탁은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전날인 9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 에 출연해 (김 후보자와) 전혀 만난 적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고 연락처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고 밝혔다. 이어 (양 씨가 김 후보자를 만나자는) 제안은 있었지만 굳이 어려운 민원 내용도 아니고 김 후보자나 저나 서로 바쁘다 보니 나중에 식사나 한번 하자고 미뤘다 고 설명했다.
강 씨는 김 후보자 측에 500만 원의 후원금을 전달하려 했다는 정황에 대해선 양 씨가 김 후보자와 친분이 있었고 정치 후원금 이야기를 하길래 그 정도는 해볼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고, 대가성이라고도 생각도 못 했다 면서 제가 그런 걸(대가성) 약속을 했더라면 한도가 찼으니까 (후원을 못했으니) 다음에 할 수도 있었겠지만 전혀 하지 않았다 고 밝혔다.
양 씨 측도 단순한 민원 전달이라는 입장이다. 양 씨의 변호인은 검찰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승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지, 조금 더 빨리 진행될 수는 없는 것인지 여부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것이지 부당한 청탁을 할 의사나 인식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며 식약처가 타성에 젖은 업무를 하는 것인지 아닌지 알아보고 공익에 부합하게 일이 진행되게 해달라는 민원을 전달한 것 이라고 주장했다.
워치독은 제보자 조 씨에게 당시 검찰 진술 내용과 양 씨와의 분쟁 등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를 남겼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전날(9일) 오전 엠비시(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에 나와 양 씨가 제보자 조 씨에게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리겠다 등 협박을 하는 녹취록을 확보했다면서 국민권익위에 신고하고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한 상황 이라고 밝혔다.
한 의원은 소셜미디어에서 공익제보자들은 목숨 걸고 제보한다 며 제보자를 목숨 걸고 지키겠다 고 말했다.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워치독(민들레 김성진·김시몬 기자, 리포액트 허재현 대표기자)탐사보도그룹 워치독 watchdog@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