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계세요? 사법부 뼈 때리는 안부 [사람들] 사법부는 지금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는가. 그리고 사법부의 독립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지난 2일 국회에서 마주한 이재명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 대통령이 악수를 건네며 잘 계세요?”라고 짧게 안부를 묻자 조 대법원장은 가볍게 목례로 답했다. 겉으로는 평범한 인사였지만,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정치적 긴장과 사법부를 향한 국민의 시선을 생각하면 그 한마디는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두 사람은 이미 대법관 재제청 문제를 놓고 충돌한 바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까지 예고하면서 갈등은 행정부와 사법부를 넘어 입법부까지 얽힌 헌정기관 간 대립으로 번지고 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국정조사는 대법원의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 처리 과정과 대법관 재제청 논란 등을 국회 차원에서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실제 국정조사가 진행된다면 국회가 어디까지 사법부를 조사할 수 있는지, 사법권 독립은 어디까지 보장돼야 하는지를 놓고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 갈등의 밑바탕에는 사법부 판결에 대한 국민의 깊은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과 관련한 윤석열·오세훈 무죄, 김기현 의원 사건 무죄, 12·3 내란 관련 군 장성들에 대한 무죄 판단,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항소심 감형까지. 물론 각각의 판결은 법리와 증거에 따라 내려졌을 것이다. 그러나 권력과 관련된 사건에서 잇따라 나온 판결들이 국민의 상식적인 의문에 충분한 답을 내놓았는지는 따져볼 문제다.
사법부는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사법권 독립을 강조해 왔다. 사법부가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다. 하지만 사법부의 독립이 비판받지 않을 권리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판결에 대한 합리적인 문제 제기마저 정치적 압박으로 몰아붙이고, 잘못된 판단이나 절차에 대한 성찰조차 거부한다면 사법부의 독립은 국민을 위한 원칙이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패로 전락할 수 있다.
그렇다고 국회가 국정조사를 앞세워 개별 재판의 결론에 개입하거나 사법부를 정치적으로 압박해서도 안 된다.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는 일과 사법부의 책임을 묻는 일은 서로 반대되는 문제가 아니다. 독립된 권한에는 그만큼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 판결의 독립은 보장하되, 그 과정과 절차에 문제가 있다면 누구든 합리적인 검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의 짧은 안부 인사 잘 계세요?”가 뼈있는 질문처럼 들리는 것도 그래서다. 국민이 사법부에 묻고 싶은 것은 단순한 안부가 아니다. 사법부는 지금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는가. 그리고 사법부의 독립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